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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호/신작시/유수진/연휴 외 1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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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편집부
댓글 0건 조회 1,446회 작성일 17-01-05 1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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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작시

유수진





연휴



밑바닥에서 멀지 않은 높이에 위 아래로 나란히 있는 콘센트구멍

같은, 금방이라도 불이 나갈까 염려되는 속이 까만 형광등 같은, 택

시를 잡으려고 서 있는데 2차선 안쪽에 서 있는 택시 같은, 갑자기

급한 일이 생겨서 한 입만 먹고 와야 했던 조각케익 같은, 고장 난 시

계를 보는 것 같은, 길을 지나다가 우연히 아는 사람을 만났는데 모

른 척 한 것 같은, 새로 산 장난감을 자랑하고 싶은데 밥 다 먹을 때

까지 나갈 수 없다고 겁주는 식탁에 앉아 있는 것 같은, 딱딱 소리 나

는 구두를 신고 와서는 문 뒤에 숨어서 엿듣겠다고 안으로 들어가지

않는 것 같은,






쭈욱



종일,


지나가는 바퀴만 내다보는 자동차 수리가게 아저씨 돌림노래의 방향을 가리킨다 저쪽으로 쭈욱 가면 횡단보도가 나오고 그리로 건너서 쭈욱 가면 됩니다


그러나


도대체 나타나지 않는 횡단보도 런닝셔츠 차림에 빛 바랜 슬리퍼 종량제 봉투를 들고 가는 남자의 뒷모습이 터질 듯 위태롭다 뭉툭한 턱 끝으로 지우개를 굴리듯 이쪽으로 쭈욱 가세요 마구 흩어놓은 증명사진들 같은 여름을 빨아들이는 구불구불한 다이달로스﹡의 미로 이번에는 찾을 수 있으려나


나의 쭈욱과 너의 쭈욱
사이
그리고
약간의 오해
비로소 멀리 보이는
삼거리
바로 그 삼거리


   * 그리스신화에 나오는 최고의 기술자이자 건축가, 미로를 처음 만들었다.







**약력: 2015년 《시문학》으로 등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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