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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필.jpg


계간 아라문학(주간 백인덕)이 주관하는 제5회 아라작품상에 이성필 시인이 선정되었다. 이성필 시인은 2018년 리토피아로 등단했으며 시집에 '한밤의 넌픽션'이 있다. 아라작품상은 전년도 리토피아와 아라문학에 수록된 작품 중 우수작품을 아라문학 편집위원들이 선정한다 . 시상식은 227 () 하버파크호텔에서 가지고자 하나 연기 가능성이 있다 .

 

 

<심사평>

드러나기 시작한 시적 인식의 을 고무(高撫)하며

 

이성필 시인은 2018리토피아로 등단하여 시집, 한밤의 넌픽션을 출간했다. 주로 일상을 작품의 소재와 주제로 삼고 있지만, 결 고운 시어나 서투른 위안의 정서에 기대지 않은 채 날 선 감각과 굳건한 의지의 결실로 작품을 형상화하는데 진력하고 있다. 시인에게 일상은 세계의 전부이지만 동시에 의지로 돌파해 나가야만 하는 한계라는 투철한 시적 인식을 에둘러 가지 않고 직설적으로 드러낸다. 팽팽하다에서 너와 나 우리들의 간극은 팽팽하다./당기며 밀어내며 언제나 팽팽했다.”라고 관계에 대한 나름의 정의를 보여주는 것과 푸른 막춤에서 동백꽃 지고 나면 목련꽃이 핀다./산수유, 양귀비야 알아서들 피어라./나는 내 흥대로 둥실둥실 막춤이나 추련다.”와 같은 작품들이 앞 사실을 반증한다. 일상을 부서진 조각, 즉 파편적(破片的)으로 인식했던 것이 습작기라면 숱한 관계들에 내재한 팽팽한 긴장동백, 목련, 산수유, 양귀비같은 꽃과 잔디처럼 주목받지 못하는 존재의 관계(무관계성)’를 인식해나가는 것이 신인으로서 올바른 시의 길일 것이다.

이성필 시인은 막비시의 동인으로서 드러나는 성품 그대로 성실하게 늘 묵묵히 뒤에서 이름나지 않는 일을 잘 처리해왔다. 조급해하면 좀 답답하거나 성취라는 측면에서 보자면 더딘 것이라 생각들 때도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시인은 드디어 은연중에 이런 작품을 쓰고 또 발표할 수 있게 되었다. “억겁의 시간 속에서 셀 수도 없는 별들이 뜨고 진다./운이 좋으면 한 번 보게 될까 천년의 별 뜨고 지는 거./나는 밤마다 이미 타버린 어제의 별들만 보네.//하루 종일 꽃밭에 쭈그리고 앉아 꽃이 지는 걸 보네./꽃씨가 떨어져 꽃이 되는 걸 봄여름가을 내내 바라보지만,/억겁의 시간 속에서 나 피고 지는 걸 꽃은 보지 못하네.”(꽃밭에 앉아서) 시인의 의지가 시간을 재단하는 경지까지 뻗어감이 확연하게 보인다.

시적 성취는 하루아침에 이루어지기도 한다. 사실 이런 생각은 지극히 낭만적인생각에 지나지 않는다. ‘우보천리(牛步千里)’의 몇 걸음을 아라작품상의 수상으로 축하하고 격려하고자 한다./심의위원-백인덕, 허문태, 정미소, 천선자, 박하리

 

 

