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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호/신작시/이형심/바다에 쓴 상형문자 외 1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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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부관리자
댓글 0건 조회 848회 작성일 19-07-09 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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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호/신작시/이형심/바다에 쓴 상형문자 외 1편


바다에 쓴 상형문자 외 1편


이형심



창문 넘어 가까이 바다가 내려다보이는데
작은 섬 하나 툭, 밀고 들어온다
찰랑이는 햇살에 은빛 물너울은 치마폭을 휘감고
돛은 바람 따라 소스스 물길을 낸다
파도처럼 왔다가 온종일 수평선만 바라보다
훌쩍 떠나는 사람들
찻잔이 서서히 식어갈 때
전해져 오는 냉기와
콧속으로 파고드는 짭조름한 바다 냄새,
누구나 말없이 빈 바다를 마시며
섬 하나씩 품고 산다는 것을
장도 섬 풍경을 품고서야 알았다
갈매기는 상형문자를 쓰며  
먼 바다로 날아가고
사람들은 물모래 위에 발자국 낙관을 찍으며
철바람 따라 떠난다





접두사 ‘풋’



풋가지 풋고추 풋과일 풋기운 풋김치 풋콩 풋나물 풋낯 풋내기 풋담배 풋마늘 풋망아지 풋머루 풋바람 풋밤 풋배추 풋사과 풋사랑 풋수염 풋열매 풋웃음 풋인사 풋잠…


조금 덜 익은 덜 여문,
서투름과 미숙함,
정도가 깊지 않으면서 따뜻한 뜻으로 쓰이는
접두사 ‘풋’


땀 냄새 풀풀 나는 풋사과 한 입 쓱 베어 물었더니
‘풋’이라는 단어가 입 안 가득 아삭거린다


풋풋한 마음 풋풋한 우정 풋풋한 사랑
풋풋했던 한 때를 떠올리며 풋풋한 가을 마중을 한다





*이형심 2011년 《문학세계》로 등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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