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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씨돌 제2집 표지 모형.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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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토피아신서·22
청숫잔 맑은 물에

인쇄 2019. 6. 13 발행 2019. 6. 18
지은이 김씨돌 펴낸이 정기옥
펴낸곳 리토피아
출판등록 2006. 6. 15. 제2006-12호
주소 22162 인천 미추홀구 경인로 77
전화 032-883-5356 전송 032-891-5356
홈페이지 www.litopia21.com
전자우편 litopia@hanmail.net

ISBN-978-89-6412-113-9 03810

값 12,000원


1. 저자

김씨돌은 본명이 용현이고 세례명은 요한이다. 그는 이 땅에서 ‘제대로 된 졸업장’을 받아본 적이 없다. 서울대와 경찰대 등의 폐지론을 최초로 대자보화 했으며, 제주에서 심신장애우 재활마을인 ‘사랑과 나비의 집’을 펼쳤다가 조사를 받는 것을 시작으로 하여, 평화민주당 종교부장으로 ‘국회 군의문사’건의 중심에 섰다가 앞뒤로 다쳤다. ‘전국민주화운동유가족협의회’ 의문사 가족 어머니들과 어울렸으며, 결국 그의 인생은 ‘의문사’가 가장 중요한 문제로 자리를 잡았다. 삼풍백화점이 붕괴되었을 때에는 자원봉사 팀장을 맡아 구조에 사투를 벌이기도 했으며, 이후로도 각종 지원봉사에 참여했다. ‘우리 강물 우리 벌 죽음 진상조사위원회’의 위원장을 맡았고, ‘동강댐백지화투쟁위’의 대표를 맡아 단식을 하기도 했으며, 정선 ‘밤나무공동체’를 일구기도 하였다. 그는 투쟁 외 평생을 막노동 현장에 있었으며, 그가 유일하게 배운 것은 지게질뿐인 산불 지킴이이며 환경농업인이다. 불의의 사고로 지금은 ‘정선군노인요양원’에서 보호를 받고 있다.


2. 머리말

머리말

일찍이 부모님을 여의신 의문의 꽃나비님들께 바친다. 김스테파노 추기경님과 김승훈 신부님이 떠나신 후, 이 땅에 옛 천주교는 죽었다. ‘노트르담 님’ 타오르신 후 정의가 살아났다. 저들은 돈이 너무 많다. 힘이 너무 세다. 이제 종교계 상층부는 수도자 뒤에 서라. 동지여! 얼추 상거지가 되세. 왜 믿을수록 순 사기를 치겠나. 나 역시 잘못 되었다. 왜 미국산 소고기가 테러범이 되었나. 씨발넘들! 일제 만행부터 핵 자산까지 끝없는 학살극 세계! 체 게바라와 정의구현사제단과 각 종교권 민주화운동 선배 제현이 혁명 성인이 아니신가! 요래 어설피 까불다가 여러 번 군홧발에 짓밟혔다. 1989년 144회 국회 군의문사진상특위에서 ‘노태우를 처단하라’ 등 5·6공 살인세력에 외친 죄밖에 없다. 엎드려 뭇 사랑과 흙의 평화를 빌면서, 안녕히 계시라. 사랑하오.


3. 목차


차례

지은이로부터 5

추천사 장기표(신문명정책연구원 대표) 6
               ‘인간의 원형’을 산 사람이 주는 감동
추천사 고진광(인간성회복운동추진협의회 이사장) 8
        바람과 함께 사라졌던 작은 영웅들을 돌이켜 보면서


어떻게 하면13
나무야14
엎드린 말씀 하나15
누울 자리 돌아보니26
꽃이 아니다. 27
수박풀29
나비의 꿈32
훌륭하시다34
슬픈 여자39
신은 왜 죽은 체만 하시나59
꽃은 지고 피나67
개구리 타령125 
방앗간 목사님142
새봄에 함박눈이 내렸다148
어리석은 질문152
루이새와 탱자153
그래서 꽃피는 산골204
깨향이 좋아276 
땀이 흐르지 않는 길은 가지 마라283
북소리 북소리294
휘늘어질세303
눈이 옵니다306
잘 하시오311


