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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의 장례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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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의 장례식
벌말에서 매기매운탕에 수제비 빚어 마시고 불콰하게 돌아오는 길, 창백한 하얀 해는 삶과 죽음의 되돌이표를 빨간 신호등에 걸어 놓고 아주 원시적으로 붉은 구름을 고인돌로 세웠다.
매일 죽어 다시 태어나는 그는 그의 장례로 분주한 주변을 구경하고 있다. 상록수 화원에서는 그의 장례에 보내지는 조화를 주문 받느라 정신이 없다. 그는 모두가 다 아는 유명인사다. 그의 유명세만큼이나 보내지는 조화도 다양하다. 다양하게 써 붙인 문구가 그들의 얼굴을 대신한다. 조화로 눈도장 찍고, 부의금으로 이름을 대신하며 바쁜 일상이 쳇바퀴에 걸려 굴러가고 있다. 그는 내일 태어나기 위해 구경하던 동백꽃에 투신한다. 툭, 투둑, 투두둑 핏빛 잔상이 낭자한 저녁이다.
제 목을 꺾어 툭툭, 투두둑 지상에서 만개한 핏빛 꽃숭어리, 동박새 날개를 타고 아침으로 승천하는 중이다. 포르르, 포르르 승천하는 소리 찬란하다.
2010. 08. 09. 정치산
벌말에서 매기매운탕에 수제비 빚어 마시고 불콰하게 돌아오는 길, 창백한 하얀 해는 삶과 죽음의 되돌이표를 빨간 신호등에 걸어 놓고 아주 원시적으로 붉은 구름을 고인돌로 세웠다.
매일 죽어 다시 태어나는 그는 그의 장례로 분주한 주변을 구경하고 있다. 상록수 화원에서는 그의 장례에 보내지는 조화를 주문 받느라 정신이 없다. 그는 모두가 다 아는 유명인사다. 그의 유명세만큼이나 보내지는 조화도 다양하다. 다양하게 써 붙인 문구가 그들의 얼굴을 대신한다. 조화로 눈도장 찍고, 부의금으로 이름을 대신하며 바쁜 일상이 쳇바퀴에 걸려 굴러가고 있다. 그는 내일 태어나기 위해 구경하던 동백꽃에 투신한다. 툭, 투둑, 투두둑 핏빛 잔상이 낭자한 저녁이다.
제 목을 꺾어 툭툭, 투두둑 지상에서 만개한 핏빛 꽃숭어리, 동박새 날개를 타고 아침으로 승천하는 중이다. 포르르, 포르르 승천하는 소리 찬란하다.
2010. 08. 09. 정치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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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장종권님의 댓글
장종권 작성일
벌말에서 돌아오는 길에 받은 느낌이 대단한 상상력으로 발전했습니다.<br />
뒷부분이 조금 더 정밀하게 다듬어지기를 희망합니다.<br />
'그는 내일 태어나기 위해 구경하던 동백꽃에 투신한다. 툭, 투둑, 투두둑 핏빛 잔상이 낭자한 저녁이다.'<br />
이 문장을 모티프화하여 전반적으로 손질하시면 아주 좋은 작품이 될 듯.<b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