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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호/시노래마을/정무현/서검도―박하리 시, 나유성 곡, 최혜진 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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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부관리자
댓글 0건 조회 789회 작성일 19-07-07 1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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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호/시노래마을/정무현/서검도―박하리 시, 나유성 곡,  최혜진 노래


서검도
―박하리 시, 나유성 곡,  최혜진 노래


정무현



  서검도. 나는 섬에 대해 아는게 없다. 처음 서검도를 들었을 때 해동검도, 화랑검도만 들어온 나로서는 검도의 한 분파인 줄 알았다. 그리고 섬 이름이 검도라고 붙여진 연유도 알게 되었다. 인천광역시 강화군 삼산면 서검리에 있는 섬. 교동도와 석모도, 미법도를 가까이 두고 면적 1.443㎢, 해안선길이 5.7㎞이다. 석모도에서 서쪽으로 2㎞, 강화에서 서쪽으로 10.2㎞ 지점에 있다. 2010년 기준으로 인구는 84명(남 41명, 여 43명)이 거주하고 있으며, 세대수는 41세대이다. 취락은 섬의 남쪽 선착장 주변에 분포한다. 토지이용 현황은 논 0.39㎢, 밭 0.12㎢, 임야 0.32㎢이다. 북방한계선이 지나고 북쪽으로 황해도 연안군을 마주한다. 『해동지도』와 『1872년지방지도』『강도江都』편에 지명이 확인되며, 『대동지지』에도 지명이 기록되어 있다. 『대동여지도』에도 강화도 동남쪽에 석모로도席毛老島와 주문도注文島가 큰 섬으로 묘사되어 있고 두 섬 사이에 서검도가 위치하고 있다. 『조선지지자료』에서 검도라는 지명이 보이고 섬 안에 검도산檢島山이 소재한다고 되어 있다. 이 산에 대해서는 우리말로 ‘검뫼산’이라 적고 있다.
현재 주변에 있는 섬을 연결하여 간척지가 조성되어 있으며, 대부분 농경지로 이용되고 있다. 남해안에 약간의 구릉이 발달하였고, 취락이 형성되었다. 서검리 본섬과 솔책率冊섬 사이의 내해內海를 방제防堤로 막아 간척지가 넓게 펼쳐져 있다. 전체적으로 상수리나무가 군락을 이루고 있으며 솔책에는 수령 10∼15년의 소나무가 무성하다. 주요 농산물은 쌀·보리·콩·고추·마늘 등이 생산되며, 기존에 있던 염전을 없애고 15만여 평의 대규모 대하 양식장을 설치하였다. 선박은 석모도의 하리선착장에서 미법도를 경유하여 서검도까지 여객선이 1일 2회 정기여객선이 운항된다. 1월 평균기온은 -3.0℃, 8월 평균기온은 24.2℃, 연강수량은 1,448㎜이다. 섬 거주 젊은 사람이 점점 줄어 삼산초등학교 서검분교장은 1994년에 폐교되었다. 섬의 서북쪽에 서검저수지가 소재한다. 서검저수지는 배우 이덕화가 낚시를 위해 자주 들렀다고 소문이 난 곳이다.
  그런데 검색결과 서검도의 현황이 서로 다르다. 다른 검색에서는 면적은 2.19㎢이고, 해안선 길이는 6.0㎞라고 한다. 삼산면의 주도主島인 석모도席毛島에서 서쪽으로 8km 해상에 위치한다. 이렇게 많은 수치가 달라지고 있다. 나로서는 어느 것이 정확한지 알 수가 없다. 강화군의 홈페이지를 들여다보아도 서검도에 대한 자료가 없다.  어쨌거나  강화도의 서쪽에 있어 서검도라 하였고, 이는 강화도 남동쪽에 위치한 동검도와 대비를 이루는 지명이다.
  동검도는 강화도 남동단에 인접한 작은 섬(면적 1.61㎢, 해안선 길이 6.95㎞)으로 길상면 선두리와 제방형 연도교로 연결되어 있다.  동검이라는 명칭은 옛날 삼남지방에서 강화와 김포 해협을 통해 한양으로 향하는 세곡선을 비롯한 선박은 물론 중국에서 한양을 왕래하던 사신이나 상인들을 검문·수색하던 검문소가 있어서 유래되었다고 전해진다. 지금은 그 흔적을 찾을 수 없다. 동검도 중앙부에 산지가 솟아 있고 서쪽과 동북쪽 해안은 비교적 완만 경사지로 간조 때는 사방으로 갯벌이 드러나 갯벌 사막 한가운데 있는 것 같은 착각이 든다. 가을철에는 회색의 갯벌과 붉게 물든 칠면초 등 염생식물 군락, 바람에 나부끼는 갈대꽃과 갈대 잎들이 부딪치면서 내는 사각사각 소리 등을 만끽할 수 있다. 또한 갯벌에는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저어어새와 두루미 등이 찾아든다.  동검의 아름다운 경관으로 손꼽히는 것은 해돋이, 해넘이, 갈대숲. 