4. 평가

그는 겉으로는 자연과 더불어 살아가는 산사람이지만, 있는 그대로의 모습이 자연이요 도道일진대 그는 자연을 살아가는 진정한 도인이다. 인간적 욕망에서 온전히 벗어나 인간이 누릴 수 있는 최고의 행복을 누리고 있다. 한마디로 그는 인간의 원형原形으로서의 삶을 살아온 것이고, 이것을 우리 모두에게 보여주기 위해 그의 인생을 바치며 기록해온 것이 아닐까 싶다. 이를 통해 그는 자연사상을 내놓았고, 그의 이 자연사상을 말로만이 아니라 생명을 걸고 실천해왔다는 점에서 특별히 돋보인다./장기표(신문명정책연구원 대표)


그는 언제나 숨김없이 풍자하고, 올바른 길이 무엇인지에 대해 고뇌했다. 그는 이 강산의 허허벌판 위에 자연과 함께 살아가면서 인간의 삶의 원초적인 공허를 딛고 살아가는 사람이었고, 삶의 원초의 공간을 향하여 그는 새로운 자세를 갖고 성장하는 사람이다. 처절한 현 시대의 상황을 숨김없이 풍자하고, 오랜 세월 줄기차게 곧은 그의 삶, 새 차원으로 자신을 몰고 간 것을 대견히 생각한다. 소박한 그의 읊조림, 그 발자국에서 시대를 향한 그의 깊은 한숨이 서려있는 것을 마주할 것이다. 또한, 그를 닮은 책에서 우리는 이런 삶의 모습을 김용현씨의 입김을 통해서 다시 생각해 볼 수 있을 것이다./고진광(인간성회복운동추진협의회 이사장)


시사교양 PD로 10년을 살아오는 동안 셀 수 없이 많은 사람을 만났습니다. 그 수없이 많은 이들 중 단 한 사람. 저에게 김씨돌 선생님은 그런 사람입니다. 7년 전, 세상에 처음으로 그를 소개한 이후. 방송과 관계없이 저는 매년 강원도 정선으로 그를 찾았습니다. 세상의 속도에서 비껴간 그와 함께 하는 동안, 저는 비로소 제대로 숨이 쉬어지는 것 같았습니다. 오랜 시간 준비한 이 책을 통해, 김씨돌 선생님이 가진 인간의 향기를 더욱 많은 분들이 느끼게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험한 세상을 버텨내는 모든 이들이 책을 통해 잠시나마 깊은 숨을 내쉴 수 있게 되길 바랍니다./이큰별(SBS 시사교양본부 PD)


제가 김요한 씨를 처음 만난 것은, 1980년대 초 민주화를 외치는 군중 속에서였습니다. 그 후 천주교 신앙인인 김요한 씨와는 친누나와 동생처럼 지냈습니다. 민주화 운동과 강원도 정선으로 가는 과정에서 故 김승훈 신부님과 원주교구 신현봉 신부님의 도움을 받았습니다. 김요한 씨는 이 세상에 살면서 천상생활을 함께한 프란치스코 성인처럼, 자연 속에 살면서 불쌍하게 돌아가신 영혼의 소리를 들으며 기록하고 기도하는 일을 한 사람입니다. 요한 씨의 정신이 담긴 책이 세상의 아픔을 걱정하시는 모든 분들에게 좋은 영혼의 양식이 되리라 믿습니다./윤순녀(사단법인 평화의샘 대표)


1987년 대선 당시 故 김승훈 마티아 신부님 부탁으로 ‘천주교 공정선거 감시단’으로 활동하며 군의문사 진상규명을 위해 어려운 일들을 했고, 6월 항쟁 때에는 선두에 나섰다가 크게 다쳤습니다. 명동성당 앞에서 쇠파이프와 몽둥이, 군화발로 구타를 당해 숨진 줄 알고 영락병원으로 옮겼는데 주검 사이에서 구사일생으로 살아남았습니다. 그 이후 쫒기는 신세가 되어 결혼한 지 몇 년 되지도 않았으나 혹시 가족들에게 피해가 갈까봐 집으로 돌아갈 수 없었다고 합니다. 간첩으로 오인 받아 고문을 받다가 초죽음이 된 경우도 있었다고 합니다. 여러 차례 죽을 고비를 넘기며 살아남았지요.
/이베로니카(수녀)


5. 작품

어떻게 하면




어떻게 하면
아침마다 찾아오시는
이 아름다운 산새소리를
담아드릴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저녁마다 밀려오시는
저 향기로운 영혼들의 마음을
전달해드릴 수 있을까.

생명의 재생나무야!
대답 좀 해다오.

