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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호/근작읽기/이외현/풍자와 서정의 경계를 포획하는 직관의 언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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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편집부
댓글 0건 조회 1,519회 작성일 17-01-06 1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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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작읽기

이외현





풍자와 서정의 경계를 포획하는 직관의 언어
―양진기 시인의 근작시




   양 시인은 세상의 주목을 받고 우뚝 선 사람들보다는 소외되거나 마음이 여린 사람들에게 더 지긋한 눈길을 준다. 더불어, 그들의 푹 우려낸 삶의 이야기를 풍자와 서정의 경계를 포획하는 직관의 언어를 빌어 맛깔나게 들려준다.


   정선에서 빈털터리가 되면 가리왕산으로 가지 가리왕산 계곡에는 점 백 고스톱에서도 나가리를 외치던 가리봉동 살던 친구, 돈 다 잃었다고 마지막엔 언제나 가리로 하자던 가리왕 친구가 있지 그 친구와 천렵을 간 가리왕산 계곡 돌 틈마다 숨어 있는 쏘가리 날카로운 가시를 숨기고 있어 왜, 왜 의문부호로 서 있는 왜가리들 쏘가리 자시려고 호시탐탐 노리고 있지 계곡 옆 술자리 깔고 노가리 씹으며 노가리 풀던 친구 술기운이 오르니 가리발디 장군 같이 근엄한 표정으로 윗대가리들을 닭대가리니 새대가리니 발기발기 찢고 있어 겁대가리 상실한 이 친구야 조심하라고, 하늘에서 말똥가리가 눈을 말똥이고 있잖아 말똥가리가 의심을 거둘 때까지 우린 말대가리 가수의 노래나 부르자고 삐릿삐릿 파랑새는 푸른 기와집에서 날아가 버렸어 파랑새가 언제는 있었나 제길, 이제 가리는 그만하게 친구 내일은 어찌어찌 살림살이 좋아지지 않겠나 서로의 낟가리를 쌓아주는 시절이 곧 올 거야 자, 자 한 잔 털어 넣게 얼마 잃었나 개평이나 받으시게


                                                                                                                                                       ―「나가리다」전문



   흔히 화투판에서 사용하는‘나가리’라는 말은 일본어 ‘나가래’流なが)れ에서 유래된 말이다. 어떤 일이 무효가 되거나, 계획이 허사가 되거나 중단되었을 때, 또는 서로의 약속을 깨고 없었던 일로 할 때 등, 깨짐, 유산, 허사, 무효 등의 뜻으로 사용한다. 고스톱에서 ‘가리’라는 용어는 돈이 떨어지거나 하여 외상노름을 하는 것을 말한다.
양시인의 「나가리다」라는 시에서는 ‘가리’라는 어미가 들어간 단어를 사용하거나 여러 가지 뜻의 ‘가리’를 써서 활달한 언어의 유희를 구사하였다. ‘왜가리, 말똥가리, 쏘가리, 노가리’ 등 새나 물고기의 이름을 쓰기도 하고 ‘윗대가리, 닭대가리. 새대가리’ 같이 동물의 머리나 사람을 속되게 부르는 말로 사용하기도 하였다. 누구든 함께 고스톱을 쳐보면 상대방의 숨겨진 본성을 알 수 있다고 한다. 돈을 잃으면 화를 내고 판을 엎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패를 보지도 않고 ‘못 먹어도 고’ 하며 무조건 치고 보는 어설픈 사람도 있다. 노름 돈이 떨어지면 손을 털고 일어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외상으로 판에 끼어들어 본전을 찾으려는 사람이 있다. 정말 돈이 없어서 기어코 원금을 찾아가야 할 형편 일수도 있고, 성격상, 더는 잃지 않고 본전을 찾겠다는 욕심에 잔머리를 굴려서일 수도 있다. 이 시에서 화자는  이유여하를 불문하고  외상화투를 치는 친구를 타박하지 않고‘친구 내일은 어찌어찌 살림살이 좋아지지 않겠나/서로의 낟가리를 쌓아주는 시절이 곧 올 거야/자, 자 한 잔 털어 넣게/얼마 잃었나/개평이나 받으시게’ 하며 술을 부어주고 개평을 나눠주기까지 한다. 이 시는 반복되는 어미를 사용하여 재미를 더해주면서 서민들의 삶에 대한 현실 풍자가  적나라하게 들어있다. 비록, 비아냥거리면서 신세한탄을 하지만, 시절이 수상하여 사는 게 힘이 들지만, 세상을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더불어 함께하려는 화자의 따뜻한 마음이 전해진다.


