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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호/근작읽기/정치산/따뜻한 온기와 위로를 주는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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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호/근작읽기/정치산/따뜻한 온기와 위로를 주는 시
따뜻한 온기와 위로를 주는 시
―박철웅 시인의 근작시
정치산
살아 있는 모든 생명들은 각자 주어진 삶을 살다가 생을 마감할 때까지 끈질기게 제가 처한 환경에 적응하며 꿋꿋이 버티며 최선을 다해 살아간다. 좀 더 나은 환경이거나 열악한 환경이거나 그것이 어떠한 것이든 각자가 주어진 환경에서 최선을 다해 생을 살아낸다. 그것이 최선이라고 배우고 열심히 살아왔던 세대들의 생각이다. 하지만 사회환경이 바뀌고 고령화가 가속화되면서 최선을 다해 열심히 살아온 그들에게 주어진 것은 사회에서의 내몰림이다. 아직은 젊고 할일이 많은데 이젠 더이상 그들에게 주어지는 일이 없다. 언제 퇴출 될지 모르는 살얼음판 위에서 불안한 눈빛으로 하루하루를 숨죽이거나 이미 퇴출 되어 원하지 않은 구박덩이 삼식이가 되어 있다.
가장으로서 가족의 생계를 책임지며 결코 굴하지 않겠다고 다짐한다. 하루 세끼도 간당간당하면서 마음의 선물이라며 상사나 거래처에 굴비를 보내며 마음의 위안을 얻었던 그들이다. 상대의 입맛에 쏙 들기를 바라는 진심을 담아 굴비를 보내며 이것은 결코 비굴이 아니라고 그저 그대도 나도 기 좀 살아 보자고 보내는 선물일 뿐이라고 다짐하면서 가는 동앗줄 하나 붙잡아보는 심정으로 살얼음판을 건너는 것이다.
이제는 모든 걸 내려 놓고 거울앞에서 굴비 꾸러미를 읽어내려간다. 비굴비굴비굴비굴 읽혀지는 굴비가 민망스럽기까지하다. 그래도 산전수전 안주 한 접시 시켜놓고 탁주 한 사발 따라주고 마시며 몽롱한 하루를 건너고 또 건너서 내일을 준비하는 것이 우리 소시민의 삶이리라 시인은 생각하는 것이다.
퇴근하고 가다가 술집에서 끓고 있는 음식 속에서, 정육점의 진열장에서, 개업집 사무실에서, 마주치는 돼지의 여러 모습이다. 우리 사회에서 무시할 수 없는 돈과 연관하여 거기에서 벗어날 수 없는 우리의 모습을 지폐 다발을 물고 서걱서걱 웃고 있는 돼지의 모습에 겹쳐 놓은 시인의 씁쓸한 마음을 엿볼 수 있다. 하지만 힘든 곳에서 우리를 위해 일하는 미화원 아줌마에게 ‘안녕, 아줌마’라고 인사를 건네는 시인의 따뜻한 마음을 접하며 그의 온기를 받는다.
시인은 사물을 보거나 주변을 볼 때 허투로 지나치지 않는다. 시인은 따뜻하고 긍정적인 시선으로 사물을 바라본다. 따뜻하고 긍정적인 에너지를 가지고 주변을 보며 사회현상에 대해 풍자와 반어로 이야기 한다. 박철웅 시인의 시편에는 이런 시선들이 담겨 있다. 그의 시들에는 따스한 온기가 스며있다. 연민과 사랑이 담겨있다. 공손한 마음이 들어있다. 사회에 대한 풍자와 함께 따스한 온기와 긍정적인 시선으로 현시대를 바라보는 시인의 시집 『거울은 굴비를 비굴이라 읽는다』의 시편들에 나타난 시인의 시선을 따라가다 보면 가슴이 따뜻해지고 힘든 하루를 위안 받게 된다.
