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lose_btn
문화예술소통연구소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로그인 회원가입 닫기
조회 수 349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71호/신작시/이소연/고척스카이돔과 낙관주의자 엄마 외1편


고척스카이돔과 낙관주의자 엄마 외1편


이소연



엄마, 잠깐만! 나는 가지 않을래
야구공에 머리를 맞고 죽을지도 몰라


얘야, 그건 1%도 일어나지 않는 일이야
이제 포스트 시즌이야, 순위 다툼하는 팀끼리 맞붙는다고
재미겠지?


아니, 무서워
엄마, 그제 야구공에 맞고 실려 간 여자는 어찌되었을까?
죽은 것은 아니겠지, 아마 아니겠지?


얘야, 그건 진짜 1%, 우연으로 일어난 일이야
엄마! 세상엔 돌 맞아 죽은 것들이 너무나 많아


얘야, 좀 나와 줄래? 엄마 급해


엄마, 근데 우리 화장실 두 개 있는 집으로 언제 이사 가?


고척스카이돔에 가자니까,


가기 싫다고
폭우가 내리잖아,


걱정마 거긴 지붕이 있어.


난 그냥 지붕이 무서워.
세상엔 지붕 안에서 죽은 것들이 너무 많잖아.


얘야, 그건 사실 1%, 우연으로 일어난 일이래도!
엄마, 세상엔 1%, 우연으로 일어난 일로 죽은 것들이 너무나 많다고!
얘야, 그러니까 고척스카이돔에 가자. 거긴 우리 같은 사람들이 많아.
엄마, 난 그냥, 우리 같은 사람들이 너무 무서워.
얘야, 넌 정말 귀여운 아이구나. 그러니 어서.





기이한 골목



골목과 골목을 순찰차가 돈다. 범죄자는 골목에 없고 범행은 은둔한다. 너무 캄캄하다. 전봇대는 가로등과 CCTV를 목에 걸고 도대체 아무것도 기다리지 않는다. 슬리퍼 끄는 소리만이 야심한 골목에 담뱃불을 붙일 뿐. 아무도 없는 밤, 아무리 무서운 것이 있다 해도 이 골목은 깨지지 않는다. 새가 와서 창에 부딪쳐 죽어도 길고양이가 병들어 죽어도 영문도 모르는 소주병의 피가 흘려내려도 지구대 경찰관은 사건 이후의 삶은 생각하지 않는다. 늘 정해진 방향으로 골목은 순찰차를 삼킨다. 골목의 목구멍이 깊다.





*이소연 2014년 <한국경제신문>으로 등단.





List of Articles
번호 카테고리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공지사항 이 내용물의 저작권은 리토피아와 필자들에게 있습니다 백탄 2004.04.05 75536
3559 제19권(73호-76호) 74호/신작시/차성환/빅 브레드 외 1편 부관리자 2020.01.08 127
3558 제19권(73호-76호) 74호/신작시/최진/덜 싼 똥 외 1편 부관리자 2020.01.06 125
3557 제19권(73호-76호) 74호/신작시/전욱진/피라미드 외 1편 부관리자 2020.01.06 127
3556 제19권(73호-76호) 74호/신작시/권이화/사과를 깎는 습관 외 1편 부관리자 2020.01.06 231
3555 제19권(73호-76호) 74호/신작시/최지인/기다리는 사람 외 1편 부관리자 2020.01.06 133
3554 제19권(73호-76호) 74호/신작시/이기영/맹독에 물린 사람들은 심장을 도려내곤 하지 외 1편 부관리자 2020.01.06 98
3553 제19권(73호-76호) 74호/신작시/최라라/어쩌다가 외 1편 부관리자 2020.01.06 107
3552 제19권(73호-76호) 74호/신작시/윤인자/천수답 외 1편 부관리자 2020.01.06 95
3551 제19권(73호-76호) 74호/신작시/안민/운동장 외 1편 부관리자 2020.01.06 112
3550 제19권(73호-76호) 74호/신작시/한보경/개와 하모니카 외 1편 부관리자 2020.01.06 180
3549 제19권(73호-76호) 74호/신작시/김지희/이, 별이 큰 짐승인 체 외 1편 부관리자 2020.01.06 128
3548 제19권(73호-76호) 74호/신작시/정연홍/해녀 외 1편 부관리자 2020.01.06 103
3547 제19권(73호-76호) 74호/신작시/정다운/솜을 물고 외 1편 부관리자 2020.01.06 98
3546 제19권(73호-76호) 74호/신작시/고찬규/달려라 얼룩말 외 1편 부관리자 2020.01.06 109
3545 제19권(73호-76호) 74호/신작시/박해림/마네킹, 마네킹 외 1편 부관리자 2020.01.06 110
3544 제19권(73호-76호) 74호/신작시/유승도/어둠이 내리는 길 위에서 외 1편 부관리자 2020.01.06 116
3543 제19권(73호-76호) 74호/신작시/전윤호/바위구절초 외 1편 부관리자 2020.01.06 98
3542 제19권(73호-76호) 74호/신작시/백인덕/경험의 반란 외 1편 부관리자 2020.01.06 92
3541 제19권(73호-76호) 74호/신작시/조성국/무 넣고 고등어찌개를 맛있게 끓이는 방법 외 1편 부관리자 2020.01.06 110
3540 제19권(73호-76호) 74호/신작시/허형만/은총 외 1편 부관리자 2020.01.06 98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11 ... 184 Next
/ 18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