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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토피아포에지
2020.09.22 11:51

허문태시집 '배롱나무꽃이 까르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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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문태 시집 표지0.jpg

허문태 시인0.jpg


리토피아포에지․106
배롱나무꽃이 까르르

인쇄 2020 9. 10 발행 2020 9. 15
지은이 허문태 펴낸이 정기옥
펴낸곳 리토피아
출판등록 2006. 6. 15. 제2006-12호
주소 22162 인천 미추홀구 경인로 77(숭의3동 120-1)
전화 032-883-5356 전송032-891-5356
홈페이지 www.litopia21.com 전자우편 litopia@hanmail.net

ISBN-978-89-6412-133-7 03810

값 10,000원



1. 저자

허문태 시인은 본명은 우범으로 2014년 ≪리토피아≫로 등단했다. 시집으로는 달을 끌고 가는 사내가 있고, 리토피아문학상을 추상했다. 계간⟪아라문학⟫부주간직을 맡고 있으며, 막비시동인으로 활동 중이다.


2. 자서


시인의 말

배롱나무가 붉은 꽃을 피웠다.
배롱나무꽃과 눈이 마주친 순간 설렜다.

그 설렘을 꼬옥 잡은 순간 설렘이 사라졌다.
잡힌 것은 껍데기다.

8월 중순 배롱나무꽃이 까르르 까르르,
배롱나무 옆에서 머리를 긁적거리고 있다.

2020년 여름
허문태


3. 목차

제1부 자연산
자연산  15
다만  16
봄꽃  17
늦가을 감나무  18
저녁에  20
깃발  22
칸나  23
돌탑에서 걸어 나온 능소화  24
저수지가 보이는 식당에서 잠시  26
붕어빵 사러 가는 저녁  28
원주민이 돌아왔다  30
비 이번에도  32
가슴 키우기  33
초록  34
시계  36
워크샵  37
등  38
폭염  40



제2부 바람꽃
바람꽃  43
저녁 여섯 시 무렵  44
플라스틱  46
산길에서  48
벚꽃  50
모기 퇴치기  51
커피, 어둠  52
장미의 죄  54
골목은 살아 있다  56
고양이 꽃  58
탈옥  59
순대국  60
파도  61
비의 속도  62
학교  64
비밀秘密  66
하루  67


제3부 바다
바다  71
사는 게 별거냐  72
늙은 호박  74
호박덩굴손, 읽는다  76
맨드라미 씨앗  78
나비  79
가을비  80
계곡 물소리  81
간 때문에 걱정이다  82
그 거미  84
봄을 폐쇄한다  86
해당화·1  88
해당화·2  89
해당화·3  90
정화조 아저씨  91
그 노을  92
잡곡 할머니  94
적이다  95


제4부 민들레
민들레  99
모과 100
꽃은 피지 않고 101
딱 하나 102
생략 103
상수리나무는 쏘가리였다 104
너도 그렇게 하라고 105
팩트 체크 106
8층과 9층 사이 107
길과 풀 108
군고구마 109
늦여름 후박나무 아래서 110
어리둥절하다 112
정서진 중앙시장·1 113
정서진 중앙시장·2 114
정서진 중앙시장·3 115
정서진 중앙시장·4 116
정서진 중앙시장·5 118


