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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1호/신작시/이소연/고척스카이돔과 낙관주의자 엄마 외1편


고척스카이돔과 낙관주의자 엄마 외1편


이소연



엄마, 잠깐만! 나는 가지 않을래
야구공에 머리를 맞고 죽을지도 몰라


얘야, 그건 1%도 일어나지 않는 일이야
이제 포스트 시즌이야, 순위 다툼하는 팀끼리 맞붙는다고
재미겠지?


아니, 무서워
엄마, 그제 야구공에 맞고 실려 간 여자는 어찌되었을까?
죽은 것은 아니겠지, 아마 아니겠지?


얘야, 그건 진짜 1%, 우연으로 일어난 일이야
엄마! 세상엔 돌 맞아 죽은 것들이 너무나 많아


얘야, 좀 나와 줄래? 엄마 급해


엄마, 근데 우리 화장실 두 개 있는 집으로 언제 이사 가?


고척스카이돔에 가자니까,


가기 싫다고
폭우가 내리잖아,


걱정마 거긴 지붕이 있어.


난 그냥 지붕이 무서워.
세상엔 지붕 안에서 죽은 것들이 너무 많잖아.


얘야, 그건 사실 1%, 우연으로 일어난 일이래도!
엄마, 세상엔 1%, 우연으로 일어난 일로 죽은 것들이 너무나 많다고!
얘야, 그러니까 고척스카이돔에 가자. 거긴 우리 같은 사람들이 많아.
엄마, 난 그냥, 우리 같은 사람들이 너무 무서워.
얘야, 넌 정말 귀여운 아이구나. 그러니 어서.





기이한 골목



골목과 골목을 순찰차가 돈다. 범죄자는 골목에 없고 범행은 은둔한다. 너무 캄캄하다. 전봇대는 가로등과 CCTV를 목에 걸고 도대체 아무것도 기다리지 않는다. 슬리퍼 끄는 소리만이 야심한 골목에 담뱃불을 붙일 뿐. 아무도 없는 밤, 아무리 무서운 것이 있다 해도 이 골목은 깨지지 않는다. 새가 와서 창에 부딪쳐 죽어도 길고양이가 병들어 죽어도 영문도 모르는 소주병의 피가 흘려내려도 지구대 경찰관은 사건 이후의 삶은 생각하지 않는다. 늘 정해진 방향으로 골목은 순찰차를 삼킨다. 골목의 목구멍이 깊다.





*이소연 2014년 <한국경제신문>으로 등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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