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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호/신작시/이상호/바깥 외 1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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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호/신작시/이상호/바깥 외 1편
바깥 외 1편
이상호
겨우내 쓰던 난로를 바깥에 내놓았다
바람이 쓸어주고
빗물이 씻어주고
햇볕이 핥아주고
한시도 그냥 내버려두지 않는다
요즘 사람들은 잘 하지 못하는
식구 같은 손길에 이끌리는지
노을에 붉게 물들기 시작한다
이제 제 안으로 들어가려는가 보다
참새마저
들길을 걷는데
저만큼 풀섶에
참새 한 마리
쪼르르 내려앉는다
잠시 먹이를 쪼다가
거리가 좀 좁혀지자
연신 두리번거리더니
포르릉 날아가 버린다
잠깐 쳐다만 보았을 뿐인데 나는
그냥 가던 길 가고만 있을 뿐인데
들풀이나 들꽃과는 다른가 보구나.
*이상호1982년 《심상》으로 등단. 시집 『금환식』, 『그림자도 버리고』, 『시간의 자궁 속』, 『그리운 아버지』, 『웅덩이를 파다』, 『아니에요 아버지』, 『휘발성』, 『마른장마』. 현재 한양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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