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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구용 시인의 세계

정본 완역 김구용 삼국지 출간 의미/이우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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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방지기
댓글 0건 조회 5,123회 작성일 03-07-29 1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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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본 완역 김구용 삼국지 출간 의미
완역본 「삼국지」드디어 출간

20년의 시간을 쏟아 부은 완역판 삼국지가 출간되었다. 시인이자 한학자인 김구용 선생이 혼신의 힘을 다해 번역한 이 책은 옮긴이의 주관적 해석이 다양하게 담긴 여늬 편역본 삼국지와는 달리 완성도가 높다고 알려진 모종강본을 그대로 옮겼다는 점만으로도 각별한 의의를 지닌다.

/ 글 : 이우일 기자 soraji@bookoo.co.kr

장비의 저돌성과 관운장의 용맹성, 유비의 덕과 제갈공명의 지략, 풍운아 조조와 수 많은 영웅 호걸의 질펀한 삶이 펼쳐지는 삼국지를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 아마 대부분의 삶들은 끝까지는 아니더라도 한번쯤 삼국지 완독을 시도해보았을 것이다.
삼국지가 '필수교양서'의 선두자리를 지키는 이유는 시대가 변하고 사람이 변했다고 하지만 그안에 드러난 많은 인간군상들이 오늘날에도 변함없이 적용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삼국지」는 시대를 뛰어넘는 고전으로 오늘날까지 융숭한 대접을 받는다.
현재 우리가 접할 수 있는 삼국지는 10여종이 넘는다. 이 책들은 각각 나름대로의 특색을 가졌다. 정본의 줄거리를 그대로 유지하면서도 역자의 시각에 따라 주관적 의미가 더해지는 것부터 아예 상반된 해석을 바탕으로 새롭게 쓰여지는 것까지 다양하게 나타난다.
이뿐만이 아니다. 제목에 '삼국지'라는 이름을 빌어 쓴 책까지 합치면 그 수는 몇배로 늘어난다. 명실공히 '삼국지'라는 말은 단순한 문학작품의 제목을 뛰어넘어 전략을 의미하는 상징성을 가지게 된 것이다.

또 「삼국지」란 말이냐?

어떤 삼국지가 진짜냐니 이 무슨 뚱딴지 같은 질문이냐고? 10권이나 넘게 출간된 삼국지가 모두 같은 내용일거라고? 어짜피 그래봐야 삼국지, 그내용이 그 내용 아니겠느냐고?
천만에 그렇지 않다. 예를 들어보자, 최명 교수의 「소설이 아닌 삼국지」는 '유비'를 '쪼다'로 만들었고, 이문열 삼국지에서는 원작자 나관중이 의도적으로 강조한 정통론이 상당부문 퇴색되어 있다는 평가다.
그래, 이를 두고 나쁘다할 생각은 없다. 이것이야말로 삼국지가 문학적으로 풍부하게 해석되고 사람마다 다른 시각으로 접근해 갈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좋은 예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고전을 제대로 읽기 위해서는 적어도 그 작품의 생긴대로의 맛을 알아야 한다.
가장 좋은 방법은 원서를 읽는 것이다. 그 나라의 문학작품을 제대로 맛보려면 그 나라 말을 알고 그 맛으로 읽어야 한다. 우리 시를 영어로 번역한 것을 보았을 때 민망함이나 영시를 우리말로 옮겨놓았을 때의 어색함에 대해서는 독자들도 이미 잘 아시리라.
아, 그러나 삼국지 하나 읽자고 한문공부를 따로 할 수도 없고. 그래도 다행인 것은 삼국지가 시는 아니라서 이야기 그대로 옮기기만 하면 그 진정한 맛은 다 알지 못할지라도 줄거리와 작자의 사상 정도는 알 수가 있을 거 같더란 말이다.
하지만 한번 더 애석하게, 여태까지 출판된 삼국지들을 살펴보면 그런 의미에서 진짜(?) 삼국지는 아직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번역, 그리고 왜곡의 유혹(?)

