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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영공원을 걸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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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영공원을 걸으며
이현미
공원 초입에 들어서자 매미들이 도열하여 크레센토로 써어썰썰 배꼽인사를 한다.
바람개비를 돌리는 아프리카봉선화를 열 발짝쯤 지나 해바라기 밭에 이르렀을 때
써얼 왁, 써얼 왁, 말매미와 맹꽁이의 현악 이중주가 시멘트 바닥을 튕기며 음표
위를 뒹굴고 ,중간 마디에 쪼로롱 쫑 , 쏙쏙쏙 새들의 합창이 오선지 위에 박힌다.
빨간 고추잠자리, 강아지풀과 개 망초 사이를 스타카토로 건너며 캉캉 춤을 춘다.
토끼 풀의 손에 이끌려 잔디구장 뒤편으로 돌아 나올 때, 야구장에서부터 쫓아온
말벌이 다가와 위이잉 물수제비뜨며 불화살을 쏘아 젖은 몸의 포로를 자빠트린다.
미군부대 담장을 넘던 며느리 밑씻개, 가시 박힌 꽃대가 레가토로 갸우뚱 기운다.
크레센토: 점점 빠르게.
스타카토: 짧게 끊어서.
레가토: 끊지 않고 부드럽게. 스타카토의 상대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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