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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권(69호-72호)
2019.06.26 09:43

71호/신작시/강미정/유월 외1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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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1호/신작시/강미정/유월 외1편


유월 외1편


강미정



텃밭에는
타 죽을 것 같은 마음을 부려놓고 풋것이 심지를 올린다
풋것은 초록의 맹목을 보여주는 것일까
맹신자처럼 하늘을 향한
기도를 텃밭에 촘촘하게 못 박은 것일까


반은 볕에 녹고
반은 살아보려고 오체투지 하는
풋것의 머리에 물뿌리개로 성수 같은 물을 뿌리면
당신에게 못 박힌 마음이 가장 먼저 타고
마음을 퍼낸 울음소리로 가장 늦게 우는


당신도 나도 벙어리처럼 질문을 잠근 염천을 가졌다
소리도 없이 타들어가는 우렛소리를
울음 속에 메운고  
반이나 녹아 없어진 마음을 다 태우고나서야
울음도 시시해져 우렛소리도 염천도
순한 짐승처럼 핏줄에 새겨진다







벌레 물린 데가 성이 나서
침을 바르고 손톱으로 꾹꾹 눌렀다


긁어서 헌데를 보고
당신은 꽃이 피었다고 말했다 


꽃은
내가 가꾸던 꽃밭에서 팔뚝으로
익어 떨어진 은행에서 열 손가락으로
머리카락에서 이마로
입에서 항문으로
가리지 않고 피워냈다
빨갛게 피워냈다


당신은 가끔 소금물로 가끔 녹두 간 물로
가끔 생쌀 씹은 물로 꽃을 솎았다


독은 독으로 풀어야 한다면서
나는 가끔 침으로 꽃송이를 꺾었다


내가 꺾은 꽃대에서는
성난 꽃이 계속 피어났다 





*강미정 1994년 《시문학》으로 등단. 시집 『그 사이에 대해 생각할 때』, 『상처가 스민다는 것 』, 『타오르는 생 』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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