(미안하나마,)






나무야
고맙다.
그대 숲으로 다가옴에
오늘 같은 아버지의
‘사랑과 평화’가,
‘신들의 인권’이,
‘흙의 눈물’이,
향가슴으로 흐르시는 우리 어머님의 모성애와
강물처럼 어우러진 나눔이 치유와 행복의 근본인 듯.
미천한 쟁기골 송아지,
자연농업인 씨도리,
이 순바보도 여러분 나그네새들과 더불어
무작정 깃들 수 있었단다.


(2011년 2월 15일, 소나무처럼 요즘은 손발이 떨린다.)






엎드린 말씀 하나




“야, 재미있어?”
“아니, 졸라 까분다아 토끼 아씨가.”


산새들아,
어떻게 그리면 예쁘고 재미가 있겠니?
저 봐요. 앞가슴부터 부리로 깃털을 간추립니다.
아래 윗가지로 뜁니다. 땅을 내려다봅니다.
하늘 향해 노래하며 날아갑니다.


“되셨죠?”
오, 새가 나르는 문장? 새날문법, 고마워,
“되우 박아도 잘 안 된다야.”


“귀여운 거, 귀여운 거.”
“말 걸지 마!”


너희가 아름답게 날아오르는 나무마다, 꽃잎마다, 오솔샛길 따라, 한반도길 따라, 문학장르를 총동원해 볼까 봐. 시, 소설, 꽁트, 각설이타령, 반거짓말, 산문, 격문, 콧노래, 동화, 수필, 토끼논고, 풍자극, 대본, 들은풍월, 신문고, 산중일기, 지게꼬리장단.
1989년 4월 15일부터 9부 능선 봉화치 숲속에서 반갑게 보이던 한 쌍의 연둣빛 동박새와 옹달샘터 파랑새 한 마리 곁에 향기로운 샘물소리, 흙찬 소리, 그래서 조양강 상류 다묵장어 같으신 신들의 소리가 미래 씨알맹이 자연 씨앗주의인지도 모르지. 음, 우리 얼룩새 코미꾸리들의 코믹 터치, 난데없는 소란들.


“산돼지 새끼도요. 등날이 칼 같아서 철조망이고 뭐고 다 끊어요. 땅굴도 파고요.”


보잘 것 없는 이 모두가 자연으로 돌아가 두 손 바친 우리 어머님의 물 뜨시는 소리이옵니다. 어디선가 잘만 하면 축구공 하나로 순통일로 가는 길목에도 꽃바람이 불어온다기에.


삼가 아뢰어 바칩니다. 이 절망의 땅에,
임이시여, 절 받으소서!


“2010년 군 전투지휘 검열.”
풀벌레 우는 소리련가.
“나만 안 들리나?”


양심의 가책을 느낀 ‘나’의 나, 총알 하나 잠재우는 저 묵은 쑥대밭 너머로 산새가 운다.


무엇보다 새벽녘 은빛 민물고기들처럼 튀어오를 수 없었나요?
자연 비옥지가 아니어도 우리네 민들레답게 번식할 방법은 없었나요?


스스로 신이 될 수 없으셨나요?
스스로 격려하실 수 없으셨나요?


“포릉포릉! 포릉 포르르르릉!”
빨간 두드럭 존개는 왜 안보일까?


“토끼아씨, 신계급사회라도 그렇죠. 장바구니가 너무 가벼워요.”


웬 걸, 칼끝이 부러질 것 같은 돌감자, 떡호박, 만디요까, 쪄 먹일 수 없으셨나요?


급격히 기울어지지 않는 우리 옛 자랑스러운 농업을, 지구삼림 접목지 동남아나 아프리카 등에 식재 받으며 전수할 수 없었나요?


은근히 빼앗기는 나는?
태초에 소박한 삶은?
흙향에 빠져들 수는?
물향내에 젖어드실 수는 없으셨나요?


“구구 꾹꾹! 꾸그! 꾹꾹!”
“어쩌면 전 지구적 명운은 하늘에서 내려오심이 아니셨나요.”


“꺼겅, 꿩!”
“너 지금 걔랑 나랑 비교하냐?”


이상하다. 쪼그만 수첩 사이에서 도라지, 더덕, 곤드레, 들깨, 해바라기 씨가 줄줄 떨어질까. ‘향 좋은 과일나무에 벌이 없어 큰일입니다.’


