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토피아 - (사)문화예술소통연구소
사이트 내 전체검색

수록작품(전체)

14호/신작시/전규철/승부勝負 외 1편

페이지 정보

profile_image
작성자 편집부
댓글 0건 조회 1,462회 작성일 17-01-06 17:12

본문

신작시

전규철





승부勝負



아내를 맞아들이고 나서 부엌에 칼 한 자루가 늘었다


물건은 주인을 닮는다 어머니 것은 곰삭은 된장을 더욱 깊게 우려내는 뚝배기를 닮고 아내 것은 등 푸른 생선을 깨끔하게 손질해 얹은 사기그릇을 닮았는데 주인 닮아 날이 선 모습이나 손잡이 모양도 다른 각자가 저 있을 곳에 잘 있다가 어쩌다 함께 어우러져 빚어낸 것들이 내 속에 들어가면 늘 황금빛이 되어 나온다   


맛과 멋은 점 하나 차이만큼 혀와 눈으로 볼 때의 거리가 가깝고 멀다 무릇 무협활극의 재미는 칼맛이 으뜸 활극 속의 검객은 칼을 휘둘러 멋을 냈고 우리집 여자들은 맛을 냈다  

나는 하나와 둘이 별개라는 것을 믿어 의심치 않지만 세상에는 하나로 다가서기 위한 둘도 있음을 받아들이지 않을 도리가 없다 그건 우리집 부엌칼들의 생김생김과 그것들이 어우러질 때마다 내 속에서 나오는 빛깔을 보면 안다   


섞일수록 순純해지는 맛


나는 칼도 없다








가시를 돌려세우다




전철을 기다리며 세마洗馬를 세마洗磨로 잘못 읽습니다 둥근 몸 어디에 더 깎고 씻을 모서리가 남았는지 바퀴는 세마洗磨에 멎어있습니다 들이는 몸마다 접어 제 빈 곳을 채우는 것은
의자들의 오랜 식습관 앉아 두 손 깍지 끼고 눈 감으면 십자가를 모르는 사람도 기도의 자세를 배우고 가시를 몸 쪽으로 돌려세우는 수원은 승객 모두 소원을 비는 곳이 됩니다 옆에 앉아 조는 아저씨는 지나는 역마다 꾸벅꾸벅 절을 합니다 모르는 서로가 서로를 소원하며 절할 때 예수와 부처가 이웃 몸이 접히는 곳마다 경전經典입니다







**약력: 2006 《시와창작》으로 등단.

추천0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사)대한노래지도자협회
정종권의마이한반도
시낭송영상
리토피아창작시노래영상
기타영상
영코코
학술연구정보서비스
정기구독
리토피아후원회안내
신인상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