다른 나라의 문학작품을 우리나라의 글로 번역하는 일이 결코 쉬운 일만은 아니다. 일단 그나라 말을 알아야 하고 그 나라의 문화를 알아야 한다. 그리고 그 작품을 어떻게 받아들일것인가, 얼마나 제대로 흡수할 수 있을 것인가도 생각해야 한다.
그리고 또 하나, 은밀한 유혹에 시달리게 될텐데 그것은 왜곡에 대한 유혹이다. 번역가도 사람일 진데 작가가 쓴 부분 중에 영 마음에 안드는 곳도 있을 것이고 자신이 그 부분을 각색한다면 훨씬 더 그럴듯하게 그릴 수 있을 거라는 생각도 들만하다.
옛날 우리네 조상들이 소설들을 필사하는 과정에서도 그런 유혹은 잘 드러난다. 필사만 하면 되는데, 이놈은 마음에 안들어 죽여버리고 이놈은 맘에 들어 죽었던 놈이라도 살려낸다. 그동안 출판된 삼국지들은 보면 번역가들이 이러한 유혹 아닌 유혹에 쉽게 넘어갔거나 혹은 우리네 조악한 번역문화를 실감케 할만큼 부실한 것이 대부분이다.
대중적 인기를 누리고 있는 이문열의 삼국지는 잘 알려졌듯이 그 문학적 완성도와는 별개의 문제로 '평역'이라는 사실을 둘러싸고 많은 논란이 일었고 여전히 일고 있다.

그대로의 맛, 그대로의 삼국지를 권한다


  
꼭 정통을 고집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정통을 모르고서는 다른 다양한 시각들을 주체적으로 받아들일 수가 없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에 출간된 김구용의 '정본완역 삼국지'는 삼국지의 바이블로서 그 의의가 있다고 할 수 있다.
이 책은 그동안 많은 번역가들이 알게 모르게 제한해왔던 삼국지에 대해 사유 할 수 있는 권리를 독자들에게 되돌려준다. 정확하고 유려한 우리말 번역, 예술적 측면에서 완성도가 높다고 알려진 주왈교본에 실린 인물의 삽화, 부록으로 묶인 전투지의 지형도, 시문수록, 등 이 책이 많은 삼국지들 가운에 가장 원본에 충실하기 위해 노력한 흔적이 엿보인다.
또한 20년이란 시간을 쏟아 부은 번역자 김구용 선생의 노력이야말로 이 책을 단순한 이야기책 이상의 것으로 끌어올린 셈이다. 그렇기에 김구용 선생은 무엇하나 보탤 수도 없었고 무엇하나 뺄 수도 없었으리라.
김구용 선생이 텍스트로 삼은 모종강본 역시 완성도에 대한 논란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럼에도 완역이라 말할 수 있는 이유는 우리나라에 번역된 모든 삼국지가 이 모종강본을 그 텍스트로 삼고 있기 때문이다.

21세기인 삼국지는 우리에게 많은 교훈들을 전한다. 이는 시대와 장소가 달라도 인간이 가지는 기본적인 본성에는 변함이 없고 그에 대처하는 방법 또한 별반 다르지 않다는 것을 우리에게 시사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그렇기 때문에 더욱더 복잡해진 현대사회를 사는 우리는 뭔가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해 삼국지를 찾는지도 모른다.
이제 막 삼국지를 집어든 당신, 당신이 삼국지를 통해 세상을 보는 지략을 배운다면 김구용의 삼국지를 통해 삼국지를 보는 안목을 먼저 가지게 될 것이다. 행복한 고민, 행복한 선택의 기회가 독자들에게 제공되었다. 여러분은 어떤 삼국지를 선택할 것인가. 뜨거운 시장쟁탈전과 함께 삼국지에 대한 다양한 논란의 장이 마련되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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