신음소리, 신향소리, 신소음소리. 아, 더 가난할 수 없는 나의 희미한 믿음, 내 가슴속 말라버린 어떤 사랑의 흐름들, 신들의 놀라운 사기술, 이 바보 같은 논증들. ‘핫하, 이 봐! 너덜지겟꾼, 토끼아저씬지, 아가씬지, 나그네이신지? 강을 건너 산을 넘어온 시방 새벽 세 시에 뭘 떠올리고 뭘 지러 가는 거여?’ ‘아고 깜짝이야. 그 뭔교? 평화를 일구시는 분들 있잖어, 젊은 친구들. 영을 건너 정을 찾은 향기로우신 형제분들, 뭇 생들. 하하하, 솔직히 우리 아버지 어머님 업어드리고 안아드리고 싶어서, 꺼끄러운 연초록 무배추밭으로 일 나갑니다 왜요?’ ‘비가 올래면 짤짤 와야지. 콩은 다 타버리고.’ ‘형님, 감자씨 남았어요?’ ‘핫, 저 엉크재이 굶길 수도 없고, 심거 먹어!’ ‘벼가 노랗게 익을 때 물이 흥건하다면 100% 기름이 흘러요. 담겼다면 눈물, 믿을 것은 이것뿐.’


“나 거기 안 가는데.”


신이 있어? 있다면? 잘못된 거야! 죄진 놈 명도 길어요. 먹을 것도 많아요. 이제 이스라엘은 성노예 반성조차 안 해요. 팔레스타인 학살에 믿음보장법도 다 있어요.(맑은 물과 공기를 놓고 볼 적에,)


물 들어온다. 노을 진 논에 사람과 물뱀이 스쳐간다. ‘이건 찬 물! 요건 따신 물.’ 나비가 없습니다. 물이 없습니다. 개구리가 없습니다. 투자도 경제논리도 비즈니스도 물입니다. 농약냄새가 납니다.


(여러 상처 입으신 분들 속으로)
말씀으로 학벌로 뇌물로 말아먹는 세상에,
집을 잃고 고향 떠나 설움 많은 세상에,
부모형제 가족 떠나 눈물로 지세우시고,


같은 종족이 아니라고,
같은 피부가 아니라고,
같은 종교가 아니라고 버림받으시고,

특별히 선택된 민족이 아니라고,
특별히 선택된 직업이 아니라고 밟히시고,


가진 게 없다고, 의지할 신이 없다고,
유독 졸업장 쪼가리 하나 없다고,


뒷심이 없다고 인간취급도 아니하는 사회 앞뒤 꽉 막힌 분의 가슴에, 다같이 그 세상 가는 길 비닐하우스 들판에서, 페인팅 자동차가, 핵기지가, 유리온실 삶들이 번쩍이는 골프공들이, 축구공들이, 바다표범, 물개, 수달, 오리와 말 못 하는 철새들처럼 지구축이 다 녹을 때까지, 신들의 장난으로 인해 깊고 깊은 상처를 입으신 여러분께.


그 분은 참나무 나는 엿장수가 되어 이 험난한 세상 연필 똥가리 하나 굴리며, 오늘도 지겟짐 공군 틈틈이 푸른 퇴비, 누런 거름, 검고 붉은 두엄 흘리며, 혹 DMZ 가는 길에 밀과 보리, 사랑과 평화가 넘실거릴 것 같아서, 절로 퍼져가는 산나물나라에 왕대포 프로세스가 무엇인지 잘은 모르지만, 감히 삼가 끄적여 올림은.


여러 선배 제현께서 일찌기 일지득천一枝得天
한 가지에서 하늘을 얻을 수 있다 하셨으므로,
요 조선뽕 지게작대기에도 참꽃이 피는 그날까지
만에 하나 힘 받으시라고,
용기를 잃지 마시라고,
저같이 혼자 울지 마시라고,
혼자 중얼거리지 마시라고,
혼자 콧노래 부르지 마시라고,
씨앗주의가 마지막 남은 지구생환이시라고,


―새들이 시끄럽다 하드라도.


‘주먹밥에 동치미 쪼가리가 어디래요.’ ‘개미취 녹취 미역취 가릴 것 없이 숲속 배추밭 디빈 자리에 가마솥 걸고 말린데요.’ ‘상류지 물맛은?’


“와, 우리 밀 해물칼국수다!”


이때 산 아래에서 울리는 소리, ‘개 삽니다. 똥개 삽니다. 똥개 삽니다아.’ 산 위에서는, ‘떡 먹으러 와요~오.’ 아침저녁 이슬에 젖은 낙엽 그나마 고맙게도 김치 된장 맑은 먹거리에도 눈비가 내리니.


“다 오시라 해.”