어젯밤 꿈속에서 한 사람을 만났는데
간도 쓸개도 없는 한 사람을 만났는데
초승달처럼 웃고 있었다
탁주 한 사발에 호탕하고 선량했던 그였는데
허허허 웃음 속엔 평화가 깃들었던 그였는데
우울을 못내 사랑하여 우울 씨가 된 그였는데
정신병동에서 설핏 스치고 지나갔던 것 같았는데
이제, 우울을 잊고 치매를 사랑하게 되었는데
앳된 웃음 머금고 꽃 진 청년이 되어가고 있었는데
멀쩡한 간과 쓸개를 가진 자들만
타오르는 불빛 속으로 질주하고 있었다
간도 쓸개도 활활 전력 질주하고 있었다
―「화려한 외출」
시 제목이 「화려한 외출」이다. 그뭔가 화려하고 멋진 일들이 벌어질 것 같은데, 아무리 읽어봐도 그런 구절은 없다. 아니 외로운 외출이다.
‘어젯밤 꿈속에서 한 사람을 만났는데, 간도 쓸개도 없는 한 사람을 만났는데 초승달처럼 웃고 있’는 사람을 만나며 예전의 그를 기억한다. ‘탁주 한 사발에 호탕하고 선량했’고, ‘웃음 속에 평화가 깃들었’으며 ‘우울을 못내 사랑하여 우울 씨가 된 그’를 기억한다. ‘정신병동에서 설핏’ 본 것도 같았는데 이제는 ‘치매를 사랑하는 그’사람이 ‘꽃진 청년으로 되어가’는 한 사람을 따스한 눈으로 바라보고 있다.
아마도 시인은 우울 씨를 바라보다가 치매에 걸린 사람까지 생각하게 된 것 같다. 치매환자는 과거 속에 살기 때문에 간도 쓸개도 필요 없다. 그러므로 이는 버린 것이 아니라 불필요한 가면을 쓰지 않는 것이다. 어린아이 같은 순백의 동심으로 돌아가는 것이다. 치매환자는 최근의 상황을 잊어버린다. 오히려 먼 기억만 떠 올리며 헤죽헤죽 웃프게 웃는다. 기억을 잃어버린 치매환자는 기억을 찾아 외출을 하는 것이 화려한 외출이라고 시인은 말한다. 하여 사랑했던 사람들, 즐거웠던 순간들을 떠올리고 먼 산을 둘러보며 강둑을 따라 걷기도 하고 눈 오는 날의 커피와 첫 키스, 아물아물한 기억을 회상할 것이다.
퇴근하고 가다가 술집에서 그를 보았다
부글부글 끓고 있었다
끓다가 늘어지다가 오므라진 그는
할 말을 잃고 있었다
술집 건너가게 진열장에서 그를 보았다
몸은 발가벗겨졌고 쭈뼛쭈뼛하던 털까지 깎아
진열장에 놓여 있었다
할 말을 잃은 듯했다
이렇게 잔인할 수가 있느냐고
이렇게 발가벗길 수가 있느냐고
며칠 후 친구 사무실에서 그를 보았다
몸통은 사라지고 얼굴만 내밀고 웃고 있는
황망한 모습을 보았다
큰 절을 하였다
무수히 쏟아지는 혀들이 머니? 머니! 하였다
만 원짜리 지폐를 다발로 문 암퇘지 하나
서걱서걱 웃고 있었다
―「돈」
퇴근하고 돌아오는 길에 동료들과 산전수전 안주와 함께 술 한 잔 또 한 잔 그렇게 거듭하다보면 취기가 돌고 돈이 돌고 너도 나도 국밥을 후루루 마신다. 국밥 속의 돼지가 나는 돈, 나는 돈, 돈이라고 눈을 부라리는 것이 보이는 것 같고, 부글부글 끓는 탕 속에서 한 생을 주저리주저리 푸념하는 것도 같은 소리들을 시인은 듣고 있다. 당신이나 나나 한 세상을 살다가는 것은 결국 같은 거 아니냐고, 다만 서로 다른 모습으로 다른 표현으로 살아갈 뿐이라고, 현자처럼 애기하는 그의 이야기를 묵묵히 들어주는 시인, 그는 발걸음을 돌려 집에 가는 길이었겠지. 정육점에 걸려있는 빛나는 돈의 육체. 머리털도 솜털도 다 벗겨진 채 날 것으로 웃고 있는 돈과 마주치는 진열장 앞에서 어쩌면 한참동안 묵념을 올렸을지도 모른다. 아니 그냥 스쳐갔을지도 모른다. 스쳐갔지만 뇌리에 남은 삶과 죽음의 영상들이 무의식 속에 남아 있었을 것이다. 그러다가 어느 날 사업하는 친구의 개업식장에 갔다가 또 마주친 돼지머리. 그 돼지머리 밑에서, 돼지 입에 돈다발을 물려주면서 연신 머리를 숙여 큰절하는 사람들, 돈에게 돈을 물려주는 참 요상한 풍경을 보면서 돼지는 웃고 사람들은 숙연하였을 것이다. 히죽히죽 웃는 돼지의 미소. 살아서는 그 웃음을 보여주지 못하였으면서 죽어서야 비로소 보여주는 그 웃음을 보면서 시인은 씁쓸하면서도 연민을 느꼈을 것이리라. 시를 읽으면서 나도 서걱서걱 웃고 있는 건 아닌 지, 왠지 몸이 오돌오돌 떨린다.