<수상소감>

초등학교 4학년 때부터인가, 친구집을 내 집처럼 드나들었다. 친구 방에 한국문학전집이 책장에 근사하게 진열되어 있었다. 그 당시에는 책이 비싸고 귀한 부의 상징이었다. 왠지 모르게 책장의 책들이 멋져 보여서 책에 호기심이 생겨 친구는 정작 쳐다보지도 않는 책을 내가 주인인 듯 갈 때마다 읽었다. 읽을수록 좋았다. 속도가 생겼다. 주로 시간상 단편소설 조금 시는 거의 다 읽었다. 그때까지의 한국 대표 시인들의 시는 그때 다 읽은 셈이다. 그게 나도 모르게 지금 내 시의 몸에 스며들었으리란 생각을 해본다. 갈수록 시가 어렵다. 시원치 않게 시를 써왔다는 말이기도 하고, 시를 전력으로 쓰고 있다는 말이기도 하겠다. 수상 소식을 받았다. 기쁨과 부담이 같이 온다. 열심히 잘해왔고 또 열심히 잘하라는 상이라고 생각한다. 독자의 심연을 출렁일 수 있는 시, 세상의 일들이 체득되어진 시, 내가 쓰고도 내가 아픈 시를 써야겠다고 다짐해본다. 영광을 주신 계간 아라문학에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이성필  

 

<수상작품>

신작로

 

 

한여름 뙤약볕 신작로를 풀풀풀 걸어간다.

선조들이 흘린 고독이라는 낱말을 주워든다.

 

신작로 옆 키 큰 미루나무 잎들이 은빛이다.

선조들은 바람에 일렁이는 순간들 사이로 온다.

 

뿌리는 구름을 끌어올려 꽃인 듯 하늘에 건다.

구름은 땅으로 걸어 내려와 뿌리 깊이 스며든다.

 

고독이 떨어진 신작로 아래로 먼지가 풀풀 인다.

방울방울 물방울로 피어오르다가 톡톡 터진다.

 

한여름 신작로 지나간 것은 지나가지 않았다.

풀풀풀 걸어가며 지나간 것은 잊히지도 않았다.

 

 

 

 

팽팽하다

 

 

삶도 죽음이 있고 슬픔도 기쁨이 있어 팽팽하다.

절규와 탄식도 안도와 평화가 있어 팽팽하다.

공기 속 들숨날숨은 왕래하여 아직 팽팽하다.

 

너와 나 우리들의 간극은 팽팽하다.

당기며 밀어내며 언제나 팽팽했다.

 

사랑은 한 발짝 가까이 늘어지기도 하여 팽팽하다.

사랑은 화들짝 멀찍이 뒷걸음치기도 하여 팽팽하다.

하늘 땅, 외로움 한 그루 심어놓고 천 년 팽팽하다.

 

 

 

 

꽃밭에 앉아서

 

 

억겁의 시간 속에서 셀 수도 없는 별들이 뜨고 진다.

운이 좋으면 한 번 보게 될까 천년의 별 뜨고 지는 거.

나는 밤마다 이미 타버린 어제의 별들만 보네.

 

하루 종일 꽃밭에 쭈그리고 앉아 꽃이 지는 걸 보네.

꽃씨가 떨어져 꽃이 되는 걸 봄여름가을 내내 바라보지만,

억겁의 시간 속에서 나 피고 지는 걸 꽃은 보지 못하네.

 

 

 

 

푸른 막춤

 

 

잔디는 아무리 밟아도 죽지 않고 자란다.

뒤엉킨 뿌리에서도 봄날의

푸른 막춤은 올라온다.

 

보리는 추운 겨울날에도 밟아주어야 잘 견딘다.

그 가녀린 뿌리로 버텨내고

막춤으로 솟아오른다.

 

동백꽃 지고 나면 목련꽃이 핀다.

산수유, 양귀비야 알아서들 피어라.

나는 내 흥대로 둥실둥실 막춤이나 추련다.

 

 

 

 

어쩌다가

 

 

신발이 찢어져서 맨발로 걷습니다.

가슴이 찢어지게 아픈 돌길입니다.

산새도 나무도 바람도 슬피 웁니다.

비 오는 산길에 어쩌다가 어쩌다가.

 

신발을 둘러메고 산길을 걷습니다.

돌 같은 후회가 가슴이 무겁습니다.

어쩌다가 어쩌다가 죄를 샀을까요.

어쩌다가 어쩌다가 발이 됐을까요.

 

두 손이 아니라 한 발이 됐습니다.

아무런 가지도 잡을 수가 없습니다.

비 오는 산길을 출렁출렁 걷습니다.

맨발을 참으며 어쩌다가 어쩌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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