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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호/신작시/우동식/착한 구두수선센터 외 1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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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호/신작시/우동식/착한 구두수선센터 외 1편
착한 구두수선센터 외 1편
우동식
손등의 상처가 구두의 발자국이다
손가락의 꽃문양이 구두약 절임이다
이마의 주름살이 가죽의 결이다
‘세상을 수선하고 광도 내야지요’
앉은뱅이로 한 평 공간에
둥지 틀고 앉은 아저씨의
세상 읽는 눈
구두의 자국은 세상과의 입맞춤
거친 호흡에는 더 깊은 골이 패인다
비틀거리고 정신을 차릴 때마다
몸의 흔적들을 지우면서
뒷골목을 돌아 나올 때는
닳아진 뒷굽 만큼 자존심 밟히기도 했겠지
때 묻은 세상 닦아내는 게 그리 쉽겠는가
광기 어린 꽃이 그냥 피겠는가
윤기 나게 삶을 닦아보는 것이다
덧댄 밑창에 구멍이 나고
안창가죽에 발가락이 기어나와도
댕까를 거쳐가는 구두는
세상의 중심을 향해
번쩍번쩍 걷는다
점란
휘영청 늘어진 폼이며
날개로 접어올린 촉이며
잎싹의 바람 타는 여유며
색色으로 여는 부드러운 유혹이며
훤칠 훤칠하네.
뼈 마디마디
하얀 꽃이 피던 날이었어.
제 몸을 꺾는 향기가
예배당을 가득 채웠어
그렇지
목이 곧은 백성보다
고갤 숙일 줄 아는,
위로 뻗는 등등한 기세보다
아래로 아래로 손 내밀더라도
한 세상 연출할 수 있다니까
넌출넌출 나비춤 추면서
내리 사랑 접고 접다보면
바닥에 찍은 꼭지점마다
새끼 접란으로 뿌리 내려
더 폼나게
한 생을 경작하거나
청지기의 경건한 삶 지킬 수 있다니까
*우동식 2009년 《정신과 표현》, 2015년 《리토피아》 로 등단. 시집 『바람평설』, 시 해설집 『바다갤러리』 한국작가회의 회원. 여수일보 편집위원. 여수갈무리문학회장, 여수물꽃시낭송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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