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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호/신작시/오서윤/알제리 악사 외 1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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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백탄
댓글 0건 조회 895회 작성일 17-10-27 1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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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작시


오서윤




알제리 악사




알제리 사람 기타에는 바다를 건너온 리듬이 붙어있다 거친 바다와 잔잔한 바다의 낙차가 클수록 거리에서 보내는 시간은 검은 얼굴을 하고 있다 지하철이 지하에서 지상으로 올라갈 때마다 굽은 척추의 긴 곡선을 돌아가는 고음은 고국과 이국의 레일을 달린다 차창 밖으로 스치는 어느 아파트 저녁 풍경, 어디에도 없는 노랫말 같은 식탁이 가족을 거느리고 있다 흔들리는 연주에는 가족이 없다
 
 라마단 기간에는 모든 胃가 사라진다
 오랫동안 긴 박자의 쉼표를 연주해야 한다
 
 노래는 바다에서 기슭으로 천천히 접안 중이다 수면은 길이 없어
어디든 갈 수 있을 것 같았지만 내륙에서는 한 번도 느끼지 못한 울렁거림과 옷깃을 파고드는 바람은 모두 이국어로 쓰여 있다
 
 모자를 벗어 불규칙한 박수를 모은다
 이따금 앙코르가 쌓이는 모자 안은 빈약하다
 
 미처 끝나지 않은 연주가 바스락거리는 모자 안으로 모서리 잠을 무심하게 던지는 사람이나 드문드문한 박수는 모두 저음으로 잠겨있다
 
 복잡한 불란서 노선 같은 체류의 날들
 구겨지는 금액은 숫자가 높고 낮은 금액은 모두 동전으로 굴러간다
 
 그가 뚜껑처럼 모자를 눌러쓰고
 모퉁이를 돌아 어둑한 번지 속으로 들어간다





이면異面의 안색



옆얼굴은 타인이 그리는 여러 장의 그림, 각각마다 다가갈 수 없는 거리가 있어 훔쳐보는 시선이 대부분이다 
 
한 곳에 고정된 그의 시선에 잠시 머물렀다면 깊이를 알 수 없는 겹겹의 어둠으로 착색되기 쉽다 
 
후각을 따라 흐르는 아찔한 경사를 점선으로 처리하거나 물음표 몇 개로 입술을 받아 적으면 점점 그에게서 멀어진다 결국, 손바닥에 괴어있는 미완의 홍조와 실랑이를 벌인 탓에 여러 조각으로 부서지는 그림자를 놓치고 만다
 
정면은 얼마나 풍부한 표정을 가졌는가 하지만 곳곳에 덫 같은 예각을 숨기고 있으므로 어떤 의혹도 닫아버린 이면이 오히려 그의 전부가 될 가능성이 크다 
 
그의 눈꺼풀이 파르르 떨릴 때마다 등을 곧추 세운 바람이 읽어 내리는 생의 지류, 비로소 골짜기마다 울렁거리던 안개가 걷히고 무거운 안색이 헐렁해진다
 
그림 중 한 장이 내게 말을 건다






오서윤 2013년 <평화신문> 신춘문예 시 당선. 2014년 <경남신문> 신춘문예 시 당선. 천강문학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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