해설/백인덕 유마적 현실 인식과 시적 지향으로서의 낭만
―허문태 시의 탐색 121


4. 평가

허문태 시인의 현실 인식은 ‘정처定處’의 유무에 따라 각기 다른 양상을 드러낸다. 이때 ’정처‘는 단순히 물질적 표상으로서의 집, 거주지역, 고향과 시대와 사회만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일차적으로 현대인에게 존재의 근거로 소여所與 된 ‘장소’는 필요불가결하지만 모든 거소가 다 심리적, 정신적으로 자아와 결합하는 것은 아니다. 어느 지점은 상대적으로 긴 물리적 조건에도 불구하고 그냥 잠시 스쳐 간 곳으로 인식되고, 어느 순간은 실제 물리적 좌표 없이도 오래 머물렀거나 멈춰 있었다는 강한 느낌으로 현재화되곤 한다.
정확한 시점을 제시할 수는 없지만, 시인의 자의식은 이 작품의 그 ‘지점’, “아무리 보려 해도 볼 수가 없”고 “두 손으로 아무리 다가가려 해도/한가운데는 닿지 않는” 데서 형성되었음이 분명하다. 따라서 “아버지는 언제 아셨을까”는 질문이면서 대답이다. 어쩌면 ‘화답’이라 해도 무방할 것이다. 시인은 아버지를 “내세울 것 없이 사신 아버지”라 정의하지만, 이 정의의 설명은 전혀 다른 이야기를 한다. 4연에서 볼 수 있듯이 “곡식이 됐든 꽃이 됐든 그리움이 됐든/올려놓으면 다 짐으로 생각하”는 삶은 최소한 ‘내세울 것’하고 본래 결부하지 않는다. 무언가를 내세우는 것은 성과주의에 휩싸인 우리의 평가방식이고 내려놓은 짐의 종류와 무게로 미루어 짐작하는 것은 존재에 대한 전혀 다른 인식 방법이다.


5. 작품

자연산



광대뼈가 나오고 눈이 작은 아줌마 자연산 외친다.
시장 입구 미꾸라지 통을 펼쳐 놓고 자연산 외친다.


손가락이 짧고 손이 두툼한, 배가 봉긋하고 허리에 군살이 없는, 벙글벙글 웃을 때마다 뻐드렁니가 드러나는, 까무잡잡  번들번들 구릿빛 얼굴, 파마는 해본 적 없는지 생머리 찰랑이는, 눈빛 반짝이는 아줌마.


오가는 사람들 틈에서 하루종일 자연산을 외친다.
버스 광고판 성형외과 의사 고개를 빼고 쳐다본다.






다만



바위 속에서 꽃을 본 사람은 바위에 꽃을 새기고
바위 속에서 새를 본 사람은 바위에 새를 새긴다.
바위가 바위로 보이는 나는 바위에 새길 게 없다.


다만,


해거름 전통시장 좌판에 앉아 밤하늘을 올려본다.
종일 생선 배 가르고, 끓는 기름 앞에 닭 튀기고,
허리 휘게 족발 삶던 들꽃들 밤하늘 별이 된다는,
그 믿음 오늘도 선명히 가슴에 새기고 또 새긴다.





봄꽃



부인은 소아마비 몽당발이라
신발 한 번 제대로 신어보지 못하고,
남편은 경직형 뇌성마비라
온몸을 비틀어 짜내야 한마디 하는,
시장 근처에서 뻥튀기하며 살아가는 부부


늦은 점심 먹다 무슨 좋은 일 있는지 자지러진다.
얼굴을 하늘로 바짝 추켜세우고 활짝 자지러진다.


내가 쳐다보자 금방 시들었다.






늦가을 감나무



감나무가 가지를 깨끗이 닦아 놓았다.
햇살을 독차지하려고 펄럭였던 이파리들
얼룩이었다고 늦가을 깨끗이 닦아 놓았다.


억척으로 살 때는 몰랐다.
억척으로 살 때는 다 그런 거야.
산다는 게 다 똑같지, 죄 안 짓고 살 수 있어.
그 얼룩


깨끗이 닦아 놓으면 보이는 것이 있다.
뒤란 장독대 옆에 서 있든, 개울 넘어 밭둑에 서 있든
어디서 봐도 허공에 핏줄이 흐른다.


얼룩을 닦다 보면
오래된 얼룩은 잘 지워지지 않는다는 것을 알게 되고
얼룩을 닦고 나면 맑은 물로 헹궈야 한다는 것을 알게 되고
닦아도 닦아도 지울 수 없는 얼룩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고


감나무는 올해도
살다 보면 다 그런 거라고
은근슬쩍 넘어가려다 들통 난 자리
까치밥 서너 개만 남겨 놓고 깨끗이 닦아 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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