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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호/산문/천선자/아이들이 없는 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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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부관리자
댓글 0건 조회 1,400회 작성일 20-01-29 2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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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호/산문/천선자/아이들이 없는 나라


천선자


아이들이 없는 나라



국제연합UN에 따르면 65세 이상 노인인구가 전체인구의 7% 이상을 차지하는 사회를 고령화사회로 접어들었다고 한다. 또한 65세 이상 노인인구 비율이 14% 이상이면 고령화사회, 21% 이상이면 초고령화사회로 구분한다. 우리나라는 2000년도에 65세 이상의 노인인구가 전체 인구의 7.1%를 차지해 고령화사회로 접어들었다. 고령화사회는 의학의 발달, 생활개선 등으로 평균수명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인간의 평균수명이 늘어나 행복한 삶을 누리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그 이 면에는 문제점도 많이 나타난다. 대표적인 문제점은 빈곤, 고독, 질병이 나타나고, 우리나라의 고령화사회는 다른 선진국들보다 더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100세 시대라고 말하는 지금은 65세 이상의 노인을 청년이라고 한다. 65세 이상 노인인구는 대부분 연금에만 의존하여 삼, 사십년을 먹고 살아야 한다. 이렇게 고령화사회로 접어들게 된 요인 중 하나는 늦은 결혼과 저출산도 크게 영향을 미쳤다. 특히, 저출산이 나타나게 된 이유 중 큰 문제점은 경제적인 문제와 사교육비를 들 수 있다. 그리고 부모의 부제 중 부모들을 대신해서 아이들을 돌봐 주는 것은 대부분 교육기관이나 사설 교육기관, 그리고 개인적으로 맡기는 형식으로 아이들을 교육하거나 돌보고 있다. 또한 보호자의 여러 가지 여건상 그나마 이러한 혜택을 받지 못하는 아이들은 방과 후 보호자가 돌아올 때까지 집이나 놀이터에서 혼자 놀며 시간을 때우는 불안전한 환경에 놓여있는 경우가 많다. 아이를 돌보거나 많은 시간을 같이 보내는 사람의 정신건강은 아이의 정신건강에도 많은 영향을 미친다. 그리고 갑자기 낯선 환경과 부모와의 분리, 보호자와의 분리로 느끼는 불안감, 공포감은 아이들의 정서발달을 더디게 만든다. 신생아에서 유치원을 다니는 시기의 아이들은 스펀지와 같아서 그 시기는 무엇이든 흡수하는 시기이며, 사춘기아이들은 자아 발달이 형성되는 중요한 시기이다. 마치, 아이들은 은행에 돈을 저축하고 조금씩 꺼내 쓰는 것과 같이 그 시기에 저축한(사랑, 인성, 정서적) 것을 하나 둘씩 꺼내 쓰며, 긍정적인 사고와 사랑을 나눌 줄 아는 성인으로 자라야만 좀 더 세상이 밝고 행복해진다. 요즈음은 도시에서도 아이들의 울음소리를 듣기 힘들고 농촌에서는 더 힘들다. 머지않아 아기용품들조차 볼 수 없는 건 아닌지, 이러다가 미래에는 청년이 일 백 살이고, 이 백 살이 될 것이다. 인간 삶의 질을 최고로 끌어올리지 않고 고무줄처럼 수명만 늘리다가는 인구의 멸종이라는 큰 일이 벌어질지도 모른다. 피리부는 소년이 아이들을 데리고 간 곳으로 사람들도 데리고 가는 것은 아닐까. 박물관에 가야만 사람들을 볼 수 있는 건 아닌지 모르겠다. 조카딸이 해산한 곳, 산후조리원과 같이 운영하는 희망산부인과로 간다. 문을 열고 발소리와 숨소리를 죽이며 걸어가지만 아기들의 울음소리는 들리지 않는다. 조용한 복도를 지나 산모를 보고 신생아실로 가서 아기를 본다. 새근새근 자는 모습, 천사가 왔구나, 보물이 왔구나, 고개를 들어 주위를 둘러보니 열 개의 아기침대 중 서너 개에만 아기가 누워서 자고 있다. 아기가 없는 텅 빈 침대, 도대체 아기들은 어디로 사라진 거야, 또 아이들은 어디로 사라진 거야, 갈래꽃무리 뒤로 얼굴을 숨긴다. 동화책 속 아이들을 데리고 사라진 피리를 부는 소년이 나타나서 낮달을 눈 속에 담은 동구나무 아래 앉아 피리를 분다. 천상의 소리가 울려 퍼진다. 산부인과 육아실 신생아의 울음소리가 피리를 부는 소년을 따라간다. 햇살에 감긴 유치원아이들의 울음소리, 놀이터 미끄럼틀 위 어리광이, 자랑쟁이, 재간둥이, 심퉁이의 울음소리가 피리를 부는 소년을 따라간다. 초등학교 교실 창밖으로 내민 까까머리, 코흘리개의 울음소리가 피리를 부는 소년을 따라간다. 아이들의 울음소리가 피리를 부는 소년을 따라서 동네 한 바퀴, 삼천리강산 돌아 산마루, 별마루 지나 검은안개 컹컹 짖는 안개꽃 핀 강가를 지나 돌개바람을 타고 머나먼 별나라로 사라진다. 아이들의 울음소리가 전설로 남은 마을의 마을 잔칫날, 백 살 먹은 새싹들이 부모님 앞에서 무용과 노래를 부르며 재롱을 부린다. 날아라, 새들아 푸른 하늘을, 오월은 푸르구나, 우리들은 자란다, 이 아이들이 우리나라의 꿈나무이다.





*천선자 2010년 《리토피아》로 등단. 시집 『도시의 원숭이』, 『파놉티콘』. 리토피아 부주간. 본지 편집위원. 막비시동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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