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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잔나와 장로들에 관한
목욕하는 수잔나(장 밥티스트 상테르의 1704작)*
기둥 뒤에서 수잔나의 목욕 씬을 관람하고 있다. 쭈굴쭈꿀 붉은 눈알들이 우유빛깔 그녀의 하얀 살에 달라붙어 스르륵스르륵 미끄러진다. 탱글탱글 살아난 눈알들이 아슴아슴 그녀의 하얀 살을 훑으며 흘러내린다. 살짝 내리깐 그녀의 눈썹이 파르르, 파르르 흔들린다.
수잔나와 장로들(틴토레도의 1555작)*
나른한 햇살이 비치는 수잔나의 주변은 온화하고 고요하다. 햇살을 받은 그녀의 피부는 더욱 더 희다. 나무와 풀 장식으로 가려진 칸막이 뒤에서 꼴깍꼴깍 숨죽인 군침이 그녀의 하얀 살을 더듬어 간다. 발, 종아리, 허벅지, 배, 가슴으로 구르는 탐욕스런 눈알들을 눈치 채지 못하고 그녀는 말간 표정으로 나른한 꿈에 잠긴다.
수잔나와 장로들(게라리 판 혼쏠스트의 1655작)*
빙글빙글 시실시실한 아귀들이 수잔나를 끌어당기고 있다. 무음으로 소리치는 그녀는 하얗게, 하얗게 소스라친다. 검푸른 풀들이 화들짝 짙은 그림자를 드리운다.
수잔나와 장로들(아르테미지아 젠틸레스키: 여성화가의 1610작)*
너만 봐 다줘야해. 날름날름 혀의 속삭임이 수잔나의 달팽이관을 축축하게 훑고 간다. 고개를 돌리고 끈적끈적한 말의 딱지를 밀어내도 더욱더 날름날름 달라붙는 혀, 일그러진 그녀의 심장이 부르르, 부르르 요동치고 있다.
* 구약성서 다니엘 외경의 일화를 소재로 한 그림들
2010. 07. 16. 정치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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