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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라문학 수록작품(전체)

19호/신작시/금시아/리좀 찾기 외 1편


리좀 찾기 외 1편


금시아



어둠의 독백 앞에서
생각은 온몸의 촉을 밝히고 있다


어둠을 체험한다
아득한 망망茫茫의 순간,
나는 나를 찾아 더듬거린다
각진 어둠 속에서 모든 각이 사라진
나의 단면을 더듬거린다
자주 헛디뎌 넘어진다


아무것도 없을 때,
아무것도 아닐 때,
나는 나를 더듬거리는 습관을 배운다


내 어깨에서
유리 조각 같은 깃털이 죽순처럼 자란다
독사 한 마리, 생각의 목덜미를
덥석 물고 달아난다
내 겁은 긴 대나무 초에 불을 붙이고
풀냄새 맡은 망아지처럼 한없이
오감 안쪽을 킁킁거린다


암흑은 막막寞寞한 존재들이 돌아선 색깔
뒷모습을 보인 깜깜한 것들의 뒤태


더듬거리는 습관에 중독되면
혹, 나는 밤하늘의 별처럼 반짝거릴까
배경의 진폭조차 없는 어둠 속에서
사람의 사지란 없다


어둠의 입술, 끝없이
빛의 만담漫談을 노래할 뿐





분실 한 장,



누군가
한여름을 걸어 놓고 갔다


까치밥 한두 개씩 매달고 있는
길옆 감나무 둥치에
짭조름한 수건 한 장,
계절의 통행표처럼 걸려 있다
여름을 견뎠다면 땀 닦을 자격이 있지
땀내 배인 감나무 목덜미에
쌀쌀한 햇살들 모여든다


숭숭 갈라 터진 나무껍질 사이의 벌레들,
가지 끝까지 올라가
햇살을 채집하던 어린 끝순들,
잔가지 타고 놀던 바람들,
저녁이 되면 아랫목 담요인 줄은 알아
색 바랜 수건 속으로
시린 발들 비집고 모여든다


여름이 분주할수록
겨울 아랫목은 등 따시고 배부르지
한여름 루머들을 수거해 와
장거리 주자처럼
관절을 늘어뜨리고 있는


농부의 깜박 잊은 분실 한 장,





*금시아 2014년 《시와표현》으로 등단. 시집 『툭, 의 녹취록』, 『금시아의 춘천詩_미훈微醺에 들다』. 제3회 여성조선문학상 대상. 제14회 춘천문학상. 제17회 김유정기억하기전국공모전 ‘시’ 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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