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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선0.jpg


김동선 시집 표지0.jpg


리토피아포에지․107
시詩답잖은 사과

인쇄 2020 9. 10 발행 2020 9. 15
지은이 김동선 펴낸이 정기옥
펴낸곳 리토피아
출판등록 2006. 6. 15. 제2006-12호
주소 22162 인천 남구 경인로 77(숭의3동 120-1)
전화 032-883-5356 전송032-891-5356
홈페이지 www.litopia21.com 전자우편 litopia@hanmail.net

ISBN-978-89-6412-134-4 03810

값 10,000원


1. 저자

김동선 시인은 2020년 계간 ≪리토피아≫로 등단했다.


2. 자서

붉은 팥죽처럼 늘어진 동짓날, 찰지게 내리는 눈이 넌 지금 행복하냐고 묻는다. 엉거주춤 타협한 시간은 감동적이지도 역동적이지도 않았다. 선심 쓰듯 던져진 시간 위에 끼적거린 것, 고작 그것이 전부였던 세월. 남루한 공무원 일상 속에 숨어 슬쩍 발을 들이밀었던 천박하고 흔한 기록과 기억이 어쩌면 당신의 상처를 위로할지도 모른다는 소박한 꿈, 멍하게 구름을 올려본 낡은 일탈이 한때 당신 가슴을 적셨던  유행가 가사처럼 그렇게 쓰였으면 하는 바람 삼십 년 동안 내 등을 떠밀던 그 쓸쓸한 바람이 잦아들고 있음을 느낀다.
더는 새로운 꿈을 꾸지 못하는 밤 검은 우물 속으로 한없이 추락하던 어린 시절 꿈만 끊임없이 되풀이 된다. 이제 불면의 시간을 내려놓아도 좋을 듯싶다.


2020년 여름
김동선


3. 목차

제1부 청춘은 가고 서리꽃만 무성하네
동안마을 봄  15
때늦은 후회  16
시詩답잖은 사과  18
낙원 공원  20
거미의 기술  22
봄길을 걷다 보면  24
망종  26
와신상담臥薪嘗膽  28
보개 면서기  30
처서  32
아나키스트  34
어느 날 오후  35
태풍  36
장승  38
추석 명절  40
인사발령  42
이발  44
백일홍  46
저 혼자 잠 못 드는 율곡리  48
녹슨 경첩  50


제2부 꽃은 제멋대로 핀다
홍매  53
매실  54
자작나무  55
쑥  56
자목련  58
벚꽃  59
복숭아꽃  60
으름꽃  61
불두화  62
장미  64
금계국  66
접시꽃  68
달맞이꽃  70
해바라기  72
부레옥잠  74
박주가리  76
한 방  77
도라지꽃  78
구절초  79
공무원  80


제3부 꿈에서 깬 새벽, 훔친 눈물은 달다
고라니 경전  83
눈 내리면 명퇴를 꿈꾼다  84
구부러진 날들  86
꿈꾸는 정류장  90
한식  92
그늘  94
꿈의 질감  95
백중  96
소나기  97
가뭄  98
기우제 100
북어 101
북어와 비상구 102
바람의 무덤 103
소호리 물안개 104
영정사진 106
중독 108
입동 110
배추벌레 112


제4부 바람이 호수의 경계를 넓힌다
동상이몽 115
수음 116
언덕의 자서전 118
감자 싹 120
북 주기 122
적赤 123
아버지 유산 124
살구나무 골목 126
살구나무 안부를 묻다 128
풀 130
나무가 중심을 잡는 법 132
풍경 장례식 134
횡재 135
장마 136
비 137
감나무가 있는 풍경 138
빗물로 쓴 일기 140
늙은 무용가 142
낚시 144
구름의 생애 146


해설/백인덕 사과가 필요 없는 ‘탈주脫走’를 위하여
―김동선 시의 근저根柢 탐색 147


4. 평가

김동선 시인의 시적 계기는 존재의 비극성을 확인하게 되는 순간이다. 그 근저에는 두 개의 큰 흐름이 있어 서로 충돌하기도 하고 때로는 뒤섞이면서 시작을 곤란에 빠뜨리거나 뜻밖의 결과를 산출하도록 돕기도 한다. 그 한 갈래는 ‘어머니와 아버지’가 대표하는 유년의 ‘기억’이다. 다른 하나는 ‘공무원’이라는 신분 호칭으로 등장하는 현실 ‘체험’의 비극성이 있다. 이 두 갈래는 시인의 내면세계를 지탱하는 힘이자 동시에 억압으로 작용한다.
어머니는 아버지와 시인의 이 기질과 성향의 닮음을 누구보다 먼저 파악했기 때문에 시인의 내면마저도 보호하려는 의도를 갖게 된다. 두 번째 작품인 「그늘」은 앞의 다른 시어들과 마찬가지로 ‘배경과 장애’라는 이중의 의미를 갖는다. 어머니는 ‘곡식’을 향해서는 ‘그늘’을 들어내라고 성화를 하지만, 정작 “남자 그늘이 있어야 든든하다며” 시인을 잡아두고자 한다. 여기서도 아버지는 어떤 결여(“중풍에 쓰러져 돌아가신 아버지”)로 형상화될 뿐이다. 시인이 보기에 “늙은 엄마의 뜰/숲으로 포위된 작은 빈터”(「백일홍」)엔 여전히 온전치 못한 곡식류(생활의 제유)가 넘쳐나고, “가난이나 쓸쓸함이나 그런 것들/여간해선 속내를 드러내지 않”을 뿐이다.
좀 성기게 살펴봤지만, 시인의 시적 근저로서 유년의 기억은 아버지와 어머니로 상징화된 상충하는 두 바람이 충돌해서 혼란스럽고 힘들었던 시기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5. 작품

