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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호/신작시/이석정/달의 잔치 외 1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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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작시
이석정
달의 잔치
장마비 그치고 잔치날 같이
달이 웃었다
보고 싶은 할아버지 달이다
십만 리 밖에서 환하게 웃는 할아버지 등불
달을 노래하며 옥토끼 키우고 떡방아도 찢던 내
할아버지
계수나무 아래 금가루 술에 타서
네가 좋으니 나도 좋아
한밤중 할아버지 놀던 구름과 달의 잔치를
마음껏 즐겼다
심지도 없이 기름 한 톨 없이 깜깜한 나를 켤 수 있는
등이 아직 있다는 것이다
長春 꽃길
화련역에 기차가 서자 아주머니가 반갑게
손을 내밀었다
내 손을 잡고 얼굴이 밝았다
내 손에서 분명 나를 본 것이다
내 손에 나의 갈 봄 여름 겨울
꽃피었던 날들
길고 추운 이 겨울도 내 손에 꼭 쥐고 있다는 듯
나에게 와서 필 꽃들이
삼삼오오 짝을 지어 봄을 불러오고 있는 듯
두근거렸다
장춘 가는 꽃길
한층 밝았다
**약력:1990년 《불교문예》로 등단. 시집 『숲속의하모니카』, 『흰구름사랑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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