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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강4.jpg


리토피아. 37. 손현숙의 아트엔 아티스트. 박강우 시인. 2018. 1. 26

1959년 마산 출생

부산의과대학 의학과 졸업

소아청소년과 전문의

 

  박강0.jpg


화이트 노이즈

 

 

유리컵에 반지를 빠뜨린 날

농구공이 튀어 오르고

그 애는 자전거를 타고 도착했다

토마토를 씹으며

우리는 달리기 준비를 했다

농구공을 튀기며 계산대에 이르러

스톱워치를 눌렀다

농구공 튀김 한 번은

토마토 열 개와 가격과 같았다

농구공을 튀길수록

자전거는 점점 가벼워졌고

윗몸 일으키기 속도가 빨라졌다

스무 번을 채우면

열쇠 한 접시가 나왔다

접시는 빠르게 비워졌고

우리도 빠르게 달아나고 싶었지만

스톱워치는 계산을 계속했다

윗몸 일으키기 한 번은

열쇠 다섯 개와 무게가 같았다

폭탄이 쏟아지는 계산대에 갇혀

우리는 눈을 감고 생각에 잠겼다

열쇠는 왜 폭탄이 되어 터지는 걸까

나사와 드라이버가 만드는 성장곡선

 

 

사다리를 제일 아래에 놓겠어요

빨리 자라고 싶거든요

기댈 벽은 없어도 될 것 같아요

사다리 위에는 서랍장을 올려놓겠어요

나사와 드라이버가

서랍장까지 여러 번 오르내려야 하거든요

그 위에는 코끼리를 올려놓으면 어떨까요

지쳐 쓰러질 때면

거대한 살덩어리가 푹신해집니다

코끼리의 코에

커다란 풍선을 달아 놓으면 안 될까요

코뼈가 부드럽게 하늘거릴 것 같아요

잊지 않고 날아온 까마귀가 풍선에 앉아

매일 바뀌는 지리책을 읽어줘요

오늘은 펭귄이 열대지방의 해변에 몰려와 있군요

망고를 잔뜩 먹고 돌아갑니다

까마귀 머리 위에도 망고가 얹혀있네요

망고는 어디에 좋을까요

구름위로 고개를 내밀 때

제일 먼저 책장이 넘겨지는 소리를 듣죠

하지만 폭풍우가 몰려오면

나사와 드라이버는

사다리와 서랍장과 코끼리와 풍선과 까마귀와 망고의

순서를 뒤섞어 버려요

책장을 넘기는 소리가 들리지 않게 되죠

이런 날은 새로운 순서를 위해

망고를 제일 아래에 놓고

나사와 드라이버를 기다리고 있게 됩니다

 

 

  박강1.jpg

 

독수리 원정대

 

 

여우와 나란히 누우면

베개가 점점 길어져

여우에게 할 말을 잊어버리겠지

베게가 길어져 도착한 상어의 입안에서는

꽁치 통조림 냄새가 지겨워져

상어의 눈빛도 두렵지 않을 거야

뽀글뽀글 강아지를

열일곱 마리나 키우는 여자가

여우의 눈알을 구해왔는지 물어보겠지

우리는 상어의 눈알을 내놓고

뽀글뽀글 강아지를 모두 데리고 떠날 거야

감자스프가 끓어서 걸쭉해지면

스탠드 불빛 아래 모여

집으로 돌아가는 순서를 정하겠지

감자스프를 먹고

양치질을 하고

뽀글뽀글 강아지를 타고

창문 밖으로 뛰어내리는 순서를 정하겠지

땅바닥에 닿기 직전에

뽀글뽀글 강아지는 독수리가 되어

우리는 날아오를 거야

독수리처럼


박강3.jpg




~되기와 된다의 사이에서 흐르는 페르마타!

 

그가 머무는 공간에서는 음악소리가 들린다. 그리고 작은 불빛이 창틈으로 새어 나오고, 그는 성큼성큼 걸어서 저쪽으로 건너간다. 그리고 다시 농담처럼 이쪽으로 돌아오기도 한다. 그가 오래 머물고 싶은 장소는 어디일까. 이쪽도 저쪽도 아닌 중간쯤의 자리에서 그는 방외인적인 포즈를 취한다. 삶과 죽음을 이미 여러 차례 다녀왔던 그는 소리, 소리, 소리, 그리고 빛을 향해 언어를 꽃씨처럼 심는다. 언어만이 세상을 다시 지을 수 있다고 믿는 그는 언어로 새로운 세상의 패러다임을 구축한다. ~되기와 된다의 사이를 흐르는 말을 건져서 그는 생명의 순간을 잡아챈다. 그리고 그는 그 순간에 머물면서 시시포스의 신화 같은 이 세상을 향유한다. 한 손으로는 첼로의 활을 잡고, 또 한 손으로는 붓을 들어서 물기 싹, 가신 시를 짓는다. 예술만이 세상을 구원할 수 있으리라, 굳게 믿는다. /손현숙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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