동안마을 봄



팔려나가지 못한 벚꽃도 앞다퉈 핀다
목줄 풀린 검은 개 하염없이
논두렁을 걷는다
독한 정적만
낡은 슬레이트 지붕 밑에 쌓이고
비료 실은 트랙터를 몰고 나간 이장도
선거운동 간 부녀회장도 기척이 없다
보개산 올라가는 산길은 오래전 막히고
경로당 앞에 정자 세우고 한 잔 하자던
노인회장은 백내장 수술하러 떠나고
혼인 날짜 잡아 놓고 사라진
새색시를 기다리는 동안에도
마늘 싹은 파랗게 올라 온다





때늦은 후회



돌침대가 데워진다
얼어붙은 몸이 녹는다
껍질이 타지 않을 정도로 지지고
뒤척일 때마다 오만가지 양념을 뿌린다
수없이 잘 익은 생각을 먹음직스럽게 차려본다


오랜만에 본 너는 식욕이 없어 보여
도드라진 손목의 정맥만 슬퍼 보여
타르와 니코틴과 일상이 뒤범벅된
분홍색 손톱 사이 까만 때와
어색한 침묵이 신경을 거슬렀다
지독한 약시의 너는 변죽만 울리며
네 말만 더듬다가 슬그머니 사라졌다
불치의 병에 대해 슬쩍 흘렸던 것도 같다
내가 먼저 박차고 일어났어야 했다
창밖에는 지랄같이 눈이 내리고
축축하게 녹아내린 발자국과

가느다란 손목을 감추던
회색 카디건 보푸라기가
한참 더 눈앞에서 나풀거렸다


돌침대가 다시 차갑게 식는다
별 뚜껑을 젖히고 스위치를 켠다
몇 번을 더 뒤척거렸지만
너무 어두운가
별은 보이지 않는다






시詩답잖은 사과



흐린 하늘, 새도 자유롭게 날지 못하지
부력에 감춰진 먼지의 무게가 버거워 미안해
아니지, 미세먼지가 잘못했어
A와 B의 상관관계를 따지다가 새도 먼지도 아닌 내가
시답잖은 사과를 하지
바람의 구애를 뿌리치고 올곧게 방음벽을 오르던 담쟁이도
맥 빠진 듯 움켜쥔 손아귀 힘을 풀어버리네


목표 달성은 처음부터 불가능했다고
계절 탓하는 누군가를 위해 대신 사과하는 기상캐스터
잘록한 종아리가 닮은 고라니가
서리 맞은 청무로 허기를 채우고
미안하다는 말 한마디 없이 튀어버렸어
갈라진 발굽에 걷어차인 바람의 씨앗 주머니가
터지고 말았어! 미안해


어제 바람은 나뭇가지를 후려쳐 온 세상 단풍 물을 들이더니

오늘 바람은 사과도 없이 조신한 척 딴청을 떠는데
한 잎의 단풍도 매달지 못한 채
이별을 견뎌야 하는 나무에게도 미안하지


허리를 굽힌 채 만연한 부끄러움을 쓸어 덮는
경비원에게도 미안해
우수수 길을 뒤덮는 낙엽의 심술도
바람을 등에 업고 요리조리 피해다니는 낙엽도
바닥에 납작 엎드려 요지부동인 어떤 낙엽도
잔망스러운 낙엽의 장난이 불편한 노을만
마른기침을 퍼트리는 저녁






낙원 공원



가시에 긁힌 듯 실밥이 터진 하늘에는
상처의 붉은 기운이 미지근하게 남아있다
구부정한 추억을 흔들던 탁한 언어도
슬그머니 껍질을 벗어 놓고
하나둘 자리를 뜬다
불에 그을린 검은 손가락으로
다 타버린 재처럼 헐거운 시간을 뒤적이던
노인이 날갯죽지를 털고 일어선다
헐렁한 허기가 벤치 아래 떨어진 담배꽁초처럼
딱딱하게 식어 간다
공원에 벗어 놓은 그림자를 덥석 물고
새가 날아오른다
새의 길을 따라 또다시 먹물처럼 풀어지는 지루한 밤
가로등은 허리를 굽혀
노인이 흘린 잡담을 주워 담고
낮과 밤의 경계에 불을 켠다
얼어붙은 몇몇 기억을 지우는지

밤새도록 부스럭거리는 공원에
식혜 알처럼 삭은 별들이
알알이 떨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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