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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호/신작시/소율/마른 꽃 외 1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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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호/신작시/소율/마른 꽃 외 1편
마른 꽃 외 1편
소율
아득히 머나먼 기억의 강 너머 눅눅한 늪지대에 발을 담그면
논밭 물관부의 물길 끊기는 소리 그제서야 달빛 질척이며 키가 자라는 소리
검붉은 흉터를 안고, 나는 걷는다 막막한 사막을 향해 붉은 이랑 속 그대 그림자 향해
화장, 내겐 너무 어려운 일
이른 아침부터 거울 앞에서
쉿! 감추어야 해 쉰이 넘어버린 여자의 민낯
미세한 바람에도 너무 자주 거칠게 일렁였던 내 안의 바다
*소율 1992년 《예술세계》로 등단. 시집 『브래지어가 작아서 생긴 일』, 『내 얼굴 위에 붉은 알러지』 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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