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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왕노 시인(2017년 여름호 제66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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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백탄
댓글 0건 조회 1,053회 작성일 19-02-17 1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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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토피아. 34. 손현숙의 아트엔 아티스트. 김왕노 시인. 2017. 4. 26

김왕노

 

경북 포항 (옛 영일군 동해면 일월동) 출생

매일신문 꿈의 체인점으로 신춘문예 당선

시집-{슬픔도 진화한다} {말달리자 아버지(문광부 지정도서)} {사랑, 그 백년에 대하여} {중독-박인환문학상 수상집} {사진속의 바다-해양문학상 수상집} {그리운 파란만장(2015년 세종도서 선정)} {아직도 그리움을 하십니까(2016년 세종도서 선정)} {게릴라}

2003년 제8회 한국해양문학대상, 2006 년 제7회 박인환 문학상, 2008년 제3회 지리산 문학상, 2016년 제2회 디카시 작품상 수원문학대상 등 수상

2013년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아르코 문학창작금 등 5회 수혜

시인축구단 글발 단장, 현재 문학잡지 시와 경계 주간

 

김왕노3.jpg     

 

물고기 여자와의 사랑 1

 

 

나 그 여자 몸속에 들어가 그 여자를 사랑하였다 그 여자의 생을 가시로 콱콱 찌르며 사랑하였다

사랑은 마취제여서 그 여자 비명을 지르지도 않았다 내가 그 여자의 전생을 관통하고 있는지 나도 몰랐다

 

나 그 여자 속의 가시였다 유선형 몸을 지탱시켜주던 가시였다 서로가 서로에게 먼 훗날 독이란 걸 모르고 나 그 여자 몸 속의 가시였다

 

내가 살을 녹이고 살은 가시를 버리고 냉정하게 되돌아섬을 모르고 모순의 장난을 눈치도 못 채고 생의 한철 내내 나 그 여자의 몸 속에 들어가 그 여자를 사랑하였다

 

그 여자의 생을 콱콱 찌르면서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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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국 꽃 수의

 

 

큰형 동생네 우리 식구가 모여

어머니 수의를

좋은 삼베로 미리 장만하자 상의하였다.

다소 시적인 어머니 그 말씀 듣고는

그 정성 다 알지만

세상이 다 수읜데 그럴 필요 없단다.

아침 새소리도 수의였고

어젯밤 아버지가 다녀가신 어머니의 꿈이 수의였고

그까짓 죽은 몸이 입고 가는 옷 한 벌보다

헐벗은 마음이 곱게 입고 가는

세상의 아름다운 기억 한 벌이

세상 그 어떤 수의보다 더 좋은 수의라며

여유가 있다면 마당에 꽃이나 더 심으라고 하셨다.

그 말씀 후 어머니 잠든 머리 곁 여름 마당에

수국 꽃 환한 수의가 철마다 곱게 놓여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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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왕노! 오늘만 살리라, 그러나 영원처럼~

 

 

하루를 일평생처럼 사는 시인을 안다. 그는 황도광의 새벽빛이 흙 위에 닿기도 전 몸을 깨워 오늘을 시작한다. 단정한 트레이닝복장에 운동화 끈을 잡아매고, 경사진 광교 호수 길을 전력질주 한다. 그렇게 자신의 세포를 꽃처럼 깨워서 하나님도 갖지 못한 하루를 소유하는 것이다. 문득, 그에게 진짜 이름을 물어보았다. 그는 시인이었다가, 아버지였다가, 아들이었다가, 남자이었다가, 그러나 누구도 알지 못하는 이름 하나 가슴에 안고 사는 비밀처럼 보였다. 그러니까 그는 아무도 모르는 또 다른 처소를 품고 사는 사람 같았다. 음예! 어둠 속에 밝은 빛이 살짝 섞여서 예리한 음악처럼 무서운 감성의 통로를 지닌 시인. 그는 대답 대신 조용히 내가 몰랐던 풀들의 이름을 알려주었다. 여리고 순연한 푸른빛의 식물들을 입술로 읊조리면서 시인과 나는 벌써 20만평 호숫가를 한 바퀴 돌았다. 그는 돌멩이를 만나면 돌멩이 시를 쓰고, 바람이 불면 바람을 맞아 몸을 사리지 않았다. 소실점이 보이는 억새길 앞에서는 막막한 생을 오늘 마치는 듯, 눈동자가 멀리 날아가기도 했다. 수다를 떠는 동안에도, 누군가를 그리워하는 사이에도, 그는 알 수 없는 그곳을 향해 홀로 서있는 섬. 결국 카메라의 눈이 따라간 곳은 그가 비상처럼 가슴 깊이 품고 사는 기억들. 시간의 사색. 물처럼 고요했던 시인의 고독이었다. 외딴 방! 많은 사람 속에서도 늘 혼자인 듯, 그의 사색을 피워 물고 하루가 하염없이 저물었다. 그는 오늘도 여기까지만 살았으리라, 그러나 영원처럼. 나는 결심한 듯 그의 뒷모습을 카메라에 담았다. 타인에게만 허락되는 사람의 뒷모습. 그러거나 말거나 시인은 그냥 걷는다, 간다, 뛴다, 사른다, 온 몸으로, 몸을 밀면서 뜨겁게 시를, 그를, 오늘을, 김왕노를 산다./손현숙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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