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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호/신작시/신정일/사람들이 내게 묻는다 외 1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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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호/신작시/신정일/사람들이 내게 묻는다 외 1편
신정일
사람들이 내게 묻는다
길을 걸을 때
사람들이 내게 묻는다
얼마나 더 걸어야 밥을 먹느냐
얼마나 더 걸어야 버스를 타느냐
얼마나 더 걸어야 머물 집이 있느냐
나는 길의 끝에 식당이 있다
길의 끝에 버스가 있다고 대답한다
사람들은 내게 묻지 않는다
얼마나 더 걸어야 자유가 있느냐
얼마나 더 걸어야 희망이 있느냐
얼마나 더 걸어야 마음의 평화를 얻을 수 있느냐
이렇게는 묻지 않는다.
길은 저 앞에
아스라하게 펼쳐져 있는데
화산에서·2
화산이
왜 화산인가
오래 오래 걷고서야
알았습니다
그리움으로 불타오르다가
한순간 불기둥으로 치솟던
용암들이 한순간에 굳어져
봉우리, 봉우리들을 일으켜 세운 산
그 바위산에 뿌리를 내리고
서로 기대어서
천 년 만 년을 사는 산
화산은 구름을 품고 있었습니다
*신정일 1989년 『우리의 산과 강, 옛길을 걷고』 로 활동 시작. 문화사학자. 도보여행가. 시집 『꽃의 자술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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