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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수도의 슴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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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수도의 슴새
이현미
사수도의 전령사, 발기된 몸을 이끌고
이역 땅에서 봄을 부추겨 날아온 고향.
너른 물갈퀴로 삽질하고 ,뽀송한 부엽토를
이불삼아 땅속에 마련한 포근한 보금자리.
사수도의 물결에 처얼썩 별이 흔들리고
그날 밤, 파도는 여린 생명을 뱉아냈다.
새끼의 주린 입을 채우려 나선 새벽, 폐그물 올가미에 걸려
사선을 넘은 어미의 동공에 서린 핏발이 햇빛에 일렁인다.
부고를 알리듯 은사시나무는 후두둑 흐느끼고
사열하듯 쿵쾅대는 심장의 발자욱 소리 드높다.
파드득 떨며 삐죽이 고개 내민 세상에서 굴 밖을 서성이던
시궁쥐의 맛난 점심이 되어버린 털보숭이 아기 슴새.
사수도: 제주고 추자면의 무인도중의 하나, 흑비둘기, 슴새 등의 번식지로
바닷새의 번식지를 보호하기 위해 섬 자체를 천연기념물 제 333호로 지정,
보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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