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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호/신작시/임효빈/싱싱한 이야기 외 1편

싱싱한 이야기 외 1편

임효빈

껴안아서는 안 될 끈끈한 관심

불꽃으로 피어오르는 꽃밭
달달하게 그을린 빵
재빨리 탐한 한 조각 오후쯤
담 너머 마중 나온 발랄한 바람의 이야기
여운을 뿌린 채 주절주절

쏟아지는 추문, 미치도록 싱싱하다

온도를 알 수 없는 당신과의 만찬
장미꽃 너머 푸른 속삭임
곧 떠올라 터져버릴 말, 말들
등을 타고 들어오는
단단한 믿음이 불길하다

나를 향해 달려온 팽팽한 향기
겹겹이 호기심 부풀어 오른 꽃잎들
실선으로 접은 연서
잘못 배달되었다

촉, 촉한 뿔의 각을 지운다

설익은 거울

서툰 비위 맞추기, 끝나지 않을 것 같아
 
활활 푸른 눈빛을 기대하며 너의 중심에 들었지만
토라져 버린다, 주름 섞인 빈 얼굴
괘씸인지 아닌지 배회하다 차가운 여백을 흘린다
 
꼬리 감춘 사막여우 눈웃음
첫 무대에 선 배우의 손짓을 하자
속수무책 깨진 첫사랑에 치를 떤다
 
너는 연기를 한다
 
매일 너와의 불안한 관계에 두렵지 않다 

변덕스러운 연기에 믿음이 생겼다

비로소 폭죽 요란한 미래의 규칙을 그렸다

견딜 수 없는 편견의 입맞춤, 민낯을 보는 연습 반복한다

안개의 턱을 넘는다

자주 틀린다, 나는

*임효빈 2007년 《리토피아》로 등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