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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호/신작시/신동한/우리 어머니 외 1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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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편집부
댓글 0건 조회 1,203회 작성일 17-01-05 1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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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작시

신동한





우리 어머니



내 고향 가은읍의 인동 장씨 우리 어머니는
백제 견훤 활개 치던 왕릉리에 태어나셔서
열 살 때 장질부사 인동초 같이 이기셨고요


재기才氣 넘친 평산 신씨 아버님과 연을 맺어
알토란 삼형제를 나라 동량 키워내시고
가난은 옛일인 듯 화수분이 되셨대요


오일장을 다니시는 울 아버지 집 비울 때
따비밭 일구시느라 쟁기 손이 되셨고요
극진한 부모 봉양 가근방에 효부였지요


당신만의 가장 큰 달 가슴속에 품으시고
어두운 밤길 가는 자식 일일이 비춘 은덕에
삼형제 세상살이 진흙길을 피했지요


희수喜壽를 사셨는데 백세인들 못 사실까
자식한테 짐이 될까 새털처럼 조신하시고
날마다 새벽 불공佛供 청대靑竹 같은 내 손주들


따뜻한 봄이 오면 하늘 같은 집을 지어
손자 손부 오거들랑 어깨춤을 추오시고
이승에 다할 일을 두고두고 누리소서
                                 


                                   2009. 음10月 24日
                                   어머니, 생신을 축하드립니다.
                                           백세, 천세 누리소서
                                                  불효 큰아들








아버지의 의자



당신의 삶처럼 고단한 삶을 살아
닳고 틀어져 볼품없이 늙어 가도
씨름판 호령하던 그 여름을 기억한다


언제부터 제 모습을 그렇게 잃었을까
차오르는 잔기침과 함께한 세월의 무게
돋보기 혼자 지킨 그 자리엔 아무도 없다


주인 떠난 창고 한 귀퉁이 우두커니 앉아
켜켜이 쌓인 생애가 화석처럼 굳어 가면
마지막 속살까지 비운 그 적막이 무겁다


멀리서 바라보면 마음이 먼저 글썽이던
잊었던 그리움의 등잔에 불을 밝히고
매말랐던 심지마다 별을 내어 겁니다


                                            2010. 3.28
창고 정리하다가 아버지가 생전에 앉으시던
낡은 의자를 보고서








**약력:1988년 우리 시대 젊은 시인 신인상. 1995년 10월:공무원 문학 신인상. 시집 『새재에 내리는 눈』.『아버지의 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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