청숫잔 맑은 물에 마른꽃잎 띠울 틈을 주시고, 떠오르시는 얼굴들 앞에 엎드리며 빌고 빌 수 있는 여유를 주시니.


“나도 갈래.”


아, 그리움으로 못다한 사랑 한 번쯤 나누며 가시자고, 그렇게 좋은 세상에서 만나보시자고, 저 무수히 스치는 별빛 아래 억울하신 넋들의 흐느낌을 내치지 마시라고, 잠시라도 그 옛날 달빛저고리 잊지 마십사고, 맛있는 것 먹고 마실 때, 좋은 것 보고 만질 때, 한 번쯤 쳐다보면서 왜 자연재해로 무참히 눈 떠 있으신지 손 한 번 잡아주시고, 한 번쯤 우리 어머님의 아픔으로 껴안아 주시옵고, 서로서로 슬픈 사연들 어루만져주시고, 재미 때가리 하나 없어도. ‘저 토끼아씨가 잡아먹힐까, 맛있는 풀들을 지고 오실까.’
비록 이 깨알 같은 진실 알갱이들을 되까불었더라도 부디 향기롭게 받아주옵시고, 제비꽃 호미꽃 피는 이 계절에 맞물교환 하면서 서로 주고받으시자고, 나아가 ‘자본의 가치’를 꺾어놓으시자고, 여러 선배님 말씀마따나 최소한 ‘도교’로 ‘선교’로 ‘불교’로 ‘유교’로 ‘속교’로 ‘향교’로 동양문명 하나쯤 더 밝히시자고, 가는 곳마다 발통 크다고 탱크 같이 밀고 들어와 높은 건물 세우고 ‘형상대로 지음 받음’이 하루품앗이 개미, 헐벗는 아이들, 깔고 앉음이, 사실상 총질이요 점령임을 ‘의문의 죽임’임을 한 번쯤 다같이 홀랑 벗고 들어 보시자고, 들고 뛰어 보시라고, 선충 피해가 없도록 이마를 찧으며 절합시다. 이 향기로운 쑥대밭가 흙품으로나마, 우리 같이 못 배운 자식들도 세상이 허무할 땐 서로 바꿔보시면서 스트레스라도 푸시라고, 지금도 심장이 뛰는 작은 소리들, 저 폭발음들.
서로의 ‘사랑과 죽음’을 위로하면서, 생나무 베지 말고 재생지라도 낙엽 됨에 모자란 신들을 놀려가면서, ‘예수전’ 밖 돌연변이 ‘성서 속 이스라엘’ 향수도 짚어가면서, 그대 아름다운 이슬람 문화를 넘어 ‘자살폭탄’의 대안은 혹시 없는지, 우리네 토끼 새끼들 도토리 같은 뜻을 모아, 지금껏 고달팠던 분들이라도 우리 친구들 하루살이 품값 모아 이 봄 파종날 씨가 되었듯이, 우리들의 아버님부터 속눈물 한 번 닦아드리시자고. 열두 고개길 황토빛 종파마다 가당치 않은 인권 평화놀음이오나 신의 무기이자 ‘핵테러’를 막을 오솔길이 없을까마는, 억눌린 우리가 살아남아야 할 우리 하루살이 짐꾼들이 먼저 이 물박달 짝대기라도 붙잡고 일어날 수 있으시기를.


둥지 곁에 산새들도 노래하며 앉은 나뭇가지가 평등평화입니다. 가시꽃들도 바짝 엎드리면 상큼한 향기로 즉각 답을 하십니다.


“왜 떴어?”


오오, 여기 달궁샘, 시원한 한 바가지 물과 향기로운 맑은 가슴들은 여러분의 밝고 맑은 미소를 길이 받들어 모시기 위함이요, 알고 보시면.


오늘도 8부능선 홀라당 숲길에서 딱새 한 마리 즐겁게 다가와 새까만 눈빛을 마주합니다. 희소식입니다. 묏새 한 쌍이 교대로 벌레를 물고 드나듭니다.


“영화가 아니네.”(밥그릇 챙긴 자들의 ‘신앙’이겠지.)