    빙글거리는 삼색등을 따라 지하 계단을 내려간다. 작은 새시문을 열면 17인치 브라운관 텔레비전이 왕왕거린다. 두 사람 앉을 수 있는 소파 옆 책꽂이에는 너덜거리는 만화책들이 비스듬히 쓰러져 있다. 까치와 엄지는 아직도 지하 이발관에서 이루지 못한 사랑으로 비통해하고 강토는 카멜레온처럼 변신을 시도하고 있다. 이발의자 서너 개 손님을 기다리고 있고 거울 위 낡은 벽시계 초침이 멈칫거리며 지체된 시공간을 돈다. 텔레비전에는 종북주의자들을 몰아내자는 종편방송이 번성한다. 귀밑머리를 다듬는 동안 시사토크 진행자와 정치평론가는 무상보육과 무상급식의 부조리함을 무한 재생한다. 공짜를 바라면 나라가 망한다고 애국심에 가득 찬 이발사 김씨는 눈 감은 나에게 동의를 구한다. 지하 이발소 구석에는 일 나간 딸이 맡긴 손녀가 혼자 놀고 있다. 가끔씩 가위질을 멈추고 손녀의 투정을 들어주며 과자를 챙겨주는 자상한 할아버지 이발사 김씨는 아침에 무상으로 전철을 타고 이발소로 출근한다. 이발을 마치고 만원 한 장을 내밀자 돈통에서 꼬깃거리는 천원 세 장을 거슬러주며 선하게 웃는다. 늦은 점심을 먹기 위해 김씨는 머리칼과 비듬먼지가 쌓인 탁자를 후후 불고는 신문지를 깐다. 흰 커튼 뒤 냉장고를 열고 노인복지관에서 가져다 준 김치며 반찬을 꺼내 식은 밥과 함께 입안으로 꾸역꾸역 밀어 넣는다. 천장에는 낮달 같은 형광등이 파리하게 떠서 흰 가운 걸친 김씨의 얼굴이 푸르스름하다.


                                                                                                                                                                                                      ―이발사 김씨」전문



   오래된 변두리 지하이발소 풍경과 그 안에서 허리가 조금씩 굽어가는 이발사의 풍경이 오버랩 된다. 2인용 소파는 낡아서 인조가죽이 너덜너덜 헤졌을 것이며 ‘이발사 김씨’는 손님을 면도할 때 하얀 비누거품을 묻힌 붓으로 쓱쓱 턱에 붓질을 하고, 숫돌이나 혁대에 쓱싹쓱싹 문지른 칼로 능숙하게 수염을 깎아줄 것이다. 이발소의 시간은 몇 십 년 전 모습으로 정지되어 있는데 작은 텔레비전이 현재의 이슈화된 정치 소식들을 전한다. 무상보육, 무상급식 등을 떠들며 패널들이 침을 튀긴다. ‘이발사 김씨’는 평생 남의 머리를 만지며 정직하게 돈을 벌어 자식들을 키웠는데 ‘공짜를 바라면 나라고 망한다고’ 말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공짜 전철을 타고 노인복지관에서 가져다 준 공짜 반찬을 먹고 있다. 나이 든 지금도 생활전선에 뛰어든 딸을 돕기 위해 손녀를 돌보며 용돈벌이로 하는 이발이 영 신통치가 않다. 젊었을 때는 주말도 없이 일을 하고 여행 한 번도 못가고 살았다. 자식들을 먹이고 가르치고 시집, 장가보내고 나니 수중에 노후에 기댈 돈 몇 푼이 없다. 대부분, 우리네 부모님의 모습이다. ‘천장에는 낮달 같은 형광등이 파리하게 떠서/흰 가운 걸친/김씨의 얼굴이 푸르스름’하게 보일지언정, 어린 손녀를 돌보고 하루에 한두 명 손님만 받을망정 ‘이발사 김씨’는 아침마다 손녀의 손을 잡고 갈 일터가 있어서, 그를 찾아올 몇 안 되는 단골손님이 있어서, 가끔 지친 몸을 털썩 받아줄 헤진 소파가 있어서, 출세한 아들 집에 며느리 눈치 보면서 무료하게 얹혀사는 김영감보다도 훨씬 행복하다. 다음 시는 어쩌면 ‘이발사 김씨’같은 삶이 고단한 사람들의 운명을 바꿔 줄 수도 있겠다.