많은 여행객이 즐겨 찾고 있다. 동검도의 마을은 섬 서쪽의 큰말과 뒷대, 동북쪽의 서두물이다. 동검도 마을 뒷편 밭에서 빗살무늬 토기 파편과 갈돌이 발견된 것으로 보아 동검도에는 신석기시대부터 사람이 살았던 것으로 추정된다. 서검도에 비해 동검도는 이미 섬으로서의 기능을 상실하였고 도시화한 형태로 변모하고 있다. 이에 반해 서검도는 시간이 정지된 곳이라고 한다. 누구든지 서검도에 오면 무장해제 된다. 급할 것도 부러울 것도 없이 불어오는 바닷바람을 맞이하면 섬과 함께 스스로가 자연이 된다. 이런 곳에서 박하리 시인은 어린 시절을 섬소녀로 자랐다. 어린 소녀에게는 지독히도 힘들고 추웠던 기억이 우선하고 배고픔을 잊지 못하는 섬이지만 성년이 된 시인에게는 그 모든 것이 아련한 그리움이다. 서검도에는 폐허화된 건물이 아직도 많다. 그 속에는 이전의 애환이 아직도 도란도란 숨 쉬고 있는 현장이다. 어린 시인의 외할아버지는 어부로 살아온 섬의 대부였다. 그런 외할아버지는 무동력선을 끌고 다니셨다. 바람을 이용하여 노를 젓는 경험에 의해서만 몰 수 있는 배이다. 그래서 풍선배라고 불렀다. 지금은 이미 사라진 풍선배를 몰고 다녔다. 그리고 어느 날 할아버지는 여느 때와 다름없이 풍선배를 몰고 바다 가운데로 향하였다. 그리고는 영영 돌아오지 않았다. 하리 시인에게는 섬은 울음이 있는 섬이다. 지금도 서검도는 하루 2회만 운항한다. 하리 시인이 살았던 당시는 아마 정기 운항도 없었으리라. 그러한 섬은 고독 그 자체다. 올 이도 갈 이도 없는 섬에서 오로지 살기 위한 고기와의 사투만이 살 길이다. 그래서 섬사람은 언제고 이 곳을 빠져나가길 희망한다. 차라리 바다로 향하는 길은 그리도 쉬운데 육지로 나가는 길은 너무도 힘들다. 흰 눈이 꽃처럼 쏟아지는 설렘도 섬에서는 그저 얼음덩이에 얹힌 뒤엉킴뿐이다. 그러한 뒤엉킴은 바다를 벗어나지 못하고 오히려 섬을 벗어나려는 모든 것을 꼭꼭 붙들어 매 버리고 섬을 가두어 버린다. 그래서 시인은 「꽁꽁 얼었던 얼음들이 뒤엉켜 바다로 흘러간다. 밀고 밀려온 얼음들은 마침내 섬을 가두고 외줄에 묶인 여객선은 얼음 위에 앉아 있다,」라고 천연덕스럽게 관조의 눈으로 노래한다. 더욱 육지를 벗어나고자 하는 몸부림은 갯골바위에 부딪혀 거품만 일으키고 떠나려는 자는 갈 수 없고 사람의 힘으로는 어쩔 수 없는 거대한 힘만이 서로 뒤엉켜 소용돌이를 일으킨다. 갯골은 물길이다. 물길에 바위가 버티고 있으니 그 아픔은 더욱 커진다. 시인은 이를 이렇게 노래한다. 「육지로 향하는 마음들이 선착장에 머물고 갯골바위에 거품만 부서지는 섬의 바다는 떠내려가는 얼음들의 소용돌이로 출렁인다.」
  이제 섬의 평온은 예전으로부터 다시 시작하는 거다. 지금 접어야 하는 꿈은 얼음바다에 풀어놓지만 다시금 언젠가는 떠날 날을 위하여 매표소는 있어야 하고 그러한 꿈을 이루어야 할 천년의 꿈이 눈꽃으로 피어오른다. 시인은 아무리 힘들어도 떠나고자 하는 희망을 이렇게 부른다. 「떠나지 못한 보따리들 얼음바다에 풀어지며 인적 끊긴 매표소에는 바람이 홀로 놀고 거친 숨 몰아쉬는 바다에는 천년의 눈꽃이 핀다.」
  이 시는 태생적으로 한과 서러움을 가지고 있다. 이를 나유성 작곡가는 그 애잔함을 안개가 자욱낀 몽환의 길을 걸어가듯이 음표를 끝까지 이어간다. 그리고 서늘하고 한적한 기운을 전반부에 도입하고 그러한 기운을 가질 수밖에 없는 섬의 특성을 고독하게 풀어놓는다. 섬의 말할 수 없는 애환은 설명하듯 조근조근거린다. 그리고는 마침내 후반부로 접어들어서 정리하듯 음표를 풀어가며 혼자 던져버리듯 소리치다 마침내 토해버리는 거친 숨 몰아쉰 다음 평온하게 마음을 가라앉게 만든다. 이 시가 가진 서정성을 잘 표현한 작곡이다. 곡을 듣는 순간 서검도에 대한 열망이 일어날 것이다. 아직은 잘 알려지지 않은 서검도. 상대적으로 잘 알려진 동검도. 그러나 동검도는 이미 내륙이 연결되어 섬의 모습이 사라지고 이제 서검도 만이 유일하게 세월을 비켜가며 자리를 지키고 있다. 지독히도 가난했던 서검도. 지금도 서검도는 가난하다. 그러나 서검도는 육지가 갖지 못한 세월이 멈춰있고 드넓은 평지로 억새와 밭작물이 자라고 철새가 머물기 좋은 갯벌이 그대로 버티고 있어 도시의 찌든 시간을 힐링하려는 사람에게는 더없이 좋은 곳이다. 이를 탐한다면 아무도 이를 말리려는 사람이 없다.


  시노래는 리토피아 홈페이지를 찾아서 「커뮤니티>시를 노래하는 사람들>창작시노래」에서 들을 수 있습니다.





*정무현 2014년 《리토피아》로 등단. 시집 『풀은 제멋대로야』,『사이에 새가들다』. 시를 노래하는 사람들 상임대표. 아라문학 편집위원. 막비시동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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