?? 작아도 흥얼, 낮아도 흥얼, 님 찾아 샘터로 가는 우리는 파릇파릇 산미나리, 갯버들. 부들부들 당신이 계신다기에 저희는 밀려나면서도 둥지만은 틀고 싶어요. 산을 넘고 물을 건너 옛님 찾아 꽃이 될래요, 향기가 될래요, 찰랑찰랑, 생글생글, 파랑파랑, 또랑또랑, 흐르고 싶어요. 촐랑촐랑, 사랑사랑, 스쳐가고 싶어요. ‘오이가 가물어서 맛이 써요.’ ‘뭘 좀 더 내놔요. 콧노래도 좋지만 하하하 아씨, 딴짓 마시고.’ ‘꼬꼬고 꼬옥.’ ‘벌써 한 차 다 실으셨어요?’(2010년 4월 13일 03시 11분. 비가 눈으로 바뀌어 날리는 시각에 춥기도 하고 배도 좀 고프고 하여 살살 엎드림.)


풀렁풀렁 배 처지게 걷다보니 기도 아닌 기도가 되었습니다. 오, 주여, 머슴이여, 종교 간 전쟁만은, 복수만은, 민간인 살육, 강바닥 공구리 공사, 유혈사태, 샘 마름만은, 높고 이름난 신이여, 모두 나서시어 포기 포기를 좀 도우소서. 별로 무겁진 않으나 등때기가 차갑나이다. 특히나 유대교회와 이슬람 사원 간, 옛 가톨릭과 그리스 정교회 간, 무일신과 원리신 간, 보시듯이 꽃가루 받침신과 꽃가루받이신 간에 찢어진 소쿠리 한 쪽 날개라도 날고 싶습니다. 열매 짓고 싶습니다. 순퇴비이고 싶사옵니다. 우리네 일벌, 꽃나비 떼, 민물괴기들도 숨 좀 쉬게 해 주시오. 뚱딴지 같은 어만 생각 하다가 진흙밭에 ‘쭐빠딱!’ 미끄러지고 보니 내가 잘못했소. 하오나 ‘흙을 살리는 비료’가 뭐죠? 야, 이 늑대들아, 최상류지 일류들아, 순 사기 칠 자들아, 뭣이? 여기도 깨진 ‘그린’ 술병에 독약병까지. 이래서야 쓰겠나? 먹는 물에. 나야말로 물려주신 최첨단 장비 우리 아버지 지게 씀씀이로, 우리네 어머님 짜루몽땅 호매짤게로, 할 일이 태산 같은데.(그만 용서 하사이다.)


맑은 물 한 그릇 떠올리다 말고.(저희도 푸른 파도처럼 혼자 먹지 못해요.)


지게 자빠뜨려 놓고~?? 목은 탈대로 타고, 신께선~ 떠나도 ♬


폐만 끼치고요, 이만 물러가겠습니다.
잠자코 뜰 앞 자연으로 다시 돌아가겠습니다.


그나저나 꿈이면 떨어지는 님은 사랑이었나요.(깜정고무신이었나요.)


‘오, 물나들이란?’ ‘인생이 아무리 이 토끼소설 같은 단막극이라 해도 그렇치!’(나는 몰랐는데,) ‘논바닥 짚으로 노천매장露天埋藏해 덮어드림이 어떨지? 좌우 빈부지 간.’ ‘그냥 넘어가세.’ ‘이스라엘제 스파이크 미사일 배치!(종교가 어디 있어!)


♪ 눈송이처럼 휘날리는 5월의 꽃잎도, 사랑도, 명예도, 이름도, 남김없이. 산 자여, 반쯤 죽은 자여, 옳게 따르라. 나무마다 본향으로 돌아오리라.





















  1. 김형숙 산문집 '곁에 있는 먼 당신'

  2. 정치산시집 '그의 말을 훔치다'

  3. 오석만 시사진집 '시간 냉장고'

  4. 김씨돌 산중일기'청숫잔 맑은 물에'

  5. 김씨돌 산중일기 '오! 도라지꽃'

  6. 정석교 시집 '곡비哭婢'

  7. 우중화시집 '주문을 푸는 여자'

  8. 박정규 시집 '내 고향 남해'

  9. 김현근 시집 '백일홍, 꿈을 꾸다'

  10. 박달하 시집 '사립문을 열다'

  11. 배아라 시집 '떠도는 잠'

  12. 김을순 시집 '키칠쿰'

  13. 이인성 시집 '바람이 사는 법'

  14. 이성필 시집 '한밤의 넌픽션'

  15. 고창수 시집 '말이 꾸눈 뚬'

  16. 명호경 시집 '어머니의 난중일기'

  17. 윤은한 시집 '야생의 시간을 사냥하다'

  18. 최종인 산문집 '똥둑간 똥쟁이'

  19. 우성희 수필집 '내 인생의 작은 뜨락에서'

  20. 지평선동인지 민달팽이 한 마리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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