  

   운명을 바꿔드립니다    

   성수聖手역 4번 출구를 나와 왼쪽을 바라보면 신의손 성형외과가 있지 4층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면 커다란 황동 손바닥이 손님을 맞이하고 있어 손가락을 까딱거리며 말을 걸고 있어 손바닥에는 운명의 길이 다 적혀 있어 아무리 달아나봐야 부처님 손바닥 안이야 벗어나려면 손바닥에 있는 길을 바꿔야 해 좁고 부실한 길은 넓고 탄탄한 대로로, 끊어진 길은 다시 이어주고 자잘한 골목은 메워버리든가 수상학手相에 정통한 상담실장이 손님의 손바닥을 들여다보며 손바닥에 금을 긋고 있다

 세로선이 중요해 삼지창 손금은 갑부들만 가지는 손금이야 운명선, 재물선, 사업선 다 흐릿하잖아 백 억 재산의 할머니 손금을 보라구 세로선들이 얼마나 선명한지 세로 손금 세 개에 백오십이야 아주 싼 거지 다른 손금도 손대고 싶어? 좋아, 특별 서비스로 생명선은 무료로 해줄게 재물도 좋지만 오래 살아야하지 않겠어 우리 원장님은 미세 절제술의 대가이시지 울트라 펄스 레이저 시술로 운명을 바꾸시는 분, 신의 손이시지