너를 볼 때마다 결코 굴하지 않겠다는 이자겸이 생각이 난다. 해마다 굴비를 보내면서도 이것은 결코 아부가 아니다,는 선비가 생각이 난다. 굴비를 바라보며 나는 정말 굴하지 않고 있는가, 굴비처럼 가슴에 소금을 뿌리며 햇살과 바닷바람에 잘 말라 가고 있는가, 생각한다. 굴비는 결코 비굴이 아니다. 그저 고품격 조기일 뿐이다. 몸에 기를 살려주는, 그대도 나도 기 좀 살아보자는 마음의 선물일 뿐이다. 내 비록 하루 세끼도 간당간당하지만 굴비를 보낼 때마다 동아줄 하나 잡은 것처럼 안심이다. 이건 그저, 그대 입맛에 쏙 들기를 바라는 진심일 뿐이다. (한 번 맛을 보면 쑤욱 빠져들어갈 것이다.) 거울을 본다. 굴비가 눈을 끔벅끔벅거리면서 웃고 있다. 거울에 비치는 굴비, 눈 없는 거울이 굴비 꾸러미를 읽기 시작한다. 비굴비굴비굴비굴…, (읽히는 굴비가 민망스럽다.) 나는 그럴 때마다 다시 거꾸로 읽는다. 무항산무항심, 입안의 혀를 돌돌 말아가며 나 스스로를 변호한다. 굴비여, 가슴에 소금을 뿌리며 너는 오늘도 햇살에, 해풍에 잘 말라 가고 있는가.
―「거울은 굴비를 비굴이라 읽는다」
굴비를 인터넷에서 조회해보면 조기를 굴비라 부르던 사연이 있다. 고려 16대 예종 때 이자겸은 그의 딸 순덕을 비妃로 들여서 그 소생인 인종으로 하여금 왕위를 계승한다. 또한, 인종에게도 셋째 딸과 넷째 딸을 시집보내, 중복되는 인척관계를 맺고 이를 업고 권세를 독차지 하며 은근히 왕이 되려는 야심을 품는다. 그러나 그 뒤 최사전이 이자겸 일당인 척준경을 매수하여 체포한 후, 영광 법성포로 유배시켰다. 그는 바닷가 유배지에서 귀양살이를 하면서 소금에 절이고 햇살과 바닷바람에 말린 조기를 먹어보니 그 맛이 일품이겠다. 하여 혼자만 그 맛을 알기에는 쪼매 거시기 하고 왕에게 보내자니 아부나 하는 것 같고, 하여 선비의 자존심도 살려야 하기에 이 지역 특산품인 말린 조기를 왕에게 진상하면서, 이는 결코 자기의 잘못을 용서받기 위한 아부가 아니고 비겁하게 목숨을 구걸하지 않겠다는 의미로 굴비屈非라 명명하였다 한다. 과연 이러한 행동이 굴비인지 비굴인지 쉬이 판단하기 어려울 것 같다. 요즘은 김영란법 때문에 귀한 굴비를 선물로 보낼 수 없으니 비굴이 아닌 굴비를 맛보기는 더욱 힘든 시기가 되었다.
