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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자․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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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자․6
그녀가 있는 5층 요양소의 평균 연령은 70세 이상이다. 그녀는 손닿는 곳의 벽지를 뜯어낸다. 뜯어낸 곳에 보호사들의 손길로 여러 가지 꽃들이 핀다. 장미꽃이 피고, 검은 별이 뜨고, 고양이가 웅크리고, 검은 하트와 검은 가로등이 서 있기도 하다. 가끔은 병원이 떠나도록 괴성을 지른다. 서른다섯 그녀는 말을 하지 않는다. 자음모음을 적은 A4 용지를 코팅하여 가지고 다니며, 그것들을 짚으며 의사를 전달한다. 한 달에 한 번 가족이 보내주는 좋은 생각이 배달되고, 가끔 가족들이 왔다가기도 한다. 동생의 결혼 이후 발걸음이 뜸하다. 뜸한 발걸음을 메우는 가족들의 마음이 그녀의 통장으로 입금되고, 예쁜 티와 예쁜 모자, 화장품이 간호사의 손에 들려 그녀에게 전달된다. 환한 얼굴로 즐거운 표정을 짓는 그녀의 침상 벽지들이 또 너덜너덜 뜯겨져 있다.
2010. 050.17. 정치산
그녀가 있는 5층 요양소의 평균 연령은 70세 이상이다. 그녀는 손닿는 곳의 벽지를 뜯어낸다. 뜯어낸 곳에 보호사들의 손길로 여러 가지 꽃들이 핀다. 장미꽃이 피고, 검은 별이 뜨고, 고양이가 웅크리고, 검은 하트와 검은 가로등이 서 있기도 하다. 가끔은 병원이 떠나도록 괴성을 지른다. 서른다섯 그녀는 말을 하지 않는다. 자음모음을 적은 A4 용지를 코팅하여 가지고 다니며, 그것들을 짚으며 의사를 전달한다. 한 달에 한 번 가족이 보내주는 좋은 생각이 배달되고, 가끔 가족들이 왔다가기도 한다. 동생의 결혼 이후 발걸음이 뜸하다. 뜸한 발걸음을 메우는 가족들의 마음이 그녀의 통장으로 입금되고, 예쁜 티와 예쁜 모자, 화장품이 간호사의 손에 들려 그녀에게 전달된다. 환한 얼굴로 즐거운 표정을 짓는 그녀의 침상 벽지들이 또 너덜너덜 뜯겨져 있다.
2010. 050.17. 정치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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