 압구정동에 성형외과를 개업했다 쫄딱 망한 원장은 수상가手相家 상담실장이 차린 신의손 성형외과에서 월급을 받으며 고객의 손바닥을 찢고 있다 


                                                                                                                                                                                                                                              ―「신의손 성형외과」 전문



   요즘은 외모 지상주의가 만연하여 성형외과가 성업 중이다. 그런데 이 시에서 말하는 성형외과는 얼굴을 고치는 성형이 아니라, 운명을 바꾸는 손금을 성형하는 곳이다. 실제로 옛 어른들은‘손바닥에 운명의 길이 다 적혀있다’고 믿었다. 근래에 와서 대부분 사람들은 손금을 재미로 보지만, 손금의 운명을 믿는 사람도 꽤 있다. 손바닥에서 길고 선명한 생명선은 건강과 장수를 나타내고 운명선, 재물선, 사업선이‘삼지창’모양으로 모이면 부자가 될 손금이라고 한다. 열심히 일을 해도 사업이 잘되지 않는 어느 날. 자신의 손바닥을 들여다보며 삼지창은커녕 쇠스랑만도 못한 손금을 탓한다. 전철에서 내려‘성수聖手역 4번 출구를 나와 왼쪽을 바라 보’던 순간, 눈에 띈 ‘신의손 성형외과’의 손가락이‘까딱거리며 말을’건다. 사업이 대박 나고 부자가 되어 성공된 삶을 살기를 바라는 마음에‘신의손 성형외과’문을 밀고 들어선다. 바지원장이 직접 운영하던 병원은 경영능력 부족으로 망하여 문을 닫았고 ,능력 있고, 돈 있고, 수상학에 능통한(?) 상담실장이 경영하는 성형외과에 취직을 하여‘월급을 받으며 고객의 손바닥을 찢고 있’는 미세 절제술의 대가인 의사가 있다. 손금을 바꿔서 인생이 바뀐다면, 시집 장가 못간 노처녀 노총각에게 결혼선을 새겨주고, 돈이 없어 한이 된 사람들에게는 삼지창을 만들어 주어 부자가 되게 해주고, 의사 본인도 선명한 사업선을 새겨 넣어 대박 병원이 되었으리라. 실제로 강남에 얼굴뿐 아니라 손금을 성형해주는 병원들이 있다. 손금을 성형하여 대박 인생으로 바뀐 분의 체험수기를 읽었다. 정말 그 분처럼 인생역전이 된다면 그가 추천하는 병원에 가서 필자도 손금성형을 하고 싶다. 요즘 TV에 회자되는 여인처럼 초대박 인생으로 바꿔줄 귀인이 나타나기만 한다면야 그까짓 손바닥 째는 것이 문제랴. 하는 마음과, 성형 후에 운명이 바뀐다면 누구나 땡빚을 내서라도 손금 성형을 하겠지. 성형외과의 상술에 놀아나지 말아야지. 하는 마음이 반반이다. 오죽 인생이 답답하고 안 풀리면  손금을 성형할 생각을 하겠는가. 손금을 성형하고 자신감이 상승되어 열심히 하는 일에 매진한다면 꿈꾸던 대박 인생이 찾아올지도 모르겠다. 이러저러한 세태를 반영한 웃기지만 결코 웃지 못 할 해악과 풍자가 담긴 여운이 남는 시가 아닌가 생각한다.



냉장고가 운다
어둠 속에서 낮게 흐느끼다가
인기척을 느끼면 울음을 뚝 그친다
한밤중에만 캄캄하게 우는 냉장고


어머니가 우는 것을 본 적이 있다
자식들 앞에선 언제나 강했던 어머니
어두운 골방에서 저리도 낮게 흐느끼셨다


슬픔을 동결시킨다
터지는 울음을 가슴속에 우겨 넣는다    
얼어붙은 눈물들이 냉동실에 빽빽하다
 
밤마다 슬픔을 조금씩 해동시킨다
동결된 울음들이 녹아내린다
막힌 가슴에 숨길 하나 열린다
날이 밝으면 냉장고는 고요하고
아침을 준비하는 어머니
도마를 두드리는 칼 소리 경쾌하다


                                                               ―「냉장고와 어머니 」전문



   어릴 적, 할머니에게 혼이 나고도 속상한 내색을 하지 않던 엄마가 모두 잠든 밤에 부엌에 웅크리고 앉아 숨죽여 울던 기억이 난다. 잠결에 일어났다가 말없이 다가가서 안기기도 뭣하고, 왜 우냐고 물어보기도 뭣한, 왠지 모른 척 해야만 할 것 같은 밤이었다. 입을 주먹으로 틀어막고 낮게 꺼이꺼이 흐느끼는 울음에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었다. 아침에 일어나면 엄마가 집을 떠났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냉장고 또한 낮에는 돌아가는 소리를 잘 의식하지 못하지만 새벽에 화장실을 가려고 일어나면 우웅 ‘ 어둠 속에서 낮게 흐느끼다가/인기척을 느끼면 울음을 뚝 그친다’ ‘가슴 속에 우겨 넣’은 동결된 슬픔을 밤에 몰래 꺼내어 해동시켰던 엄마처럼 말이다.
엄마는 ‘냉동실에 빽빽한’ 눈물을 밤마다 조금씩 해동하여 숨길이 열린 덕분인지 아침이면, 아무 일 없다는 듯 도마를 분주히 두드리고 가족의 식사를 준비했다. 늦잠 자는 우리들 이불을 활짝 재끼고 엉덩이를 찰싹찰싹 때리며 잠을 깨웠다. 밤새 울기를 반복하던 냉장고도 날이 밝으면 엄마처럼 아무 일 없다는 듯 잠잠하다. 밤이면 울다가 아침이면 잠잠해진 엄마나 냉장고처럼, 재개발의 부푼 꿈을 안고 큰소리를 내던 시장상인의 소리가 잦아들고 한숨이 깔린 도깨비 시장이 위치한 ‘한남동 산 15번지’의 모습을 들여다보자.



