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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구용(하상만2).JPG


계간 리토피아(주간 장종권)가 주관하고 인천뉴스, 문화예술소통연구소가 후원하는 제9회 김구용시문학상 수상자가 지난 1월 시행된 심사(본심-강우식, 허형만, 장종권)에서 하상만 시인(시집 오늘은 두 번의 내일보다 좋다, 시인동네 발행)으로 결정되었다. 김구용시문학상은 시류에 편승하지 않고 독창적인 세계를 끊임없이 추구하며 새로운 시에 대한 실험정신이 가득한 등단 15년 이내의 시인이 발간한 시집 중 엄정한 심사를 거쳐 선정하고 있다. 시인 개인의 잠재적인 미래성 평가와 차세대 한국시단의 주역으로서의 가능성이 심사의 주요 기준이다.

수상자 하상만 시인은 경남 마산에서 출생하여 2005년 문학사상으로 등단했으며, 시집으로 간장(실천문학), 오늘은 두 번의 내일보다 좋다(시인동네)가 있다. 제9회 김장생문학상 대상을 수상했다.

김구용시문학상의 제1회 수상자는 권정일 시인, 제2회 수상자는 장이지 시인, 제3회 수상자는 김중일 시인, 제4회 수상자는 김성규 시인, 제5회 수상자는 김언 시인, 제6회 수상자는 남태식 시인, 제7회 수상자는 안명옥 시인, 제8회 수상자는 허은실 시인이다. 상금은 300만원이다. 시상식은 3월 16일 오후 5시 부평문화사랑방에서 진행하는 제9회 김구용문학제 중 갖게 된다. 이 자리에서는 제9회 리토피아문학상(수상자 허문태 시인)과 제3회 아라작품상(수상자 김설희 시인)도 시상을 같이 한다. 축하공연도 있을 예정이다.

김구용시문학상운영위원은 김동호(시인), 박찬성(시인), 장종권(시인), 구경옥(유족)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본심 심사위원은 강우식(시인), 허형만(시인), 장종권(시인)이다.


제9회 수상자
하상만 시인(수상시집 : 오늘은 두 번의 내일보다 좋다, 시인동네 발행)

하상만 시인은 경남 마산에서 출생하여 2005년 문학사상으로 등단했으며, 시집으로 간장(실천문학), 오늘은 두 번의 내일보다 좋다(시인동네)가 있다. 제9회 김장생문학상 대상을 수상했다.


심사평
어깨에 기대고 싶은 따뜻함과 “아기의 주먹” 같은 무구한 힘


 하상만의 시집 “오늘은 두 번의 내일보다 좋다”를 금년도 김구용시문학상 수상자로 결정했다. 하상만 시의 시적 아우라의 주축을 이르는 것은 ‘별’과 ‘외로움’이다. 이것들이 우리가 문청시절 즐겨 읊조렸던 낡은 서정의 바탕이라는 것은 그도 잘 알 것이다. 하지만 낡은 것을 한시대적 산물이라고 버리는 행위와 낡은 것도 새것처럼 내것으로 만드는 행위는 근본적으로 다르다고 본다. 가령 그가 ‘마음’이라는 작품에서 “마음은 어디에 있을까”를 화두로 삼았을 때 화자들이 제 각각이었던 것처럼 일체유심조다. 나는 하상만 시인이 인식하는 별이 “어둠이 가진 빛을 보여주기 위해 태어났다”는 단순함과 “사물들이 가진 쓸쓸함이/제 속에서 오는 것인지/그들 속에 있던 것인지/그런 것이 궁금”하다는 궁금증이 별의 본질을 보려는 자세요 시적확장으로 본다. 가령 이 시인의 외로움이라는 것도 할머니로부터 아버지까지 이어지고 마침내는 “외롭다는 말은 내가 나를 만나고 싶다는 뜻이 아닐까”라는 자기귀환이 끝내는 “나의 외로움과 슬픔에도 무게가 없다”는 결론에 굴복한다. 외로움의 소외를 훨씬 넘어선 곳에 “외로움 하나를 덜어주고 나오는” 따듯한 불이 있기 때문이다. 하상만 시집은 “한 소년이 내 어깨에 기대어 잠들었다”는 그의 표현대로 어깨에 기대고 싶은 따뜻함과 “아기의 주먹” 같은 무구한 힘이 있다. 나는 이런 그의 시편들을 사랑한다.
                                                 
                                                                  강우식 허형만 장종권
수상소감


카페를 자주 간다.
책을 읽고 낙서를 하고 이런저런 생각들을 한다.

내가 좋아하는 작가 중에 빌 브라이슨이란 사람이 있는데 그 분이 아버지의 산책을 몰래 뒤따라갔다.
아버지는 매일 작은 식당에서 수첩을 꺼내 뭔가를 적었다. 그런 수첩을 수십 권 가지고 있었다. 돌아가시고 나중에 그 수첩을 펼쳐보니 그날 먹은 것들로만 빼곡히 적혀 있었다고 한다. 

대부분 별일이 생기지 않는 게 인생이 아닐까 한다. 그래서 어쩌다 좋은 일이 생기면 호들갑스러운 거고.
지루하고 심심했는데 필연으로 받아들이니 버틸 만했다.

나는 천천히 시를 적어 왔다. 내 시 중에 내가 좋아하는 시는 ‘해변’이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시는 아직 쓰지 못했다. 그러나 난 그걸 가지고 있다고 믿는다. 다만 내가 스스로에게서 그걸 발견하지 못했을 뿐이다.