가장으로서 가족의 생계를 책이지며 결코 굴하지 않겠다고 시이은 다짐한다. 하루 세끼도 간당간당하면서 마음의 선물이라며 상사나 거래처에 굴비를 보내며 마음의 위안을 얻었던 그들이다. 상대의 입맛에 쏙 들기를 바라는 진심을 담아 굴비를 보내며 이것은 결코 비굴이 아니라고 그저 그대도 나도 기 좀 살아 보자고 보내는 선물일 뿐이라고 다짐하면서 가는 동앗줄 하나 붙잡아보는 심정으로 살얼음판을 건너는 것이다.
이제는 모든 걸 내려 놓고 거울앞에서 굴비 꾸러미를 읽어내려간다. 비굴비굴비굴비굴 읽혀지는 굴비가 민망스럽기까지하다.
화장실 변기가 하얗게 빛이 나고 있는데, 철없는 아이는 허옇게 안부를 묻고 있는데, 변기 위에는 두루마리 휴지가 펄럭이고 있는데, 아줌마는 하얗게 웃고 있는데, 평화의 비둘기는 구구 바닥을 쪼아 먹고 있는데, 서울역 지하도에는 낭만시인들이 구구 바닥을 핥아 먹고 있는데, 아이는 창문을 열고 창문을 닫고 있는데, 오줌은 숨이 막히도록 쏟아지고 있는데, 아줌마는 여전히 빛이 나도록 하얗게 웃고 있는데, 여봐 아줌마, 반말은 무성하게 자라나고 있는데, 지하철은 저녁놀 같은 헤드라이트를 켜고 달려가고 있는데, 청춘은 콩나물시루처럼 실려가고 있는데, 네온사인은 오늘밤도 춤을 추고 있는데, 아이는 자꾸만 창문을 열고 창문을 닫고 있는데, 의자는 빤히 바라보고 있는데, 모래시계는 눈물을 흘리고 있는데, 아줌마도 한때는 눈부시게 춤을 추었지. 강가의 능수버들이 춤 출 때마다 내일은 꽃이 피어난다고 팝콘 튀듯 웃곤 했지. 추수가 끝난 들판의 허수아비, 찬바람만 슝슝 들어차는데, 아줌마는 안부를 묻고 있는데, 오늘도 하루는 잘 흘러가고 있느냐고, 변기가 하얗게 빛이 나도록 안부를 묻고 있는데,
―「안녕, 아줌마」
고층빌딩이거나 공중화장실이거나 화장실마다 아줌마들이 화장실청소를 한다. 남자가 볼일을 보던 말던 화장실 거울과 변기와 바닥을 쓱쓱싹싹 빛이 나도록 닦는다. 변기를 닦으면서 관리감독하는 자의 눈치를 보고, 막말에 반말까지 들으며 무시당하는 것이 언론이나 방송을 통해 비일비재하게 듣고 보게 된다. 보이는 곳이나 보이지 않는 곳에서 남들이 꺼려하는 일을 누군가의 편리를 위해 하고 있는 그들에게 고마워 해야 한다. 고마워 하지 못할망정 무시하고 함부로 하는 것은 잘못 된 일이다. 이 땅의 많은 사람들이 남들이 하기 어렵고 꺼리는 일들을 하며 살아가고 있기에 편안함과 깨끗함을 누리고 편리하게 사용하고 있는 것이다. 눈군가가 그런 일들을 해 주기에 누릴 수 있는 것들에 대해 감사하고 고마워 해야지 무시하고 함부로 대하여서는 안되는 것이다. 돈보다, 지위보다 더 아름답고 숭고한 일을 그들은 하고 있는 것이다. 다른 사람들의 편리를 위해서 수고를 아끼지 않는 것이다. 그런 수고로움에 대하여 시인은 변기가 하얗게 빛이 나도록 안부를 물으며 감사를 건네는 것이다.
