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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호/신작시/배아라/알랑가 몰라·1 외 1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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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호/신작시/배아라/알랑가 몰라·1 외 1편
알랑가 몰라·1 외 1편
배아라
구름은 하늘에 몽글몽글 피어나는 하얀 꽃이지.
주태백이 놀러오면 꽃은 잠시 잠을 잔다는 걸 알랑가 몰라.
그는 밤새도록 그녀를 통째로 마셨다지.
그가 마셔버린 그녀의 머릿속은 백지였다지.
눈동자는 맑고 밤새 마신 입술은 닭벼슬이었지.
그가 마신 꽃은 더 붉어졌지. 더 활짝 피었지.
들었다 놓았다 더 붉어지고 더 뜨거워진 술은
그녀를 마시면서 비틀대던 그를 알랑가 몰라.
그녀는 알랑가몰라.
새벽 다시 술국을 찾아 순대국집을 찾았지.
들깨 두어 수푼 떠 넣는 순간 알랑가 몰라.
참깨를 넣어야 술이 깬다는 걸 알랑가 몰라.
알랑가 몰라·2
태양이 왜 뜨거운지 알랑가 몰라
태양은 달을 너무너무 사랑했지만
달이 너무 차가워 다가갈 수 없었다는 걸 알랑가 몰라
태앙은 차가운 달을 따뜻하게 해주려고 뜨거워졌지
그래도 달은 태양을 받아주지 않고 자꾸 도망다니는 걸
너는 알랑가 몰라 달은 태양이 뜨거워서
자꾸 도망다닌다는 걸 알랑가 몰라
태양은 그래도 달을 열렬히 사랑했다네
달은 태양을 가까이 할 수가 없어 안달이 났지
퉁퉁 부은 얼굴은 보름달이 되었지 너는 알랑가 몰라
태양은 달을 안고 싶어 안달이 나 빨개졌다네.
빨개진 몸 식히려고 서산을 폴짝 뛰어 넘어가는 걸
알랑가 몰라
무지개다리를 건너 달을 찾아 나섰지
낮달은 뜨거워 하얗게 질려 또 도망을 갔지
너는 알랑가 몰라
태양은 꼭꼭 숨은 달을 찾지 못해
매일매일 절망해서 바닷속으로 뛰어들지
지평선으로 태양이 뛰어들면 그제야
달은 빠꼼히 나오면서 가지 말라 가지 말라 울지.
*배아라 2018년 《리토피아》로 등단. 막비시동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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