진정한 발견이란 새로운 것을 찾아내는 것이 아니라 이미 가지고 있는 것에서 새로운 의미를 발견하는 것이라 생각한다. 그런 점에서 나는 내가 흥미롭다.

사람들은 내게 공부해라 취직해라 결혼해라 돈 벌어라 등의 말로 참견과 걱정을 해주었지만 시를 쓰라는 말은 하지 않았다. 스스로 시를 썼고 스스로 이룬 성과에 대한 답례라고 생각하니 잠시 뭉클했다.

내가 좋아하지 않는 것들 중 하나가 생일이다. 아무 것도 하지 않아도 그냥 돌아오기 때문이다. 시간을 둥글게 만든 누군가가 원망스럽다. 생일 축하해 라는 나의 말은 진심이 아니다. 그런 점에서 오늘은 나의 생일보다 아름다운 날이다.

대부분의 시는 읽히지 않는다. 나는 다른 모든 시인과 별다른 게 없다. 그들처럼 외롭게 시를 쓰고 있다. 수상 전화를 받았을 때도 외로웠습니다, 하고 말했다. 시인이라면 그 말을 이해해줄 것 같았다. 그 외로움 때문에 아무 것도 그리워 할 수가 없다고 적은 적이 있다.

앞으로도 아무 것도 그리워하지 않겠다.

제9회 김구용시문학상 수상자 하상만
수상 시집 오늘은 두 번의 내일보다 좋다 중에서

빈센트


오늘 밤도 걷습니다
제 나이를 걸어갔던 당신을 떠올리며
당신처럼 이가 빠지거나
붓을 들 힘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사랑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에게 갈 차비도 두둑합니다
사람들은
살아서의 당신보다
죽어서의 당신을 더 좋아합니다
저들이 당신 그림을 흉내 내는 것을 보니
저의 고민 또한
누군가 이미 해버린 고민입니다
사물들이 가진 쓸쓸함이
제 속에서 오는 것인지
그들 속에 있던 것인지
그런 것이 궁금합니다
이 도시의 전쟁을 담은 그림 한 장 
눈에 붕대를 감고 죽은 친구 옆에서
작은 스푼으로 음식을 떠먹는 소년이
아름답습니다
아름다워 해도 되나 생각해보지만
여전히 아름다운 걸 어쩔 수 없습니다
진지한 저의 감정이
가짜가 되는 순간들이
자주 찾아옵니다 
사춘기에 겪어 보지 못한 감정이
당신의 그림 속 별들처럼 소용돌이치는 밤
당신이 걸어보지 못한
지도 위의 점들을 걷습니다
내부의 빛을 드러내기 위해 초저녁부터
이 거리의 창들은 태어났고
어둠이 가진 빛을 보여주기 위해
별들이 태어났습니다
그 빛을 향해 당신은 걸어갔고
저는 지금 당신의 무덤을 향해
걷고 있는 중입니다




오래된 사원에서 새를 팔고 있었다
그곳 장사꾼은 새를 풀어주면 꿈을 이룰 수 있다고 선전했다
믿는지 안 믿는지 알 수 없지만 사람들은 조롱을 사서 새를 풀어주었다

어떤 날에는 새가 날아가지 않아서 여행자가 따지고 있었다
내 꿈은 이루어질 수 없는 것이냐고
그는 절망에 빠져 울고 있었다

장사꾼이 조롱 속의 새를 굶겼기 때문이었다
그는 굶주린 새일수록 더 슬프게 노래한다고 믿었다
그 슬픔이 장사에 도움이 된다고 믿었다  

나도 조롱을 사서 사원의 꼭대기에 올라갔다
내 일이 잘 풀리지 않았던 것은
노인이 내 꿈을 가두어 두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하면서
어쩌면 나의 기도는 모두 그분을 향한 것이었다고 생각하면서  
마음 한 구석에는
허락도 없이 내 것을 가둔 노인에 대한 불만도 있었다

하지만 나는 운이 좋은 거라고 생각하기로 했다
그를 만나지 않았다면 내 꿈이 거기 갇혀 있는지도 몰랐을 테니
그렇게 생각하지 않으면 새를 풀어 줄 수 없으니  

새는 날아갔다 굶주림과 놀람에 잠시 쓰러져 있다가
마침내 날개를 저었다

그때가 가끔 생각난다
그때 내 바람은
그 새가 굶어 죽지 않는 것뿐이었다



한 잔  


창밖에 눈이 내린다
맘껏 나눠가져도
모자람이 없는 풍경

누군가 물을 따라 놓았다
컵에 물이 가득차면
마음이 가볍지 않다 
갈증이 나도 부담스럽다

어제 누군가
자신의 컵에서 따라준 커피는
가득 차지 않아도
한 잔이었다



2011년 제1회 수상자 권정일 시인 수상한 비행법
2012년 제2회 수상자 장이지 시인 연꽃의 입술
2013년 제3회 수상자 김중일 시인 아무튼 씨, 미안해요
2014년 제4회 수상자 김성규 시인 천국은 언제쯤 망가진 자들을 수거해 가나
2015년 제5회 수상자 김언 시인 미제레레
2016년 제6회 수상자 남태식 시인 망상가들의 마을
2017년 제7회 수상자 안명옥 시인 뜨거운 자작나무 숲.
2018년 제8회 수상자 허은실 시인 나는 잠깐 설웁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