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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현수 시/병뚜껑

 

 

어린 날

저 주름을 망치로 펼쳐

병뚜껑 딱지를 만들었지

양철소리도 맑은

동그란 딱지를 만들었지

주름을 펴면

둥근 원이 된다는 건 일종의 화두

그때 우리는

양철을 두드리는 구도자였지

이제 어떤 아이도

병뚜껑으로 딱지를 만들지 않지

이제 어떤 아이도

주름진 것들도

한때는

완전한 원이었다는 걸 깨닫지 못하지

 

-계간 리토피아 2013년 겨울호에서

 

박현수

시인. 문학평론가. 경북 봉화 출생. 1992년 <한국일보>에 「세한도」로 등단. 시집 우울한 시대의 사랑에게, 위험한 독서, 평론집 황금책갈피 등이 있음. 현재 경북대학교 국어국문학과 교수.

 

감상

본질을 깊숙이 살피다 보면 본래 직선이라는 것은 없다고도 한다. 그런데 사람들은 강직한 것을 좋아하고 분명하게 각이 진 것을 좋아한다. 바르게 펴진 것을 좋아하고 똑바로 서거나 똑바로 가는 것을 더 선호한다. 바르게 산다는 것도 直에 해당한다. 곧다는 것이다. 대쪽은 부러지지 않고 그대로 쪼개지는 것으로 선비들의 사랑을 받았다. 사실 직선은 쭉쭉 뻗다보면 가는 철사가 되고 날카로운 송곳이 되어 부담스러운 존재이다. 주변 사람들이 항상 조심을 해야 하고 경계를 해야 하는 서늘함이 배어있기 마련이다. 반면에 둥근 것은 어떠한가. 직선보다는 차라리 편안한 존재이다. 아무리 가까이 다가가도 다칠 일이 없는 부드러운 존재이다. 동심이 발견해가는 이런 따뜻한 세계도 세상 물이 들어가면 잊혀지게 된다. 각진 것들 사이에서 혼자 둥글기도 쉬운 일이 아닐 것이다. 그 사이로는 굴러도 자연스럽지 못하고 소리도 요란하다. 둥근 것들이 모여 살면 좋겠으나 그도 꿈이다. 세상은 아프고 요란한 길로만 가고 있다./장종권(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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