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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호/기획4행시/이외현/뱁새의 비상 외 1편

뱁새의 비상 외 1편

이외현

텅 빈 둥지에 솜털 몇 가닥 온기 있어 따듯하다.
은빛 물살에 떠밀리며 보송한 새털 둥개둥개 너울 탄다.
따라다니며 먹이 물어다 주는 어미 덕에 몸집을 불린다.
파도와 새털구름이 스크럼 짜고 절벽 향해 도움닫기 한다.

가을볕

정오의 햇살 한 점 떼어 고추에게 나눠준다.
고추 햇살 넙죽 받아 아랫도리에 바른다.
사과에게도 옜다, 너도 한 점, 햇살 떼어준다.
사과는 햇살 냉큼 받아 젖가슴에 문지른다.

*이외현 2012년 《리토피아》로 등단. 시집 『안심하고 절망하기』. 전국계간지 작품상. 막비시동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