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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종권의 서정시 읽기

조재형/즐거운세월/경기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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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백탄
댓글 0건 조회 465회 작성일 20-08-10 10:14

본문

즐거운 세일

 

 

오늘 나는 임의로 제출되었다

하지만 누구도 나를 펼쳐 보지 않는다

하는 수 없이 집으로 반품되는 중이다

표준 어법으로 억양을 각색했던 바

원산지 표시에 하자가 드러난 것

내가 이 가문의 재고품이 된 지는 오래

식구들은 밤새 나를 재포장할 것이다

내일 다시 신품인 듯 납품을 시도하겠지

따뜻한 배후가 되어 주겠지

화살기도로 엄호해 주겠지

또한 이렇게 외쳐 주지 않겠어?

대박이 아니라도 좋아,

반품이 되어도 좋아,

바겐세일만은 사양해!

-아라문학 5호에서

 

조재형

2011<시문학>으로 등단. 시집 <지문을 수배하다>.

 

감상

인간은 어쩔 수 없는 비극적 존재라서 자기 자신의 존재감을 파악해 들어갈수록 참담해지기 마련이다. 사람을 상품과 비교가 가능하다면 대부분의 중년은 아마도 신품이란 애초에 틀린 일로 보아야 한다. 중고도 과찬이고 재고도 사실은 미련이 남았다는 이야기이다. 세일을 통해서라도 상품화가 가능하다면 그것도 축복이다. 영락없이 반품이다. 버려진 존재라는 생각에 미치면 참을 수 없는 허무가 밀려오기도 할 것이다. 어떤 치장으로도 극복이 불가능하다. 그러나 고목나무에서도 꽃이 핀다 했던가. 열심히 꽃이라도 피울 일이다./장종권(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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