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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호/신작시/오세경/모르는 사람 외 1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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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호/신작시/오세경/모르는 사람 외 1편
모르는 사람 외 1편
―흐린 후 차차
오세경
흐린 당신이나 당신의 흐린 저녁에게
흐림의 반대는 맑음이라고 누누이 일러준들
소귀에 경을 읽는 일
흐림에서 맑음으로 가는 도중 빈번히 샛길로 빠져 ―petit a petit… 차차… 서서히… 조금씩… 더딘 별 하나가… 당신의 별로… 한창 건너오고 있는 중이듯… 그렇게 느릿느릿― 딴전을 피우느라 매양 지체되는 흐린 당신이나 당신의 흐린 저녁에게 흐림과 맑음의 대비는 느닷없는 대비는 너무 멀거나 너무 아득한 슬픔이라 흐린 당신이나 당신의 흐린 저녁이 더 어두워지는 일
흐린 당신이나 당신의 흐린 저녁에게
흐림의 반대는 흐린 후 차차 갬
모르는 사람
―은실이, 극極과 극劇의
나의 은실이는 애교쟁이
너의 은실이는 무뚝뚝이
나는 무뚝뚝이 은실이를 모르고
너는 애교쟁이 은실이를 모르듯
나의 은실이는 무뚝뚝을 모르고
너의 은실이는 애교를 모르네
무뚝뚝이 은실이는 내가 모르는 사람
애교쟁이 은실이는 네가 모르는 사람
은실이는 가짜 애교쟁이 여자?
은실이는 가짜 무뚝뚝이 여자?
극極과 극劇의 은실이는 둔갑쟁이
저기 둔갑쟁이 은실이가 온다
너와 내가 나란히 은실이를 맞을 때
은실이는 내가 모르는 사람? 네가 모르는 사람?
*오세경 2008년 계간 《시현실》로 등단. 시집 『발톱 다듬는 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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