꼭대기의 교회 첨탑이 하늘의 말씀을 수신한다
북적대던 도깨비시장은 인적이 끊겼다
버려진 좌판은 먼지가 더께를 이루고
파라솔에 덧댄 비닐들이 펄럭인다


계단 아래 골목 그 아래 계단
쪼그려 앉아 별높 별낮
둥근 딱지를 뒤집으며 세던
별들은 다 어디로 갔을까
다방구를 외치며 술래를 피해 달음질치던
꼬마들 발자국이 어지럽게 찍혀 있다


어른들 한숨이 자욱하게 깔려 있는
골목을 이으면 등고선이 되는
개발을 멈춘 재개발구역
발굴하지 않아도 폐허로 남은 유적


갈고리달 끝에 십자가가 걸려
천천히 끌려갔다 아침이면 돌아오는
한남동 산15번지


                                                                       ―「한남동 산15번지 」전문



   예전 ‘한남동 산15번지’에 있던 도깨비시장은 호객행위를 하는 상인들의 우렁찬 목소리로 시장골목을 가득 메웠었다. 웃으며 물건 값을 후려치는 아줌마와 말주변 좋은 아저씨의 기분 좋은 흥정소리가 시장바닥을 흥건히 적셨다. 부모의 돌봄을 받지 못하는 시장 아이들은 계단에 쭈그려 앉아‘별높’과‘별낮’을 외치며 둥근 종이딱지놀이를 하였고, 술래를 정해 골목을 뛰어다니며 다방구 놀이를 하였다. 시장골목은 시끌벅적한 아이들의 놀이터였다. 활기가 넘치던 도깨비시장에 재개발 바람이 불어왔다. 선량한 상인들의 맘을 붕붕 띄워놓고, 오랫동안 잘 지내던 이웃사촌들과 삿대질과 욕설이 오가게 원수를 만들어놓고, 힘없고 돈 없는 이들을 감언이설과 협박으로 시장에서 몰아내 놓고, 다툼 끝에‘개발을 멈춘 재개발구역’의 폐허가 된 풍경이 을씨년스럽기 만하다. 하나님의 말씀을 수신하던 첨탑의 십자가도 제 구실을 못하고‘갈고리달 끝에’걸려 밤새 끌려 다니다가 아침이면 침묵으로 돌아오는 무기력한 존재가 되었다. 선거철만 되면 후보마다 재개발 카드를 들고 나와 잘살게 해주겠다고 공약을 남발하고 정작 실천은 지지부진하다. 갈수록 서민들의 살림살이는 나아지지 않고 점점 살기가 힘이 든다. 그렇지만, 고단한 삶의 깊은 곳에 시선의 두레박을 내리고 이웃의 이야기를 해학적으로, 때로는 잔잔하게 길어 올리는 양시인의 시편들이 따뜻하다. 위 다섯 편의 시들은 시인이 잠자리가 되어 풍자와 서정의 경계 이곳저곳을 날아다녔다면, 이와 더불어 앞으로는 시작노트에서 밝힌 대로, 예리하게 다듬은 직관의 발톱으로/허공에 날아다니는 언어를 포획하여/혀로 맛보고/이빨로 씹은 언어들, 그의 살과 뼈가 된 언어들/로 엮은 결기어린 시를 보탤 것이다. 어떤 시편들이 나올지 궁금하고 자못 기대가 크다.






**약력:2012년 《리토피아》로 등단. 시집 『안심하고 절망하기』. 계간 《아라문학》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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