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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호/신작시/허문영/작별상봉作別相逢 외 1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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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호/신작시/허문영/작별상봉作別相逢 외 1편
작별상봉作別相逢 외 1편
―2018 남북 이산가족 만남
허문영
이별하기 위해
만나는 것이라니
엄청 슬프던데요
작별 상봉이라는 말
꽃도 그렇지요
피고 지고
사람도 그렇지요
만나고 헤어지고요
지척咫尺에 두고도
작별 상봉이라니
이별하기 위해
만나는 것이라니
꽃과 나
그대와의 만남도
꼭 그렇게 되는 건가요.
북향北向에도 볕은 든다
북향집이라
해가 잘 들지 않는다
앞에 들어선
고층 아파트 때문에
빛이 더 들어오지 않는다
어두운 채 살다보니
앞 건물에 사는 사람들도 미워진다
하루 종일 집에 머물던 날
저녁 무렵 햇빛이 든다
깜짝 놀라 창밖을 바라보니
아파트 성채城砦에서 비쳐지는 반사광
이런 빛도 있다니
저녁노을이 역광으로 들어왔다
이렇게라도 빛이 들어오니
마음도 잠시 환해졌다
북향北向에도 볕은 든다.
*허문영 1989년 《시대문학》으로 등단. 시집 『왕버들나무고아원』 등, 시선집 『시의 감옥에 갇히다』. 산문집 『네 곁에 내가 있다』, 『생명을 문화로 읽다』, 『예술속의 약학』 등. 강원도문화상, 춘천예술상대상 수상. 현재 강원대학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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