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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털잠바의 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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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편집부
댓글 0건 조회 1,457회 작성일 10-07-28 1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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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리수거하는 날 사각통 속으로 던져지나 봐. 흙탕물이 튄 구겨진 신문처럼 낡은 자존심을 내려놓았더니 주린 배를 채우려는 어둠이 입을 달싹거리고, 토끼를 잡아먹고 있는 고요의 등뒤에서 외로움이 웅크리고 있나봐.  

비가 오나봐. 아무것도 보이지 않아 갖가지 생각들이 보푸라기처럼 일어나는 비좁은 공간 속에서는 기억의 철길 위를 걸어가는 소멸의 시간들이 곰팡이로 증식하나봐. 옷깃의 습기를 먹고 있는 하마의 눈에 맺힌 눈물을 보고, 폴라티의 목젖이 길어지나봐. 남은 신발 한짝은 그리움을 담고 사나봐. 긴 목도리를 감고 있는 구멍 뚫린 양말은 휑한 가슴 속에 바람을 쟁이며 사나봐. 비가 오나봐.

재활용 수거하는 날, 경적소리 요란한 트럭 안에서 가만히 귀를 기울여봐. 아이들의 목소리가 들려오나봐. 재잘거리는 소리, 웃음소리를 굴려서 공놀이를 하나봐. 빗장을 열고 문이 열리나봐. 구름꽃이 피어나나봐. 몽실한 아기양이 콧노래를 부르며 엄마 양을 찾아가나봐. 소소리바람 부는 초원에 양 떼들이 풀을 뜯어 먹고 있나봐. 공글러서 가벼워진 몸이 하늘을 날아오르고 있나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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