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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역시 
고창수

[신중신]
<菊花>


달빛이 서리가루로 내린 밤과
눈물마저 얼어붙게 휘몰아친
寒波의 틈바구니에서
마지막 싸늘하게 피어난 국화 한 송이
그건보석일까. 땅 위의 한 개 파란 별일까.
목련이그중 먼저
호들갑스레 잎사귀를 털자
장미다알리아 다투어 몸을 거두고,
단풍의得勢도 무르팍을 꺾은 다음
그때에 볼 퍼르스레 언 채
匕首 하나를 꺼내든 꽃
마치 희망처럼, 使徒 바울처럼,
낙엽이 무수히 흩어진 뜨락한켠에
자그만흰국화 한 송이 피어나
이 겨울을 당황케 한다.
그날 고즈넉이, 눈만 초롱초롱 뜬 채
분명한 내색을 지어보이는
決意 하나!





소율
달빛걷기⁕


잠깐사이 해무는 밀려왔다네 
소란했던 한낮은 입을 닫았고 
별들 졸음만 쫒고 있었네
밤바다를 끊임없이 충동질하던 달뜬 휘파람 소리 
내 집 담장을 넘어 
설익은 뒤뜰의 앵두나무 잎새를 흔들곤 사라져갔네 
그 밤 파도는 유난히 잘잘거렸네

고양이가 붉은색 장화를 목에 걸고서 바다로 들었다는 소문 돌았네
하필 그 밤, 안개는 어둠 속 바다를 안고 부표처럼 떠올랐다네
어울렁더울렁대던 가슴 한 쪽이 조금씩 더워져오고 있었네

하늘에서 별들 쏟자 바다가 해맑게 미소를 짓네
솔숲을 홀리던 밤의 향기는 공간을 끝도 없이 확장해갔네
그 밤 하얀 모래밭 위로 푸른 물 뚝뚝 흘리며 걷던 달빛 보았네  

자박자박 달그림자 발자욱 새기며 걷네 

이 밤 그렇게 임 마중 하네




이명
바위를 읽다


청량사 계곡은 도서관이다
푸른 이끼로 제본된 고서 한 권을 꺼내 읽는다
이끼들이 무성하게 자라나 촘촘한 표지에서 
전단향 냄새가 난다 
바위를 제목으로 게송偈頌을 서문으로
첫 장부터 알 수 없음으로 시작되는 목차를 뒤적인다
풍자와 독설을 본문으로 동문서답하는
곧추선 발끝마다 번뜩이는 푸른 이끼들의 화려한 군무群舞 
개나 
소나 
똥막대기나 
뜰 앞의 잣나무나 
문장은 짧고 단순하다 
마음도 짐이 될 때 벗어 던져라 이르시는 벽암碧巖,
송고백칙頌古百則 바위 속 
묵직한 한 줄의 문장과 씨름하는 푸른 밤 
몰두할수록
나는 더욱 가벼워진다 




<Chrysanthemum>국화

In between the night when moonlight alighted as powdered frost
And the cold spell which raged to freeze even tears,
A chrysanthemum has bloomed coldly at the last moment.
Is it a jewel, ora blue star on earth?
Amidst them all the magnolia fussily shakes its leaves,
And the rose and the dahlia vie to retrieve their bodies.
The ascent of the maple fails
And the next moment the flower, with its cheeks frozen bluish,
Draws out a dagger.
Like hope, like Apostle Paul.
In the courtyard where numberless fallen leaves lie scattered
A tiny white chrysanthemum has bloomed,
Embarrassing this winter.
This very day, quietly,
A resolution, with open twinkling eyes,
Demonstrates a categorical intent.





[소율]
<Walking the Moonlight>달빛걷기

In a jiffy the sea fog surged my way.
The boisterous midday closed its mouth.
The stars were dozing off.
The moonlit whistling sounds that ceaselessly prompted the night sea
Climbed over the fence of my house,
Shook the leafage of the cherry tree in the backyard and disappeared.
The waves of that night were unusually clamorous.

A rumor went around that a cat, wearing a red boot on its neck,
Plunged into the sea.
That night, of all nights, the mist hugged the sea in the darkness, and
Surfaced like a buoy.
A part of the breast that palpitated was warming up little by little.

As stars poured down from the sky, the sea smiled white and clean.
The night's scent charming the pine forest expanded the space endlessly.                    
Over the sand field of that night
I saw the moonlight trudging along, dripping blue water.

The shadow of the moon proceeds,
Leaving foot prints.

This night I go out to meet the loved one like that.





[이명]
<I Read the Rock>

The valley at Cheongryang Buddhist Temple is a library.
I take out and read an old tome bound with green moss.
The thick cover grown gross with the moss smells of sandal.
With the rock as the title, and the sacred verse as the preface,
I peruse the table of contents
That begins with the unknowable from the first page.
The resplendent group dance of the blue moss
That glitters on every erect toe
Which confuses satire and paradox with the main text.
Whether it's dogs
cows
dung sticks or
the nut pine in the courtyard,
The sentence is short and simple.
The Seon master Blue Cliff tells me to shed even the mind
When it becomes a burden.
In the blue night when one wrestles with a line of weighty sentence
Inside the rock of the Sung Collection of Chan Poems
I become lighter
The more I delve 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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