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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호/기획4행시/박철웅/그녀, 저물고 있다 외 1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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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호/기획4행시/박철웅/그녀, 저물고 있다 외 1편
그녀, 저물고 있다 외 1편
박철웅
벚꽃 흔들흔들 피어 춤추던 날 나는 그녀의 뒤태를 보았다
꽃그늘 아래 앉아 쓸쓸히 피고 지는 그녀의 구애를 보았다
살아온 날보다 사라지는 날이 외롭다고 눈물처럼 웃고 있다
이별의 문장 풀풀 날리며 젖어가는 꽃잎을 와락 안아주었다
만취
밤이 깊다 깊은 만큼 취한 달빛이 입술을 훑고 사라진다
달빛 건넛마을에서는 별들이 깜박깜박 졸다가 사라진다
나도 졸고 달빛도 졸고 흔들리는 불빛이 스쳐 갔을 것이다
백지 같은 아침, 쓰나미처럼 모든 기억을 쓸어가 버렸다
*박철웅 2012년 《리토피아》로 등단. 시집 『거울은 굴비를 비굴이라 읽는다』. 막비시동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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