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토피아 - (사)문화예술소통연구소
사이트 내 전체검색

수록작품(전체)

15호/신작시/이옥/일출 외 1편

페이지 정보

profile_image
작성자 편집부
댓글 0건 조회 1,030회 작성일 17-10-27 12:26

본문

신작시



이   옥





일출



첫차를 타야 하룻길로 오를 수 있었던 서울


엄마는 꼭두새벽
쌀뜨물에 좁쌀을 넣어 끓인 물에
흰밥을 말아 주셨다
“온통 낯선 거 투성이니
배라도 두둑해야 서러움이 덜하다”며 말을 아꼈다


시골살이 딱히 살아갈 재간이 없었는지
나의 내일을 도둑 맞듯
무작정 완행버스에 짐짝처럼 올려졌다


창밖에 긴 터널 같은 어둠
유리창에 서렸던 성에꽃
입김으로 지워가며
보고자 했던 것들


굽은 길 넘어 넘어로
울진에 닿자
핏빛으로 물들었던 바다,
울고 있었구나 바다야






삭제되지 않는 시간




이별도 사랑이다


계절이 오가는 길목에 서면
커서의 깜빡거림으로 다가온다


휴지통에 담긴 메일처럼
아주 떠난 게 아니다


비바람에 떨어지는 꽃잎도 붉은데


내 안에서 멈춰진 시간이
빠져나가지 못하고 있다






이옥  2009년 《시에》로 등단. 저서 『 길인 줄 알고 간 사람 얼마나 있을까』

추천0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사)대한노래지도자협회
정종권의마이한반도
시낭송영상
리토피아창작시노래영상
기타영상
영코코
학술연구정보서비스
정기구독
리토피아후원회안내
신인상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