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토피아 - (사)문화예술소통연구소
사이트 내 전체검색

시창작교실 연습작품방

궁(宮)
상(商)
각(角)
치(徵)
우(羽)

환자․15

페이지 정보

profile_image
작성자 정치산
댓글 0건 조회 1,518회 작성일 10-07-25 23:43

본문

환자․15
-시지프스의 후예


시지프스의 바위가 굴러가기 시작했다. 그의 하루도 쿨럭쿨럭 굴러간다. 하루도 거르지 않고 같은 시각에 중앙동 사거리를 거쳐 의료원 사거리, 환경청 사거리를 지나 이곳에 와 멈춘다. 안녕하십니까, 잘 부탁드립니다. 매일 같은 인사를 하고 환경청 사거리를 지나 의료원 사거리를 거쳐 중앙동 사거리로 되돌아 구르기를 반복한다. 4년마다 붉은 물결이 지나고, 4년마다 파랑, 초록, 노랑의 물결들이 한바탕 휩쓸고 간 자리에 서성이다 휩쓸려 죽을 고비를 넘긴 적도 있다. 아직 구를 수 있는 힘이 남아 있는 그는 그래도 그때의 황홀한 물결에 취해 매일 매일 같은 코스를 구르며 꿈을 꾸고 있다. 그의 마라톤이 언제 시작 되었는지 아무도 관심이 없지만 개의치 않는다. 그제, 어제, 오늘 중앙동 사거리를 거쳐 의료원 사거리, 환경청 사거리를 지나 다시 이곳에 와 멈춘다. 변함없이 고개를 숙이고 손을 내밀며 잘 좀 부탁드립니다. 반복하며 마라톤 코스를 구르고 있다. 또 다시 붉은 물결이 지나가고, 내일은 파랑, 초록, 주황의 물결들이 한바탕 난장을 부릴 거라는 예보다. 그는 그 때를 기다리며 오늘도 여전히 변함없는 코스를 구르고 있다. 중앙동 사거리, 의료원 사거리, 환경청 사거리를 지나 이곳에 멈추어 안녕하십니까, 잘 좀 부탁드립니다. 허리를 굽혀 인사를 하고, 다시 또 환경청 사거리, 의료원 사거리를 지나 중앙동 사거리로 되돌아 그가 굴러가고 있다. 구르고 구르는 그의 하루, 결승선이 바로 코앞이다.




2010.07.16 정치산
추천0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사)대한노래지도자협회
정종권의마이한반도
시낭송영상
리토피아창작시노래영상
기타영상
영코코
학술연구정보서비스
정기구독
리토피아후원회안내
신인상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