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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호/신작시/신표균/보청기와 모음자음 외 1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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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부관리자
댓글 0건 조회 708회 작성일 19-07-04 1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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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호/신작시/신표균/보청기와 모음자음 외 1편


보청기와 모음자음 외 1편


신표균



퇴화해 가는 노인의 귓바퀴는
바깥 소리 모아주지 못하고
고막 떨림이 둔탁해진 달팽이관
모음 자음이 헷갈린다


어머니 자궁에서부터 교감신경으로 이어져 온
모음,
말소리에 기둥 세워 주지만
첫 소리든 받침 소리든 제각각 찢어지고 흩어지는
자음,
훈민정음이 어지럽다


세종대왕께서 한글 창제하실 때
보청기 출현까지는 예상치 못하셨을 터이고 보면
보청기의 흡음 능력 가늠이나 했겠는가

해체된 자음들 베틀에 날아
모음과 교직하여 고막에 전달해 줄,
비방하는 말 새겨 듣고 감언이설 가려 듣는
AI 보청기라도 등장하여 모음과 자음 궁글어
웅숭깊은 목소리 들려줄 날 오기나 할는지


그날이 오면 베토벤의 후예들
오케스트라 첼로의 저음
개미소리를 천둥소리로 들으리니
모음으로 기둥 세우고 자음으로 서까래 얹은
詩를 지을 수 있으리





철 없는 장미



철 없는 장미
계절 한 번 바꿔 보겠다는 듯
십일 월에 피어 나서는
교태어린 눈꼬리 뒤에 가시 감추고


은행나무와 몸 한 번 섞으려는지
수작을 건다
한 세월 풍파 겪노라면
너 나 없이 얼굴 누렇게 뜨는 일
한두 번 뿐이겠느냐고


오뉴월 서리 맞은 목소리로
가슴 앓는 은행잎
철 모르는 소리 그만!
단풍잎에게 물어 봐
나는 벌레 먹은 세상에 황금궁전 지었노라고.





*신표균 2007년 《心象》으로 등단. 시집 『어레미로 본 세상』,『가장 긴 말』. 『달성100년참꽃1000년』(편저). 논문: 「김명인 시의 길 이미지 연구」외. 고대문우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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