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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의 하루.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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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이현미
댓글 0건 조회 2,265회 작성일 11-02-05 1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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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의 하루.1
이현미

남편이 명예퇴직 한지도 올해로 팔년 째이다.
무엇인가 할 듯 말듯 계획만 세우다가 세월만 흘러간다.
매일 새벽 세시 반에 어김없이 일어나 새벽기도를 다녀온다.
오자마자 정신없이 남편 먹을 것을 해놓고 출근을 서두른다.
성난 바람이 얼굴에 면도날을 그어대 푸르죽죽 실금이 간다.
쨍쨍한 얼음은 여민 코트의 멱살을 잡아끌어 바닥에 내동댕이친다.

시장에 들러 간병하는 할머니 찬거리를 사들고 이층빌라로 간다.
동태가 된 몸으로 들어선 집은 난방을 하지 않아 코가 시리다.
오자마자 주방에 서서 음식을 만들지만 뒤통수에 눈 화살이 박힌다.
버리는 것을 극도로 싫어하는 할머니는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한다.
할머니는 배변을 잘못해 손을 집어넣어 일일이 똥을 파내야한다.
배를 문지르며 훑어내느라 얼마나 용을 썼는지 손이 오그라들지 않는다.

할머니는 침해끼가 발동하면 괜한 심통을 부리고 사람을 후려친다.
오늘도 갑자기 얼굴을 때려 안경이 날아가고 머리끄댕이를 잡혔다.
쉐타에 넣어놓은 돈 삼만원 니가 가져갔지.
할머니, 무슨 돈이요. 우리 딸이 주고 갔는데 니가 간 후로 없어 졌어. 이 도둑년아.
노인네의 아귀의 힘이 어찌 센지 풀지 못하고 할머니, 놓고 말씀하세요 한다.
노인의 큰아들이 와서 에미의 손을 풀 때까지.

한바탕 난리를 치느라 힘이 빠진 할머니를 욕실로 데려가서 씻긴다.
할머니의 젓 가슴과 뱃가죽이 다랑이 논처럼 겹겹이 늘어진다.
말갛게 씻기고 업어서 방에 뉘자 이쁜 아가가 새근새근 잠이 든다.
큰아들이 미안했는지, 돈 이만원을 내민다. 인사치레로, 됐어요. 한다.
오른손이 주머니의 돈을 만지작거리며 눈 내리는 비탈길을 오른다.
왼손은 욱신거리는 머리통을 문지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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