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창작교실 연습작품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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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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삭이지 못한 분을 참지 못하고, 한 번에 토하는 바다, 바다에 태풍이 치며 앞산이 멀미를 한다. 잎에 묻은 물비늘을 털어내도 발끝에서부터 가슴까지 일렁이는 수풀바다는 작달비를 동반한 큰바람에 메스꺼움을 견디지 못하고, 앙상한 가지만 남겨두고, 밤새 골짜기마다 푸른 잎을 토한다.
임신 중인 친구가 병원으로 가고 있다. 에스프레소 한 잔을 마신다. 옷을 벗고 길게 누워있는 앞산이 보인다. 뒤축이 닳아 발이 나온 구름이 힘겹게 재를 넘는다. 바위에 부딪히고, 구르며 한달음에 치닫는 물살, 나뭇가지를 놓친 참새 한 마리가 소스라친다. 몽돌의 졸인 마음이 새까맣게 타들어간다.
살내음 풀어진 골짜기. 숲의 끝자락을 들어 올린다. 음부를 드러낸 채, 입술이 갈라터지고, 땀으로 뒤범벅되어 소리치면서 열 시간이 넘도록 산고를 겪고 있는 그녀, 마른 아이를 낳고 있다. 혼미한 귓가에서 속삭이는 악마, 시간의 탯줄이 길어지고 양수에 빠진 노란 햇살, 산허리가 온통 핏빛이다. 난산이다.
임신 중인 친구가 병원으로 가고 있다. 에스프레소 한 잔을 마신다. 옷을 벗고 길게 누워있는 앞산이 보인다. 뒤축이 닳아 발이 나온 구름이 힘겹게 재를 넘는다. 바위에 부딪히고, 구르며 한달음에 치닫는 물살, 나뭇가지를 놓친 참새 한 마리가 소스라친다. 몽돌의 졸인 마음이 새까맣게 타들어간다.
살내음 풀어진 골짜기. 숲의 끝자락을 들어 올린다. 음부를 드러낸 채, 입술이 갈라터지고, 땀으로 뒤범벅되어 소리치면서 열 시간이 넘도록 산고를 겪고 있는 그녀, 마른 아이를 낳고 있다. 혼미한 귓가에서 속삭이는 악마, 시간의 탯줄이 길어지고 양수에 빠진 노란 햇살, 산허리가 온통 핏빛이다. 난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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