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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호/신작시/이선균/난독難讀 외 1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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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호/신작시/이선균/난독難讀 외 1편
난독難讀 외 1편
이선균
뜻밖의 문자메시지 날아들었다. 끊어 읽을 수 없는
알면 알수록 어지러워지는 호칭으로부터
―위전정부후벽저분화관상샘암을 만났지 인연을 손질하라고 하는군
낯설고 긴 병명, 위암이라고 검색된다. 순간
뺨을 스치는 북소리
그의 행적은
한여름 밤의 진눈깨비
번역할 수 없는 동어반복의 발자국
어느 지점에서 그를 끊어 읽으면 제대로 해석할 수 있을까.
뭉개진 저간의 갈피에서 판타지 편을 솎아내 안부를 묻는다.
불 꺼진 전화기 혼자 뜨거울 것이다.
무를 씻다
단순하고 다툼이 없다.
가식 없고
한결같이 꾸밈없고
아무것도 없이 꽉 찬
너를 씻는 것이 좋다.
눈雪처럼 순한
너를 썰고
너를 버무리고
둥글둥글 닝닝해져
무의 마음이 되어간다.
저절로 모서리가 지워져
아무렇지 않아지는
겨울 저녁이 희다.
*이선균 2010년 《시작》으로 등단. 시집 『언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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