오늘 아침 조간신문에서 당신의 부음 소식을 접했습니다. 구정 설날, 아파트 베란다에서 젖은 빨래처럼 널려 있다가 휴지처럼 휘날렸다는 당신의 이야기. 어제도 그제도 당신의 이야기를 듣고 있었는데, 점점 당신의 이야기들이 쓰나미처럼 몰려오는데, 언제부터 우리는 휴지처럼 사라지는지, 가슴이 허허로운 자는 밀려나야 하는지, 그냥 못남 때문이라고 그 못난 우리들의 모습이 머지않아 우리의 아이라는 예감 때문에 석양은 저녁마다 울먹이다가 하늘을 적셔 놓는데, 몇 해 전 몸을 던진 후배의 국화꽃 영정 앞에서 이야기꽃을 피우던 사내들, 사실 우울 씨는 그 사내들 앞에서 더 주눅이 들었던 것인지도 모르는데, 국화꽃이 시들어 갈수록 술판과 담소는 깊어가고 있는데, 오늘은 부음 따라 날도 우울하고 거리엔 아이들이 떨고 있는데, 별이 지는 어느 마을에서는 눈물도 흘리지 못하는데, 거리에는 3포 5포 7포 세대들이 휘적휘적 걸어가고 있는데, 바람소리만 들어도 허걱, 숨이 막히는데, 낙화하는 n포 꽃잎들을 바라보면서 당신도 몸살기가 도나 보군요. 벼락이 치고 천둥이 치고 비바람이 불어올 것 같은데, 비 온 다음에 무지개가 뜰 거라는 우울 씨는 오늘 밤, 영혼이나마 위안을 받을 수 있을지요.
―「우울 씨, 사랑해요」
‘우울 씨 사랑해요’를 읽으면서 도처에서 휘날리는 우울을 본다. 여기저기서 휘날리는 우울들. 어제도 그제도 슬픈 소식들이 연달아 들려온다. 잘들 산다는 데 왜 대한민국의 행복지수가 바닥을 기고 자살률 또한 OECD 회원국 가운데 1위인가. 행복은 어디에서 오고 불행은 또 어디에서 오는 것인가. 거리에서 마주치는 사람들을 볼 때마다 웃음은 사라지고 심각한 표정, 피곤에 찌들은 표정들이 홍수를 이룬다. 어쩌다가 술집에서만 왁자지껄, 내 언제 아프다 한 적 있느냐고, 가난하다고 한 적 있냐고, 내가 웃지 않은 적 있느냐고 빈 항아리의 소리가 크듯이 고래고래 소리 지른다.
시인은 아침 조간신문에서 부음 소식을 접했다. 우울을 견디지 못하여 투신자살한 할아버지의 이야기, 그런 이야기들이 굴비꾸러미처럼 기사화되는 것을 보며 몇 해 전 우울을 견디지 못하여 자살한 후배의 장례식장 모습을 떠올리며 어쩌면 나일 수도 있고 우리일 수도 있는 우리의 아이들일 수 있는 우울 씨 전성시대에 대한 생각을 하게 되었을 것이다. 어쩌다 웃음보다 더 깊은 우울을 사랑하게 된 사람들, 별이 지는 어느 마을에서 눈물도 흘리지 못하고 거리에는 3포 5포 7포 이제는 9포까지 회자되는 이 사회에서 그 절망감을 어쩌지 못해 바람소리만 들어도 낙화하는 꽃잎들을 보면서 그래도 새로운 열매 맺을 것이고 비 온 뒤 무지개는 뜰 거라는 위안을 전한다. 시인은 현 사회에 대해 안타까운 마음과 거기에서 살아 가고 있는 우리들의 모습을 보며 연민과 안타까움을 드러내면서도 긍정적인 에너지를 잃지 않는다. 시인의 따뜻한 온기와 긍정적인 에너지가 오늘을 살게 한다.
*정치산 2011년 《리토피아》로 등단. 시집 『바람난 치악산』. 제14회 강원문학작가상, 제2회 전국계간지 작품상, 제16회 원주문학상, 제2회 원주여성문학상. 막비시 동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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