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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호/신작시/박정규/강진바다* 윤슬 외 1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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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호/신작시/박정규/강진바다* 윤슬 외 1편
강진바다* 윤슬 외 1편
박정규
강진만의 아침 바다는
잘 다림질한 물방울 원피스 같아서
빈센트 반고흐 “아몬드 꽃”처럼
영혼을 담은 한 폭 시원한 유화 같아서
어미에서 깨어나는 세상 첫 옹알이
비눗방울처럼 반짝이는 잔한 바다
찰랑이는 파도송이
둥지에서 어미 찾는 새들의 부리 같아서
밤새 쏟아 놓은 근심들
햇살처럼 환하게 씻어
집어등에 걸어 말리는
한 점 허기 없는
맑은 아침끼니 한 사발 같아서
* 경남 남해군 강진灣(바다)
아우슈비츠
빛은 깊은 곳에 있었다.
얕은 곳에서 진실이라 부르는
망한 것을 망했다고 하는
정의는 망했다.
어둠의 부피는 덧대어지고
진실은 뱀의 몸짓으로 부활했다.
침묵한 분노,
근원적 정의는 가스실로 가고
치밀한 모의는 당당하게 군림했다.
피를 나누어 마신 자들은
피 터지게 승리했다.
잊혀지는 만큼 부활하는
흡혈의 역사.
*박정규 2003년 《리토피아》로 등단. 시집 『탈춤 추는 사람들』, 『검은 땅을 꿈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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