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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하리-망둥이 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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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박예송
댓글 0건 조회 2,525회 작성일 10-07-28 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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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뚝길 저수지에는 옷가지가 날렸다. 


   동네 아이들이 여럿이 모여 망둥이를 잡으러 간다 했다. 무작정 동네 아이들 틈으로 들어갔다. 어디로 가는 건지 알 수 없지만 그 틈에 끼어 동네를 둘러싼 나지막한 산의 고개를 넘었다. 고개 너머로 펼쳐진 바다는 아이들이 망둥이를 잡을 수 있는 곳은 아니었다. 얘들아 어디 가서 망둥이 잡을 건대, 따라와 봐, 손끝으로 가르키는 곳은 농사지을 때 필요한 물을 잡아 놓은 저수지였다. 길게 펼쳐진 저수지의 깊이는 사람 허리정도 되는 곳도 있고 사람 한 길이 넘는 곳도 있었다. 저수지에 다달았다. 


   망둥이 잡으러 간다던 아이들 손에는 낚시 도구도 없는 빈손 이었다. 무엇으로 망둥이를 잡는다는건지, 빈손? 망둥이가 손으로도 잡힌다는 것은 망둥이의 머리를 의심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렇다한들, 손으로 잡으려면 저수지에 들어 가야하는데 수영복도 없고, 어떻게 저수지의 물속을 들어가느냐가 문제였다. 그건 나의 생각이었다. 동네 애들은 서로 눈치도 안보고 남자 여자 구분없이 팬티만 입고 저수지도 뛰어 들어갔다. 망둥이를 어떻게 잡는 다는 건지, 수영을 할 줄도 모르지만 망둥이 잡을 욕심에 동네 아이들 틈에 끼어 옷을 훌렁 벗고는 팬티바람에 저수지에서도 가장 얕은 곳으로 들어갔다. 자주 들락거리던 동네 애들은 풍덩풍덩 들어가 장난도 치기도 하고 수영도 했다. 저수지에서 동네 애들과 망둥이와의 전쟁이 시작되었다. 

   아이들은 가끔 잠수도 하면서 망둥이를 잡았다. 수영도 못하는 나는 한 손으로 바닥을 짚고 또 한 손으로는 더듬더듬, 도대체 망둥이는 어디에서 잡는 다는건지, 그것은 본 한 아이가 망둥이 잡는법을 알려주었다. 동뚝옆 숭숭 뚫린 구멍이 있다나 그 속에 망둥이가 있다고 했다. 뚫어진 구멍으로 손을 집어넣었다. 꿈틀되고 미끄덩한 느낌이 망둥이였다. 나에게도 잡힐 망둥이가 있겠다는 생각에 열심히 구멍속으로 손을 넣었다. 여기저기서 동뚝으로 망둥이를 날려 보내는 동네 아이들, 그 속에서 망둥이와 계속된 싸움 끝에 나의 망둥이도 동뚝으로 날려갔다. 내리쬐는 뙤약볕에 아이들은 망둥이 잡느라 더운줄 모르고 저수지에서 풍덩거리는데, 먼 발치에서 지켜보던 할머니 소리소리 지르며 난리가 났다. 죽을라고 환장했냐고……. 


   소리 지르는 할머니를 등 뒤로하고 아이들과 저수지에서 빠져나와 동뚝길 쑥대를 꺽었다. 나동그라져 있는 망둥이들 쑥대에 주렁주렁 꿰었다. 동뚝을 지나 마을 어귀로 들어서는 순간 맨발로 뛰어나오시는 할아버지 손녀딸 망둥이 잡아온 것을 보고 웃어야할지 혼쭐을 내줘야할지 엉거주춤한 모습에 씩 웃음으로 답하고는 할아버지 이 망둥이들 잘 말려서 드세요, 니 놈한테 잡히는 망둥이는 어떤 놈인지……. 


   망둥이는 할아버지 손에 다듬어졌고, 파리가 붙지 못하도록 장대에 올려져 서서히 말라가고 있었다. 그 해 여름은 망둥이와의 전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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