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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9호/권두칼럼/장종권/불완전한 사회, 시는 무엇을 해야 하나



인간은 불완전한 존재이다. 모르는 사람이 없다. 인간은 전지전능한 신이 아니다. 모르는 사람이 없다. 신조차도 실수를 하고 싸움도 한다. 모르는 사람이 없다. 그래서 세상은 불완전한 인간들이 만들어가는 사회라서 절대로 완전할 수가 없다. 이것도 모르는 사람이 없다. 그 한계는 어디일까. 사회마다 다르고, 나라마다 다르고, 시대마다 다른 것일까.

생명을 가진 존재는 사는 것이 첫 번째 목표다. 남보다 더 잘 사는 것이 그 다음 목표다. 남의 것을 훔쳐서라도 더 만족스러운 삶을 살려는 것이 본능 속에 숨어 있다. 세상에 베풀기 위해서 태어나는 사람이 있을까. 나보다 남을 더 챙기기 위해 사는 사람이 있을까. 나를 희생하여 남을 살리기 위해 사는 사람이 있을까. 자기 생명을 등한 시 하는 것도 극단적인 경우에는 옳은 삶이라 보기 어렵다.

잘 살아가는 부부가 있고, 그저 그런 부부가 있고, 날이면 날마다 불화로 살얼음판을 걷는 부부가 있다. 형제도 마찬가지다. 사이좋은 형제가 있고, 데면데면한 형제가 있고, 말이 형제이지 남만도 못한 형제도 있다. 인간은 불완전한 존재이기 때문이다. 평소에는 원만하다가도 어느날 갑자기 불화가 시작되기도 한다. 그 불화를 가져오는 불완전성은 어디에서 기인할까.

참말만으로 세상을 살아가는 것은 어렵다. 솔직하고 성실하게 살아가는 것도 어렵다. 우리는 숱한 거짓말로 자신과 세상을 속이면서 원만한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애쓴다. 나만을 위한 거짓말이 아니라 세상과 사회와 남을 배려해야 하는 거짓말이 사실은 더 많다. 솔직한 것이 능사는 아니다. 너무 솔직하여 화를 입는 경우를 숱하게 만날 수 있다. 또한 우리는 거짓말의 옳고 그름도 자의적으로 해석하곤 한다.

시적 상상력과 착한 거짓말은 통하는 구석이 얼마든지 있다. 진실은 제아무리 명석한 눈으로 뒤져보아도 찾아내기 어렵다. 진실은 없다는 것이 오히려 옳을 지경이다. 그러니까 결과적으로 참말은 있을 수 없고 모든 말들은 거짓일 수 있는 것이 보다 현명한 이해다. 사실을 사실대로 말한다고 하여 그것이 사실일 리는 없다. 그러니까 아무리 진실을 말해도 그 진실은 근본적으로 거짓일 수도 있다. 우리는 자신의 잣대로 참말과 거짓말을 판단하곤 한다는 것이다.

우리 사회는 과연 어디에 사람을 평가하는 기준을 두고 있을까. 우리 사회는 과연 어디에 세상을 평가하는 기준을 두고 있을까. 완벽함에일까. 정말 완벽한 것을 원할까. 자신은 불완전한 존재임을 익히 알고 있으면서 타인에게는 철저하게 완벽함을 요구하는 것은 아닐까. 이것이 혹시 또다른 사회적 분노에서 기인하지는 않을까.

인간의 권력을 향한 강력한 의지를 모르는 사람이 없다. 권력을 붙잡아야 굴복하는 사람들이 생기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출세와 성공과 자존은 이 권력의 정도로 평가되는 것이 일반적인 세상의 논리이다. 보다 나은 권력을 쥐기 위해 권력에 줄을 서기도 하고, 그 권력에 의해 오히려 상처를 받기도 한다. 무엇이든 권력에의 욕망을 제어하거나 포기하면 별로 할 만한 생산적인 일도 없어 보인다. 세상의 권력을 깡그리 없애버리자면 기득권 세력은 이를 결코 용납하지도 않을 것이다.

실정법을 어기면 당연히 법적 처벌을 받아야 한다. 그것이 최소한의 세상 사는 약속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법적 처벌도 천차만별이다. 아예 빠져나가는 행운아도 있고, 운수가 사나워 여지없이 걸려드는 불운아도 있다. 그러니 어차피 세상은 불공평한 것이다. 불완전한 인간들이 불완전한 방식으로 불완전하게 판가름을 내버리고 마는 세상이다. 하소연할 곳도 별로 없다. 불완전한 한 사람의 불완전한 부분이 백일하에 드러나 법적 처벌을 받아도 어쩔 수 없고, 불완전한 한 사람이 끝까지 자신의 방식대로 요리저리 빠져나가도 그것도 어쩔 수는 없는 일이다.

불완전한 인간의 불완전성이 도를 넘어간다. 시대의 흐름에 따라 변하는 사회적 가치나 정의도 본질과 크게 다른 것은 없을 것이다. 하지만 우리의 불완전한, 그리하여 사악하기조차 한 양심은 언젠가는 재앙을 불러올 것이라는 기가 막힌 진실과 정의와 도덕성이 스나미처럼 몰려오고 있다. 우리의 시는 이 시대에 무엇을 해야 하나. 우리의 시인들은 이 사회 어디에 어떤 자세로 서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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