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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호/신작시/권경애/어떤 사진작가 외 1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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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작시
권경애
어떤 사진작가
만져보고 들어보고 맡아보고 먹어보고 느껴보고……
뭐든 보아야 직성이 풀리는 세상
감각의 뿌리는
뭐니뭐니 해도 시각이 제일이라는 것일까?
선천성 녹내장으로
어린 나이에 시각을 잃은
사진작가 김 씨
바람소리를 들어보고 꽃향기를 맡아보고 풀잎을 만져보고 손등에 닿는 햇볕도 느껴보고
온몸으로 세상을 본다.
세상을 만나는 자신의 방식대로
카메라를 들고 한참 보던 그가
드디어 당신을 닮는다, 찰칵
순간 착각은 사라지고
그의 품에서 환하게 빛나는
세상의 모든 그늘!
하모니
저물녘
앉은뱅이 악사가 하모니카를 분다
하모니카 소리는 허공을 울리고
동전 짤랑이는 소리는
들리지 않는다
밤이 들어도
덩그러니 비어 있는 모자를
어둠이 차지하자
별빛들도 총총
눈을 뜬다
권경애 2000년 《심상》으로 등단. 시집 『누군가 나를』. 『러브버그』 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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